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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Academia] 코로나19 이후, 한국경제와 생존경쟁력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0-06-24

코로나19 이후, 한국경제와 생존경쟁력

바이러스 시대에 필요한 현실 인식과 경제 전망 그리고 대처법



코로나19로 전 세계를 지탱해온 질서가 흔들리며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혼돈과 불안의 정점에 경제 위기가 있다. 경제 문제 해법 그리고 코로나19를 대하는 현실 인식과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고견을 듣기 위해 경제학부 성태윤 교수를 만났다. 성 교수는 KBS <코로나19 이후, 대한민국 길을 묻다>에 출연해 ‘실업 팬데믹’에 대해 강연하기도 했다.


 

코로나19의 공포와 불안이 끼치는 경제 현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심리 중 하나가 공포입니다. 미래가 불확실하기에 다가오는 공포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주시하며 측정합니다. 시장이 안정적이지 않고 상황 변화가 심할 때 제어가 어려운 핵심에는 공포와 불안이 있죠. 현재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불확실성에서 공포가 일어나고, 그 공포는 불확실성과 연결돼 투자 위축을 일으키죠. 경제활동의 의사결정에서 실제 투자가 일어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불확실성입니다.” 


성 교수는 코로나19가 주는 불확실성으로 평상시의 의사결정이 침해받으면서 경제 타격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일상적으로 꼭 필요한 소비는 여전히 이뤄지지만 대면으로 못하는 소비들이 발생해 두려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면 파트가 회복되면 점차 나아지겠지만, 투자 부분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침체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노멀 시대에도 경제 원칙은 여전할 것 


“경제 원칙은 세상이 변해도 바뀌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이 작용하고 수요와 공급을 만들어내는 많은 요인 가운데 어떤 것이 더 작용하고 덜 작용하느냐의 문제죠. 그중에 효용이 발생하는 수익이 있고,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수요와 공급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성 교수는 “수익이 증가하는 것과 비용이 증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석함으로써 상황 변화에 맞는 정책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코로나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렵지만 꼭 접촉해야 하는 사람은 비용을 지불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만나게 된다. 비용이 높아졌을 뿐 행위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닌 셈이다. 따라서 대면 접촉 고비용이 가격 결정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비접촉 형태의 소비와 투자가 강화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성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이라 일컫는 디지털 전환이 급속히 이뤄지면서 정보 테크놀로지에 관련된 큰 변화가 일어났고 그 비용은 낮아졌다.”며 “트렌드 상에서 발생하고 있는 정보처리 비용의 하락과 코로나19로 인한 접촉 비용의 증가, 이 두 가지가 결합하면서 비접촉 형태의 소비와 투자가 강화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것이 완전히 고착화될 것인가의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성 교수는 “지금 단기간의 현상인지 장기간 고착화될 것인지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며 “교육도 단순 정보 파트와 대면 파트로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대학교육은 정보전달만으로 구성되지 않고 교수와의 인터렉션이 중요하며 이와 같은 인터렉션의 비용과 가치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경제 위기 시대에 생존경쟁력은 교육


“생존경쟁력의 핵심은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을 통해 생존경쟁력을 만들어 낼 수 있죠. 예를 들어 개인이 시간을 들여 변화해가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비공식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과 피드백을 받는 것이고, 두 번째는 공식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관계, 즉 교육을 통해서입니다. 교육의 핵심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있고, 이 두 가지가 결합돼 있죠. 비공식적인 만남은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공식적인 수단을 통해 정보를 전달받고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 하는 문제의 키워드가 교육입니다.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중요한 문제는 이 불평등을 넘어설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육이 평등하게 제공되고 있는지의 연구와 함께 대학교육의 가치가 매우 중요하다고 보는 거죠.”


이를 두고 성 교수는 경제학 용어인 ‘스필오버(Spillover)’ 효과를 들었다. 어떤 요소의 경제활동이 그 요소의 생산성 또는 다른 요소의 생산성에 영향을 줌으로써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증가시키는 효과처럼, 좋은 사람과의 교류로 만들어내는 강점과 피드백이 사람과 사람 간에 더해져 좋은 사회로 변화시키는 선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것이다.



코로나 2차 유행이 미칠 경제적 영향


한편, 코로나 2차 유행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이로 인한 경제적 타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더 이상 사회적 거리 두기의 개인 활동 강제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과거 스페인독감의 경우 경제에 큰 타격을 준 것이 2차 유행 때였습니다. 코로나19도 2차 유행 때 심각한 경제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RND를 중요하게 보는 경제학 관점에서도 백신은 빨리 안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치료제는 비교적 용이하게 개발될 것이라고 봅니다. 면역을 통해 안정화되는 과정을 바라기보다 치료의 관점에서 의료체계의 관리가 필요할 것입니다.”


성 교수는 “갑자기 어느 시즌에 수요가 폭발해 버리면 의료체계 붕괴로 이어져 사망자가 많이 나올 수 있다.”며 의료체계에서도 소비의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활동을 위해 개인 활동을 어느 정도 풀어줄 것인가의 문제보다 환자 발생 추세, 병원 수용 능력을 보고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미다. 



재난지원금 정책과 재정 건전성 문제  


성 교수는 그동안 미디어 등을 통해 “소득이 어느 수준 이상의 가구에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 게 맞다“는 의견을 관철해 왔다. 이를 두고 성 교수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얻는 효과는 분명히 있지만 분석해 보면 소득이 높은 이들은 다른 소비를 대체해 썼거나, 미래에 쓸 소비를 당겨서 썼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경우 지원금 효과는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경제학은 투입된 돈에 대한 효과를 측정합니다.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계층에서 효과가 높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 실업자, 수입이 줄어든 분, 기준치 소득의 아래에 있는 분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소득이 높은 사람에게까지 지원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는 상황이고, 국민 전체에 현금을 지급하려고 빚을 지는 것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경제 타개책의 기본은 ‘고용’


세계 경제가 회복되지 않고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외환위기 수준의 경제 위기로 번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이와 관련해 성 교수는 가장 중요한 해결책은 ‘고용’에 있다고 밝혔다. 


“일자리를 지키고, 일자리를 새로 만드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 경제 타개책의 기본입니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고용을 유지하면서 월급을 기존대로 지급하기 어렵습니다. 위기 상황에서는 고용은 유지하더라도 임금은 조정할 수밖에 없죠. 그 대신에 일자리는 유지되게 하는 것이죠. 그러나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경직성 때문에 탄력적인 방법을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새로운 기업이 만들어지지 않고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가가 늘어나도록 규제 체계 개선이 이뤄져야 합니다. 현재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는 기업이 대규모 해고를 하지 않도록 지원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장기전을 맞는 마음과 청년 실업


“어려울 때 우리는 무조건 좋아질 거라고 낙관하는 방식과 세상은 좋아지지 않을 거라고 비관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이 두 가지 모두 이미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개선하지 못합니다. 지금 우리 상황이 어렵고 나쁜 것에 대해 제대로 된 인식이 우선 필요하죠. 코로나19가 안겨준 현실을 바르게 인식하고 그 변화에 맞게 나 자신과 경제, 기업이 대응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보면 경제 원칙일 수 있습니다. 즉, 경제의 수요와 공급, 비용과 혜택에 맞게 상황을 전개하고, 원칙을 가지고 접근해 원하는 바를 얻어내지 못할 수도 있지만, 원칙 없이 비관하거나 낙관하는 것으로는 상황을 개선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성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를 논하며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경직성 문제를 언급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 고용되면 생산성에 상관없이 종신 고용에 가까운 채용이 이뤄지면서 고용에 대한 큰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생산성에 따라 인력을 운영하는 방법이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부담을 고스란히 청년들이 떠안고 있는 것이다. 그는 “과거 우리 경제가 성장하고 있을 때는 채용풀이 넓어 청년 채용이 쉬웠지만, 경제성장이 둔화된 지금 노동 경직성은 청년 실업으로 부담을 주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채용된 사람이 생산성에 연계된 형태의 임금 체계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기업은 연공서열과 호봉 형태가 안정된 조직으로 구조화돼 있죠. 임금을 생산성과 연계하는 체계로 변환하고 취업 대기 중인 청년들을 끌어와야 합니다. 코로나19가 기업의 경직성과 업무 형태를 탄력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경제 구조와 체계를 변화시키는 단초가 된다면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는 길이 될 것입니다.”



바이러스 폭풍의 시대에 학문을 배우는 제자들에게


“항상 어느 시대나 그 시대만의 어려움이 있죠.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좋았던 일로 재해석되기도 합니다. 내게 맞는 원칙이라고 생각한 것에 근거해 의사결정을 한 후 결국 시간이 흐르면 좋은 방향에 도달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칙을 중시하는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성 교수는 “원칙을 정해서 현실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최적의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우리 연세인들도 학문하는 입장에서 가지는 원칙,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며 준비하고 세운 원칙,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원칙 등 자기 나름의 원칙을 세우고 위기의 시대를 견뎌갔으면 한다.”며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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