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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구 프론티어] 반용선·정은지 교수팀, 곰팡이의 뇌 감염조절 유전자 대량 발굴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0-05-14

반용선·정은지 교수팀, 곰팡이의 뇌 감염조절 유전자 대량 발굴

진균성 뇌 감염질환 조절 인자의 발굴을 통한 신규 약물 타깃 제시




생명공학과 반용선·정은지 교수 연구팀이 뇌 감염질환 유발 곰팡이(진균)의 뇌 감염조절 유전자를 대규모로 발견하고, 감염기작과 관련된 기능을 규명했다. 이에 연간 15조 원에 이르는 항진균제 및 진균성 뇌 감염질환 치료제 개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전 세계적으로 곰팡이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150만~200만 명에 이른다. 특히 최근에는 곰팡이가 치매를 비롯한 각종 뇌질환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곰팡이가 어떻게 뇌-혈관장벽을 통과해 질병을 일으키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그중 크립토코쿠스증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20만 명 이상 감염되고 18만 명이 사망하는 주요 곰팡이성 감염질환으로, 그 치료제 시장은 연간 6~7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앰틱스바이오와 공동연구를 통해 뇌 감염질환 유발 곰팡이인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를 모델시스템으로 활용해 곰팡이의 뇌-혈관장벽 통과 및 뇌 감염조절 인자를 대규모로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병원성 곰팡이의 유전자 중 뇌-혈관장벽을 이루는 세포 표면에 부착하거나 통과에 관여하는 유전자, 뇌 안에서 곰팡이가 생존하는 데 중요한 유전자를 분류해냈다.


이 중 Hob1이라는 전사조절인자는 이러한 뇌 감염과정에 핵심적인 유전자의 발현뿐 아니라 기존에 알려진 뇌 감염 관련 인자들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상위 조절자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뇌 감염을 조절하는 상위 유전자 Hob1이 뇌 감염질환을 유발하지 않는 다른 곰팡이에서는 특별한 기능이 없는 것을 확인해 Hob1이 곰팡이의 뇌 감염과정에 필요한 핵심 유전자임을 밝혀냈다.



또한 뇌 감염질환 유발 곰팡이의 이러한 핵심 유전자가 저해됐을 때 뇌-혈관장벽 세포로의 부착, 통과와 뇌 감염 정도가 감소하고 동물 감염모델의 생존 일수가 증가했다. Hob1과 같은 뇌 감염조절 핵심 유전자를 타깃하는 저해제를 개발한다면, 향후 새로운 차원의 항진균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림 설명 : 뇌 감염질환 유발 곰팡이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의 뇌 감염조절 유전자 대규모 발견. 곰팡이의 감염 경로에 따라 연구를 진행해 과정별로 핵심적인 유전자를 발굴할 수 있었다. 호흡기를 통한 폐 감염과 이후 혈액을 통한 전신 감염 및 뇌-혈관장벽 통과, 이후 뇌 감염에 이르는 각각의 감염경로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인산화효소 및 전사인자 유전자를 표시했다. 이러한 유전자들의 기능을 살펴볼 때 각각의 감염 단계에서 다양한 역할을 조절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뇌 감염질환 유발 곰팡이는 우리 주변에 다양하게 존재하며 호흡기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 주로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이즈, 장기이식 및 암 환자 등)나 노인들에게 주로 발병하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면역이 정상인 사람에게 감염된 예도 있다. 그럼에도 이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거나 신장 및 간 독성과 같은 부작용 없이 치료하는 항진균제 약물은 아직 개발되지 못했다. 특히 곰팡이균이 혈액까지 침투한 이후에는 혈관과 뇌 사이에 있는 뇌-혈관장벽을 자유롭게 통과해 뇌수막과 뇌를 감염시키는데, 이러한 뇌-혈관장벽은 상당히 작은 크기의 약물도 통과하기 어렵다. 이에 기존의 항진균제 약물을 뇌 안으로 전달해 곰팡이 질환을 치료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현재 연구팀은 공동연구기관인 ㈜앰틱스바이오와 합작해 뇌 감염조절 유전자 용도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는 등 국내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15조 원이 넘는 글로벌 항진균제 시장에 국내 산업계가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다.



반용선 교수는 “이번 연구로 밝혀진 뇌 감염질환 유발 곰팡이의 뇌 감염조절 인자를 저해하는 새로운 항진균 약물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공동연구자인 정은지 교수는 “현재는 뇌로 약물을 원활하게 전달하는 것이 각종 뇌 질환 치료에 가장 큰 이슈인데, 뇌수막염균의 뇌-혈관장벽 통과 조절 인자를 반대로 이용하면 뇌-혈관장벽 통과 약물전달시스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어 획기적이고 응용 범위가 넓은 약물전달시스템으로 산업적 가치가 클 것”이라고 추후 활용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기초연구지원사업과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단의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세계적인 생명과학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3월 23일자에 게재됐다.




논문명

Fungal kinases and transcription factors regulating brain infection in Cryptococcus neoformans, Nature Communications (2020년 3월 발간, 2018년 IF=11.878)


주요 저자 정보

반용선(교신저자, 생명공학과), 정은지(공동교신저자, 생명공학과), 이경태(제1저자, 생명공학과), 홍주현(공동제1저자, 생명공학과), 이동기(공동제1저자, 생명공학과) 외 9명의 공동저자


 

논문의 주요 내용


1. 연구의 필요성

   -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Cryptococcus Neoformans)는 뇌수막염 및 뇌염을 일으키는 병원성 곰팡이로, 기존 약물의 효능 부족과 독성, 저항성 균주의 출현 빈도 증가로 인해 새로운 치료방식의 개발이 요구될 뿐 아니라 뇌-혈관장벽을 통과하고 뇌 감염을 일으키는 다양한 곰팡이 세포 내 신호 인자에 관한 연구가 부족하다.


 2. 발견 원리

   - 뇌 감염질환을 일으키는 곰팡이의 인산화효소와 전사인자 유전자를 각각 변이한 균주 라이브러리를 이용해 호흡기를 통한 폐 감염 동물모델과 혈액을 통한 뇌 감염 동물모델의 분석 결과를 비교했다. 이렇게 발굴한 뇌 감염조절 유전자는 뇌-혈관장벽 세포로의 부착 능력이나 뇌-혈관장벽 통과 능력, 숙주 내 환경 모사 조건에 의한 유전자 발현 등에 관여하는 기능을 분석했고, 최종적으로 뇌 감염질환을 일으키지 않는 다른 곰팡이에서는 뇌 감염조절 유전자의 기능이 보존되어 있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연구 성과

   - 뇌 감염질환 유발 곰팡이의 뇌 감염조절에 관여하는 65개 유전자 발굴

   - 곰팡이 감염과정에서 183개 인산화효소와 180개 전사인자 유전자의 발현 양 측정

   - 뇌-혈관장벽 세포 부착에 관여하는 곰팡이 16개 유전자 발굴

   - 뇌-혈관장벽 통과에 관여하는 곰팡이 23개 유전자 발굴

   - 뇌 안에서 곰팡이 생존에 필요한 39개 유전자 발굴

   - 뇌 감염조절 핵심 조절인자인 Pdr802와 Hob1, Sre1 전사인자 발굴

   - 뇌 감염조절 핵심 유전자의 상위 조절자인 Hob1의 기능 규명



용어설명


1. 뇌수막염(Meningitis)

   - 뇌수막염이란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뇌수막에 생기는 염증을 말한다. 뇌수막염은 바이러스, 세균, 원충류 및 진균 등에 의해 야기될 수 있으며 진균성 수막염의 경우 크립토코쿠스(Cryptococcus)에 의해 주로 발병이 된다. 뇌수막염의 증상으로는 두통, 발열, 목의 경직이 대표적이다. 


2. 뇌 감염질환 유발 곰팡이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 및 크립토코쿠스증 

   -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Cryptococcus Neoformans)라는 이름의 병원성 곰팡이는 주로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게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며,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진 이후 혈액과 뇌 사이를 차단하는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을 자유롭게 통과해 뇌수막염 및 뇌염을 포함하는 뇌 감염질환을 일으킨다. 크립토코쿠스는 뇌수막염 이외에도 진균성 폐렴 및 각종 장기를 감염시킬 수 있으며 피부감염까지도 일으킬 수 있고, 이러한 병증을 통칭해 크립토코쿠스증(Cryptococcosis)으로 부른다. 


3. 항진균제(Antifungal Drug)

   - 진균(효모 및 곰팡이) 감염증의 치료약을 말한다. 진균 감염증에는 표재성 및 심재성 질환이 있는데 표재성 진균증에는 대표적으로 무좀과 같은 백선증 등이 있으며 비교적 치료하기 쉽다. 이에 반해 심재성 진균증은 칸디다, 크립토코쿠스, 아스퍼르길러스 등이 원인균이며 치료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현재 크립토코쿠스에 의한 뇌수막염 치료를 위해서는 Amphotericin B(암포테리신 비)와 Flucytosine(플루사이토신)의 병용치료법과 Azole(아졸) 계열의 항진균약물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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