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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세 뉴스] 창립 135주년 기념사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0-05-06

창립 135주년 기념사

"한국 근현대사의 격랑 속에서도 135년을 지켜온 자랑스러운 연세의 도전은 계속될  것"




사랑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 연세대학교가 창립 135주년을 맞았습니다. 연세의 창립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기쁨을 함께 나누는 허동수 재단 이사장님과 이사님들, 전임 총장님들, 동문님들, 그리고 교직원과 학생 여러분께 학교를 대표하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삼동(三冬)을 참아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고 윤동주 시인이 노래한 봄이 더욱 애타게 그리워지는 일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0년 봄 우리에게 닥친 코로나19 사태는 단순히 일상을 빼앗는 불편함을 넘어 우리에게 엄중한 메시지를 주는 듯합니다. 이번 사태가 도도한 문명사의 전환과 미래 사회에 대한 연세인의 비전을 새롭게 세우고 공고히 하길 요청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류에게 닥친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대학교도 신속하고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바이러스의 위협을 극복하는 즉각적인 방법뿐만 아니라 이 위기 이후에 살게 될 세상도 예측해야 하는 장기적인 통찰도 필요했습니다. 이 폭풍 또한 지나갈 것이고 인류는 살아남을 것입니다. 그러나 위기에 대한 우리의 대처가 다음 세대의 미래를 좌우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대전환의 시기에 저를 연세대학교 총장으로 부르신 하나님의 뜻을 하루에도 몇 번씩 되새겨 봅니다. 연세 역사의 중심에는 하나님이 계심을, 그리고 갖은 역경을 통해 오히려 정금처럼 강하게 만드시는 섭리를 마음 깊이 느낍니다. 저는 다시금 연세의 출발점이 되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복음서의 말씀은 율법에 매인 유대인들에게만 전달된 말씀이 아닙니다. 바로 지금, 대전환의 시기를 맞은 우리 모두에게 소유보다는 존재를 귀하게 여기고 배척보다는 포용을 원하는 하나님의 비전을 품도록 끊임없이 초대하는 불변의 말씀이라 믿습니다. 이에 저는 우리 연세공동체가 가장 오래도록 새겨왔던 <진리와 자유를 향한 연세의 도전>을 새로운 미래를 향한 새로운 연세의 비전으로 천명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연세인 여러분,


135년 전 지금의 연세로 우리를 이끌었던 말씀의 비전은 배타적인 생존의 속박으로부터 자유케 하는 하늘의 진리를 품고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낼 것을 명령합니다. 우리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세계가 하나의 운명 공동체임을 다시금 확인하였습니다. 이에 연세대학교는 ‘공동체 정신을 지닌 혁신적 리더’의 인재상을 구현하는 데 온 힘과 열정을 다할 것입니다. 지금부터 우리는 창립 150주년이 되는 2035년까지 공동체 정신을 지닌 혁신적 리더를 육성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준비를 해나갈 것입니다. 진리와 자유를 향한 연세의 도전은 도전과 선도(Excellence), 창의와 혁신(Innovation), 그리고 공존과 헌신(Engagement)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연세가 추구하는 첫 번째 목표는 도전적으로 연구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탁월한(Excellence) 인재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연세는 지구와 인류 전체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식을 창출하는 글로벌 배움터로 재창조될 것입니다. 우리대학교가 배출한 인재는 그저 세계 최고가 되기만을 추구하지 않고, 세계가 가야 할 방향을 정하고 변혁을 실천하는 일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사회와 세계가 직면한 난제에 도전하는 실질적인 교육과정과 연구 인프라를 마련하겠습니다. 학부와 대학원 모두 폭넓은 인문학적 소양은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디지털 역량을 결합한 신 르네상스형 융합교육을 실천할 것입니다. 저는 코로나 19 사태를 경험하기 이전에 이미 온라인 강의플랫폼인 Y-EdNet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번 학기에 시행하고 있는 비대면·온라인 강의는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달리 생각하면 대학교육의 미래를 10년 앞당기는 패러다임 전환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Y-EdNet을 비롯한 교육 혁신을 통해 우리대학교에 소속된 학생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연세의 자원과 지혜를 공유하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 연세의 목표는 창의와 혁신(Innovation)을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과 글로벌 임팩트의 창출입니다. 탈경계, 초연결 시대에는 누구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혁신의 일상화가 가능합니다. 이제 연세는 교육과 연구가 캠퍼스 밖 세상에서 혁신적인 가치를 곧바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혁신의 패러다임을 실천해가겠습니다. 세계적인 영향력을 창출할 수 있는 융합연구를 활성화하고 산학협력을 통한 기술사업화를 추진하려고 합니다. 인문사회계 3분야, 이공계 4분야를 선정하여 5년간 연구지원을 하는 Global Impact 3/4/5 프로젝트를 가동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융합연구그룹이 육성되어 연세의 대표적인 핵심연구 거점이 구축될 것입니다. 우리 연세대학교가 교육과 연구의 혁신생태계를 구축하여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사회와 세계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선한 영향력을 넓혀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세 번째 핵심 가치인 공존과 헌신(Engagement)은 우리대학교의 창학 이념인 기독교 정신과 맞닿아 있습니다. 언더우드 선교사가 조선 땅에 도착한 후 일 년이 지난 1886년 여름 콜레라 역병으로 인해 수천 명의 부산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내 전염병은 서울로 번졌고 불과 열흘 만에 6천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언더우드는 관도 없는 시신이 서소문 밖 맨땅에 버려지는 것을 목도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 우리나라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1891년 첫 번째 안식년을 맞아 본국으로 돌아간 그는 신학교선교연맹에 가서 콜레라로 고통받는 조선의 참상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복음을 알지 못하고 역병으로 인해 완전한 암흑 속에 빠진 조선인들에 대한 무한한 책임이 신학생들에게 있고, 이에 한국 선교에 함께 동참해 줄 것을 간절히 호소했다고 합니다. 연세 설립자의 숭고한 뜻을 기억하며 우리 연세인들은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적 포용과 지속가능한 공존을 지향하면서 한국 사회와 인류를 견인하는 선구자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자랑스런 연세인 여러분,


지난 135년 동안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꾸준히 성장해 온 우리대학교는 2019년 지속적인 사회공헌으로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Times Higher Education(THE)이 발표한 영향력평가에서 세계대학 랭킹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도 세계 최고 수준의 사회참여대학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저는 연세의 사회적 책임구현을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굳건한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학교 공동체 전체 구성원은 물론 전 세계에 퍼져있는 35만 동문들까지 연세인 사회공헌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하늘이 우리에게 맡기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대학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할 것입니다. 


저는 우리대학교가 직면한 재정적 어려움과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를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에게 닥친 위기 상황들을 극복하고 연세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드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새로운 연세의 발전을 이끌고자 합니다. 얼마 전 AI 대학원 선정 과정에서도 보았듯이 대형국책과제를 수주하는 데 최대한의 지원을 할 것입니다. 특히 4단계 BK21 플러스 사업 선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많은 교수님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국내외 평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우리대학교가 가진 역량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성심껏 준비할 것입니다. 대학 행정과 인사 분야의 합리성을 크게 개선하는 한편, 학교 행정을 학생, 교수, 동문 등 서비스를 받는 구성원의 입장에서 재구조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연세의 비전과 목표, 정책은 총장이나 행정 보직자들의 노력만으로는 결코 이루어낼 수 없습니다. 연세 비전 150은 지금부터 150년의 연세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가야 하는 우리 모두의 공동 과제인 것입니다. 우리 연세대학교는 진리와 자유를 향해 더욱 힘찬 도전을 재개할 것입니다. 이러한 도전으로 자랑스러운 연세의 역사가 이어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사랑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한국 근현대사의 격랑 속에서도 135년을 지켜온 자랑스러운 연세의 <진리와 자유를 향한 도전>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연세인 모두가 이 도전의 출발선에 함께 서 있는 주인공들입니다. 함께 노를 저으며 기꺼이 동참하는 공동체만이 풍성한 결실을 거두는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함께’하는 연세 공동체가 135년 전 시작한 연세를 창대한 미래로 이끌 것입니다. 


오늘처럼 기쁜 날, 한자리에 모여 135주년을 축하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오늘 연세를 뜨겁게 사랑하시는 여러분 모두의 보이지 않는 애정과 신뢰의 끈을 더욱 끈끈하게 가슴으로 느낄 수 있어 하나님께 큰 감사와 영광을 돌리게 됩니다. 우리 모두의 기대와 열정 그리고 땀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연세가 가는 담대한 항로 위에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5월 9일 


연세대학교 총장 서승환


 

vol. 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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