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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세 뉴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법 전망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0-04-17

코로나19 백신과 치료법 전망

최준용 교수, ‘국내 첫 혈장치료’로 코로나19 중증환자 치유



2019년 12월부터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집단 발병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로 장기간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 4월 16일 현재 전 세계 확진자 수 2백만 명, 사망자 수도 13만 명에 달해 세계 곳곳에서 불안과 두려움이 가득하다. 인류 사회가 속수무책인 가운데 국가마다 각기 다른 대응 방식과 의료시스템에 따라 감염 확진자 수와 치명률의 차이가 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 메르스 사태의 경험으로 구축한 기반으로 적극적인 방역 대책을 세워왔고 이에 대한 성과에 세계가 주목했다. 사스(SARS), 신종플루, 메르스(MERS)에 이어 주기적으로 찾아온 코로나19에 대해 감염학을 가르치는 최준용 교수(의학과 92)를 만나 전문적인 견해를 들어보았다.


최준용 교수는 우리 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세브란스병원 감염관리실장과 에이즈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특히 최 교수팀은 4월 7일 국내 처음으로 위중한 코로나19 환자 두 명을 대상으로 완치자의 혈장을 주입해 증세를 호전시킨 혈장치료 효과를 확인해 큰 주목을 받았다.




전 세계를 위협하는 감염병은 왜 발생하는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코로나바이러스류에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바이러스가 발생한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감염병의 발생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코로나19를 비롯해 사스, 메르스, 에이즈 등은 ‘인수공통전염병’에 속하죠. 즉, 동물에서 인간으로 감염되는 질병입니다. 에이즈는 유인원, 메르스는 박쥐에서 낙타를 거쳐 인간에게, 사스는 박쥐에서 사향고양이를 거쳐 인간에게, 코로나19는 박쥐에서 중간 숙주를 거쳐 인간에게 전염됐죠. 인간의 자연파괴가 심화되면서 사람과 동물의 없던 접촉이 일어나면서 전염병이 발생합니다.”


최 교수는 감염병 발생의 근본 원인을 인간이 자연환경의 생태적 선을 지키지 않은 데 있음을 우선 언급했다. 이어서 국제교류와 여행이 활발하게 일어나다 보니 우한시에서 발생한 질병이 세계로 빠르게 확산됐고, 그 외에도 여러 과학실험을 하면서 돌연변이와 내성을 가진 유전자 조작으로 문제를 일으킨 사례도 있다고 한다. 우리가 생활 습관에서 얼마나 환경보호의 감수성을 지니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대목이다.



기존 바이러스와 다른 코로나19의 전염력 특성과 현실 인식


특히 이번 코로나19는 높은 전염력으로 전 세계를 공포와 두려움으로 휩쓸고 있다. 기존의 바이러스와 다르게 느껴진다.


“질병이 갖는 특성이 중요해요. 코로나19가 갖는 특성은 증상이 경하거나 무증상기가 있다가 증상기가 생겨서 그중 일부가 중증이 된다는 점입니다. 이전에 발생한 사스 바이러스는 증상이 생기고 중증 환자가 되면서 전염력이 높아진 데 반해, 코로나19는 증상이 없거나 경할 때 바이러스 농도가 높다가 폐렴이 생기고 중환자가 되면 바이러스 농도가 떨어집니다.”


즉, 코로나19 확진 환자들이 아파서 병원에 오기 전에 전염력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19 통제가 선진국을 불문하고 어려운 것은 무증상이거나 가벼운 증상에서 전염력이 높기 때문이다.


“신종감염병은 병의 실체를 모르고 전투를 시작하게 마련입니다. 어떤 질환인지 실체를 알 수 없는 초기 단계에서는 과도한 방역 정책을 시행하는 게 옳습니다. 그래서 초기 전략은 감염원을 차단하며 종식하는 방향의 방역을 시행하고 그 전략이 성공하면 사스 등 다른 전염병을 종식한 사례처럼 몇 달 노력해서 없어지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처럼 전염력 높은 질병과 싸우는 현재는 종식의 성공을 기대하고 몇 달만 더 고생하면 된다고 생각할 상황이 아닙니다.”




한국의 코로나19 대응과 백신 개발의 전망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성과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에 대한 국민적 신뢰 또한 높은 현실이다. 문제는 바이러스인데 많은 정치적 함의까지 포함되는 형국이다.


“한국이 잘했고 못했고는 나중에 판단해야 합니다. 지금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해요. 현재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죠. 유럽 일부 국가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철저히 하자는 방식보다는 평상시처럼 동요하지 말고 일상생활을 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죠. 반면 우리나라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철저히 하도록 권장했고, 교육기관 등교는 연기시키고 있습니다. 중국 입국 금지에 대해서도 나라마다 다른 선택을 했고 그 결과에 대한 잘잘못의 판단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한 여러 선택의 옳고 그름은 코로나19의 유행이 끝났을 때 복기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쯤 코로나19가 진정되고, 백신을 처방받을 수 있을까?


“메르스와 코로나19는 전염양상이 다릅니다. 메르스는 병원 중심으로 유행했고 지금처럼 증상이 경한 상태로 전염력을 가진 사람이 지역사회를 돌아다니며 퍼진 상황이 아니었죠. 증상이 생긴 중환자들이 병원 내에서 확산시킨 상황이어서 강한 통제 전략으로 방역에 성공했습니다. 그때 경험이 현재 질본의 코로나19 대비에 중요한 자양분이 된 것이죠. 아직 메르스 백신을 개발하지 못한 상황에, 코로나19 백신을 1년 안에 개발하겠다는 목표는 전문가들이 볼 때 부정적인 편입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큰 노력을 쏟아붓고 있지만, 단기간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RNA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체내 침투한 뒤 유전정보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잘 일어납니다.”



혈장치료, 코로나19 치료법 될까


한편, 코로나 백신 개발이 불확실한 가운데 최 교수팀은 국내 최초로 코로나 혈장치료에 성공해 화제를 낳은 바 있다. 최 교수는 혈장치료의 원리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혈장치료는 코로나19에서 회복된 분들이 가진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y)를 위중한 환자에게 주입해 치료하는 것입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체내에 특이항체가 만들어지는데, 감염성을 중화하고 감염을 방어하는 중화항체입니다. 혈액에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을 제외한 담황색의 액체가 혈장인데,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의 성분 헌혈로 이 중화항체가 있는 혈장을 추출해 급성기 환자에게 주입하면 면역력이 생기는 원리죠.”


단, 최 교수가 보고한 환자가 혈장치료만으로 좋아졌다면 좀 과장된 것이라는 주의를 전했다. 의료진은 환자들에게 혈장치료와 함께 스테로이드 치료, 기계 호흡, 항바이러스 치료 등을 병행했다. 모든 환자에게 혈장치료를 하면 도움이 된다기보다 치료제 백신 개발 전에 하나의 치료법으로 혈장치료가 사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혈장치료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검증되려면, 많은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군과 대조군을 비교하는 임상실험 절차가 진행되어야 한다.



혈장치료가 대안적 치료법이 되기 위한 조건


“제가 치료했을 때는 코로나19에서 회복한 분 중에 기증 의사가 있는 분을 소개받아 섭외했어요. 코로나19는 증상이 경한 사람은 앓다가 자연스럽게 회복되지만, 회복이 어려운 5% 미만의 환자에게 혈장치료가 필요합니다. 혈장치료를 받으려면 혈액은행에 혈장을 보관했다가 필요로 할 때 바로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회복된 사람의 혈장 기증 절차가 필요하고, 기증 의사가 있는 분들이 어디에서 헌혈하면 되는지 정보가 공유되고, 혈액은행에서 보유한 혈장을 요구하는 기관에 공급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하죠.”


최 교수는 치료 효과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혈장의 중화능력을 테스트하는 실험이 필요하다고 했다.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의 혈장이 바이러스를 얼마나 중화시킬 수 있는지를 테스트해야 한다. 즉 기증자, 혈액원, 실험실, 병원의 흐름과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약을 쓰는 것보다 복잡한 절차지만, 현재 바로 시행할 수 있습니다. 적십자 혈액원 등 성분 헌혈이 가능한 의료기관이 있고 제도적인 사항은 개선하면 됩니다. 일반 의료기관에서도 성분 헌혈이 가능하고, 기증 의사자가 수혈해서 혈장치료 병원에서 쓸 수 있습니다. 중화능력 실험은 질본이나 제가 하면 되고요.”


최 교수는 백신 개발 기간은 짧게 잡아도 1~3년 정도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혈장치료는 백신이 개발되기 전에 중증환자에게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과학적으로 혈장치료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입증된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말라리아 치료제, 에이즈 치료제 등 다른 항바이러스 치료제 또한 과학적 입증이 되어 쓰이는 치료제가 아니다. 효과를 예측하고 전문가 의견을 근거로 적용하고 있고, 작은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항바이러스제들의 치료 근거도 혈장치료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약물 리포지셔닝 단계의 코로나19의 치료제 후보군


“가능성 있는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렘데시비르(Remdesivir)’입니다. 임상실험 중이며 곧 결과가 공개될 거예요.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데 관여하는 특정 효소를 공격해 억제하는 효소 저해제입니다.” (편집자 주: 4월 16일 발표된 렘데시비르 임상실험 결과, 코로나19 환자 53명 중 67% 이상이 개선되었으며 중증 환자에 관련된 결과는 긍정적이나, 사망률이 10% 넘는 점, 부작용도 60%가 나타난 것이 우려스러운 대목으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해 5월에 무작위 대조연구 임상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여러 개의 후보 약이 있다고 한다. 아비간(Avigan) 등 기존에 독감 치료 목적으로 쓰던 약을 약물 리포지셔닝 개념으로 실험실에서 테스트 중이다. 스테로이드제, 구충제 등 여러 약에 항바이러스로써 효과가 있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최 교수는 신약개발 전에는 이처럼 기존 약물 리포지셔닝 작업을 거친다고 했다.



코로나 종식 단기간에 어려울 것


최 교수는 장기간 우리가 바이러스와 같이 살아가야 하는 현재, 감염원 유입을 방지시켜 종식하는 봉쇄 단계(Containment)의 시점은 이미 지났다고 설명한다.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졌기 때문에 유입 방지는 불가능하다. 다음 스텝은 피해 최소화 전략 단계(Mitigation)다. 이탈리아, 미국처럼 한 번에 폭발적으로 확진자가 확산되면 의료시스템이 감당하는 범위를 넘어서게 된다. 사망자 피해가 커지고 대혼란이 초래한다. 감염이 서서히 발생하고 서서히 줄어들도록 하여 의료시스템이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질병 범위를 조절해 잦아들게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은 피해 최소화 전략을 종식 전략과 함께 적용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젊고 건강한 20대 이하 사망률은 0%에 가깝다. 단 70~80대 고령과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일수록 사망률이 높다. 그러므로 장기간 유행을 감당하면서 보호 대상을 고령의 기저 질환자에 두고 사망률을 낮추며 끌고 가야 한다. 의료시스템이 손상되지 않도록 병원과 의료진을 우선 보호하고 면역력이 낮은 기저 질환자와 시니어 계층을 보호하며 감당해 가야 한다. 따라서 기본 수칙인 손 씻기,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 두기에 계속 신경 쓰며 신규 확진자 수를 조절해 가는 것이 상식적이며 중요한 대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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