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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화제의 인물] 달콤한 공간을 빌려드립니다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9-11-19

달콤한 공간을 빌려드립니다

김경하 도레도레 대표



신촌캠퍼스 제4공학관 1층에 가면 이색적인 풍경의 카페를 만날 수 있다. 카페라면 보통 분리된 테이블에 옹기종이 모여 앉기 마련이지만 이 곳에서는 의자에 앉을 수도 소파에 기댈 수도, 심지어 바닥에 누워 있을 수도 있다. 멘토링 등 개인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세미나실 또한 마련돼 있다. 어찌 보면 카페가 아닌 자유로운 도서관처럼 보이는 이 공간은 바로 김경하 도레도레 대표(도시공학 04)가 운영하는 ‘마호가니 카페’다.





공대생이 창업한 카페


‘도시공학’과 ‘외식업’이란 얼핏 전혀 어울리지 않은 개별의 영역처럼 보이지만 김경하 대표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공간을 즐기고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창업의 목표”라고 말했다.


“우리 브랜드는 고객이 어떤 경험을 좋을지를 기준으로 컨셉을 구상해요. 브랜드 이름 ‘도레도레’의 ‘도레(Dore)’는 프랑스어로 ’금빛‘이라는 뜻인데, 이곳에서 사람들이 황금빛 여유로 삶을 물들일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마음껏 늘어져있도록 테이블 간격을 넓히고, 볕이 잘 드는 곳에 교외 매장을 많이 낸 이유이기도 해요. 마호가니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여러 사람이 다 모일 수 있는 ‘평등의 커피’라는 컨셉으로 만들게 됐어요. 연세대에 있는 마호가니도 학생들이 커피를 굳이 시키지 않아도 마음껏 공부하다 가도 편안한 공간으로 자리했으면 좋겠습니다.”



취미가 본업이 되기까지


김 대표의 첫 창업은 그가 대학교 3학년이었던 2006년에 시작됐다. 수업이 끝나면 무조건 카페에 달려갔다는 그는 신촌, 홍대, 합정 근방의 ‘카페 지도’를 만들어 다닐 정도로 카페에 다니는 것을 좋아했다고 회고했다.


“카페에 가는 걸 좋아하는 만큼 취미로 ‘원데이 클래스’ 등을 통해 외식을 배우러 다녔어요. 그렇게 만든 메뉴를 친구들에게 나눠주곤 했는데 문득 한 번 만들어 팔아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중고 쇼케이스 매대를 하나 사서 팔기 시작했는데 매대 옆 공간을 조금씩 늘리며 규모를 키우다보니 어느덧 14년 간 외식사업 일을 하게 됐어요.”


그의 만들어낸 공간은 도시공학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도시공학을 공부하며 ‘디벨로퍼(도시개발 사업자)’를 꿈꿨다는 김 대표는 “대규모 건물을 몇 만평씩 짓는 개발보다 지역 사람들이 동네에서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좋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넓은 땅을 개발하는 것보다 공간을 새로운 콘텐츠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중요했고 그 콘텐츠를 고민하다 보니 외식이 가장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고 덧붙였다.




어느 덧 전국에 도레도레 매장 22개, 마호가니 12개 등 총 34개 매장을 지닌 한 브랜드의 대표가 되었지만 이 자리까지 오는 것은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외식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았을 뿐더러 창업한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과정에서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이른 나이에 사업을 시작했고 노하우가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맞춰 나가며 일하는 게 어려웠어요. 또 서비스직은 온전히 제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평가받는 곳입니다. 손님들에게는 제가 어느 대학에서 뭘 공부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자기에게 친절했는지, 지금 마시는 커피가 맛있는지가 중요하죠. 사업을 일궈나가며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만드는 것, 또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등 많은 인생의 교훈을 배웠어요. 평범하게 남들 하는 것처럼 취업했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거예요.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지속 가능한 공간을 위한 고민


지금도 카페에 가는 일이 유일한 취미라는 김 대표는 최근 ‘지속 가능한 사업 공간’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그는 “외식산업을 반짝하고 마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외식은 곧 ‘문화 사업’이라 생각한다.”며 커뮤니티 조성을 통해 사람들이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현재 중점 목표라고 전했다.


그 일환으로 김 대표는 학교 후배들과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있다. 창업지원단을 통해 강의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마호가니의 마케팅을 재학생 학회인 ‘마프(MARP)’ 및 ‘와이온(Y’on)과 함께 진행하며 새로운 시각을 얻기도 한다. 이밖에도 창업멘토링 코스를 통해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멘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제가 학교를 다닐 때는 창업을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서 스스로 다 부딪히면서 배워야 했어요. 그때 ‘누군가가 무엇이 중요한지 미리 얘기해줬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후배들은 저보다 시행착오를 덜 겪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런 프로그램들에 참여하게 됐어요. 마호가니에 멘토링할 수 있는 세미나실을 만든 것도 같은 이유에서고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에 행복하다는 김경하 대표. 그는 “1~2년 안에 투자를 받아 유니콘 기업으로 빨리 올라가야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에게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창업은 보통 10년이라는 말을 많이 해요. 그 과정에서 상처 받는 경우도 많이 생기기 때문에 정말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면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꼭 창업을 하고 싶다면 장기전으로 생각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택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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