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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대학은 더불어 살아가는 세계시민 양성해야” -반기문 글로벌사회공헌원 명예원장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7-09-29

“대학은 더불어 살아가는 세계시민 양성해야”

 

 

반기문 / 글로벌사회공헌원 명예원장

 

국제사회의 공동 번영을 위해 힘써온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글로벌사회공헌원 명예원장으로 취임했다. 반기문 명예원장과 함께 우리 대학은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참여하는 대학’으로서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연세소식>에서는 지난 9월 25일 취임식에 앞서 반기문 명예원장을 만나 글로벌사회공원원 명예원장으로서의 비전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Q. 하버드대 초빙교수 임기가 끝난 이후, 반기문 명예원장님의 거취에 관심이 주목됐습니다. 국내외 유수 대학 가운데 연세대학교에 부임하기로 결정하신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3개월간 하버드에서 연구 생활을 하면서 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젊은 세대를 교육하고 그들의 어려움과 희망을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으로 대학에 가기로 결정했지요.

 

그 중에서도 특히 연세대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연세대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자 최고의 대학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연세대학교의 창립정신, 즉 타인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정신에 깊은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언더우드를 비롯한 선교사들이 130여 년 전 왜 불모지와 같은 나라에 와서 학교를 세우려고 했을까요? 아마도 학교를 세워서 젊은 세대를 교육함으로써 국제사회에 기여하려는 정신을 갖고 있었던 것 아닐까요?

 

김용학 총장님을 만나 이와 같은 창립정신과 연세대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었고 제가 지금껏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해온 일들과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 이유로 연세대학교에 오기로 했는데 아주 잘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Q. 향후 활동하게 되실 글로벌사회공헌원과 반기문지속가능성장센터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글로벌사회공헌원은 연세대학교가 기존에 해오던 의료봉사, 개도국 원조, 통일 선교 등 여러 봉사활동을 한 데 뭉쳐서 좀 더 조직적으로 해보겠다는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만든 기관입니다.

 

반기문지속가능개발센터는 사회공헌원의 주요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센터의 하나로서 제가 지난 10년 동안 유엔에서 해왔던 것들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연세대 네트워크와 협력해나갈 예정입니다. 더불어 이러한 활동이 비단 연세대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전체, 나아가 세계 전체로 퍼지는 좋은 시발이 되길 바랍니다.

 

Q. 반 명예원장님께서 추구하는 ‘2030 지속가능개발 목표’가 무엇인지, 이를 연세대학교에서 어떻게 이룰 것인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인류는 자원고갈과 기후변화, 인류의 폭발적 양적 성장 등의 공통적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2000년 세계 지도자들이 한 데 모여 전세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보편적이라기보다 도발개상국을 위한 계획이었고 15년에 걸쳐 이뤄져 지난 2015년에 끝이 났지요.

 

이후 유엔에서는 이 MDGs를 승계하여 2030년까지 이어지는 지속가능발전목표(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새로이 만들게 됐죠. SDGs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구분을 벗어나 인류 공통의 발전을 위해 모두에게 적용되는 보편적이고 변혁적인 의제입니다. 빈곤종식, 공평한 교육 보장, 불평등 완화, 생태계 보호 등 경제·사회·환경 분야를 포괄하는 17개 목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SDGs라는 것은 철학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오늘과 내일의 공간을 연결하는 것이며 결국은 우리의 생활을 위한 것입니다. 2030년에는 어떤 사람도 가난하거나 배고프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병으로 인해 죽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 사람이 선진국에 있든 개도국에 있든 말이에요.

 

이를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 가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나아가 반기문센터와 사회공헌원을 비롯해 일상의 작은 곳에서부터 이를 실천해나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2030 지속가능개발 목표’를 달성하고 글로벌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단위의 노력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관심과 참여도 함께 필요해 보입니다. 이를 위해 대학생들과 연세대학교가 할 수 있는 활동에는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대통령을 비롯해 도지사, 시장 등 정책 책임자들을 만날 때마다 SDGs의 17개 목표가 정책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리곤 합니다. SDGs는 유엔에서 결정이 된 것이지만 각 회원국들이 그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를 반영해 이뤄나가야 하기 때문이지요.

 

대학에는 많은 교육자들이 있고 이를 강의하는 것 역시 하나의 수단입니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입니다. 여러분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죠.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SDGs는 나의 것, 연세대학교의 것, 대한민국의 것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유엔에서 나온 계획이니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쉬운 것부터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가정에서 수도 한 방울, 전기 한 등이라도 아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여러분들이 앞장서야 합니다.

 

Q. 지속가능한 개발이 중요해지는 미래 시대에 대학은 어떤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지 석좌교수님이 꿈꾸는 인재상이 궁금합니다.

 

대학에서 학문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분이 배우는 지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이상 쓸모없는 정보가 될지도 모릅니다. 물론 양질의 정보를 배쌓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를 어떻게 분석하고 응용할 것인지 배우는 것이 보다 중요합니다.

 

나아가 무엇을 전공하든지 간에 글로벌 마인드와 글로벌 비전을 가져야 합니다. 여러분은 연세대 구성원이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이자 세계시민입니다. 세계는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국경의 의미는 없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계에서 문제는 어떻게 여러분들이 타인과 함께 잘 살아가느냐의 질문입니다. 결국 대학 역시 세계시민을 양성해야 합니다.

 

Q. 유엔사무총장으로 계시면서 많은 업무를 해 오셨습니다. 지금까지의 유엔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연세대학교에서 어떻게 활동해나갈 계획이신지요?

 

앞으로 저는 젊은 세대들과 최대한 많은 대화를 나누려고 합니다. 연세대뿐 아니라 국내 대학, 고고생들과도 대중강연 등을 통해 만나고 소통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젊은 세대가 세계시민 정신을 함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아울러 글로벌사회공헌원을 중심으로 다른 기관들과 협업하고 교수 및 전문가들과 연계해서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기후변화 협정, 지속가능한 개발, 여성의 사회적 지위 신장 등을 이야기해 나갈 계획입니다.

 

 

Q. 현재 대학생들은 취업난이나 경제적 문제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한 마디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오늘날의 취업난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졸업 후에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 것인지는 젊은 세대들에게 큰 숙제일 것입니다.

 

제가 살았던 세대와 여러분의 세대는 50년 이상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 50년을 압축해서 볼 때 저는 가끔 저와 여러분이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여러분이 나름의 특권도 가지고 있지만 대신 여러분이 갖고 있는 고민도 그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겁니다. 

 

제가 당부하고 싶은 점은 어떤 직업을 갖기 위해 학교를 다니고 공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 젊은 세대는 좀 더 넓은 시각과 국제적 안목을 가질 필요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봉사하고 쓰임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게 중요하지요.

 

사무총장으로 전 세계 오지에 많이 방문했는데 그때마다 젊은 한국 청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봉사하는 그들의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당장 판단했을 때 1, 2년의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지 모르지만 10~20년 지났을 때 이러한 경험이 여러분에게 주는 영향은 훨씬 클 것입니다. 세계를 보는 눈이 달라질 것입니다. 저 역시 고 3때 미국에 한번 가서 문화적 충격을 받았었지요.

 

세상의 75억 인구 가운데 여전히 12억 명이 밥을 먹지 못하고, 14억 명이 안전한 물을 마시지 못합니다. 이처럼 세상의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며 내게 주어진 10분의 시간이라도 유용하게 쓰고 모든 자원을 아껴 쓰는 자세를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vol.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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