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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학위수여식사] 학위수여식사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7-08-31

학위수여식사

 

 

오늘 영예로운 학위를 받고 정든 연세의 뜰을 떠나는 졸업생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자녀가 연세의 품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성과 희생으로 뒷받침하신 학부모님과 가족 여러분께도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졸업생들의 앞길을 격려하고 응원하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하신, 존경하는 허동수 이사장님을 비롯한 내외 귀빈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애쓰신 교수님들께도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졸업생 여러분, 스승과 스승의 가르침을 마음속 깊이 새기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오늘 여러분은 졸업과 함께 졸업증서를 받게 됩니다. 여러분의 졸업장은 단순히 대학을 나왔다는 ‘증’명서를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인류역사상 가장 불확실한 시대(Age of Hyper-uncertainty)로 진입하라는 여행허가서를 의미합니다. 연세가 발행한 여행허가서가 있으면 극복하지 못할 난관이 없다는 자신감을 갖고 미지의 세계로 출발하십시오.

 

20세기의 인터넷이 인간과 인간을 연결했다면, 21세기의 인터넷은 사물인터넷(IoT)을 통해서 인간과 자연, 그리고 자연과 자연을 조밀하게 연결시킬 것입니다.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클라우드에서 만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가 될 것입니다. 아무도 가본 적 없던 미지의 세계가 미래보다 더 빨리 우리 앞에 다가와 있는 것입니다.

 

미지의 세계, 불확실성의 바다로 항해할 우리 졸업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태도는 개방성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범람하는 정보에 지쳐서 누에고치처럼 자신만의 정보고치(information cocoon)를 만들어 그 안에 스스로를 가둔 채 살아갑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만나면 곧 바로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립니다. 사회에 나가자마자 여러분은 스스로가 이 세상의 중심이 아니란 사실을 가장 먼저 깨닫게 될 것입니다.

 

다양한 조력자를 만나 마음을 열고 더불어 노력하지 않으면서 이룰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다름을 이해하고 내 생각과 다른 관점을 받아들여 함께 세상을 바꾸는 삶의 스토리를 풍부하게 만들도록 노력해 주기 바랍니다.

 

산업사회가 필요로 한 인재가 똑똑한 인재였다면,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는 남들과 공감할 줄 아는 따뜻한 인재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아플 때 함께 아파하고, 나누며 배려하며 돕는 그런 성품을 가진 사람이 사회를 이끌어 가고 변화시킬 수 있는 인재입니다.

 

수년 전 추운 겨울 새벽시간 병원의 응급수술실 앞 복도에서 기다림에 지친 환자 가족들이 의자에서 쪽 잠을 자고 있는 장면을 상상해 보십시오. 당직의사가 지나가다가 이곳은 잠자는 곳이 아니라며 이들을 깨웁니다. 며칠 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는데, 이번에 나타난 당직의사는 이들 앞에서 서성이다 사라집니다. 잠시 후 어디선가 담요를 구해 와서 웅크리고 잠든 가족에게 덮어 주고 돌아갑니다. 공감이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바로 이것이 공감능력입니다. 여러분은 두 번째 나타난 당직의사와 같이 남의 아픔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살아가기 바랍니다.

 

존중하는 졸업생 여러분,

 

저는 따뜻한 인재의 양성이라는 가치가 연세의 과거에 가장 잘 드러나 있다고 믿습니다. 지난 해 10월, 연세를 세우신 언더우드 선교사님의 서거 100주년 기념 추도행사에 여러 나라에서 오신 스물여덟 분의 언더우드 가족이 참여했습니다. 이 행사에서 언더우드 3세인 원득한 선생은 고종황제께서 언더우드 선교사님께 하사한 보검을 연세에 기증하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평생 검을 보관하는 수고를 덜게 되어 이제야 내 마음이 편하다.” 한 번도 보검을 자신의 소유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는 이 말 한 마디에 언더우드 선교사가 연세에 심어준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베푸는 정신, 배워서 남 주는 것이 바로 연세의 정신입니다. 남과 더불어 공감하며 살아가는 연세인의 정체성을 평생 간직하길 바랍니다.

 

자랑스러운 졸업생 여러분,

 

학교를 떠나더라도, 여러분의 뒤에는 여러분을 성장시킨 연세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지식을 자랑하지 말고, 배려와 공감 능력을 계속 키워나가시기 바랍니다. 졸업생 여러분의 앞날에 하나님의 보살핌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졸업을 다시 한 번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8월

 

총장

 

vol.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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