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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구 프론티어] 이태권 교수, 국제 공동연구팀과 세포 닮은 거대 바이러스 발견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7-05-01

이태권 교수, 국제 공동연구팀과 세포 닮은 거대 바이러스 발견

 

세포 생물만 지니는 번역시스템 갖춰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에 결과 게재

 

 

이태권 교수(환경공학부) 연구팀이 국제 공동연구팀과 함께 번역과정(translation system)의 유전체계를 보유하여 세포 생물과 유사한 거대 바이러스(Giant virus)를 발견했다.

 

 

바이러스는 일반 생명체와 달리 스스로 대사를 할 수 없고 숙주 세포의 대사계를 통해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하여 번식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수나노미터 수준의 작은 크기와 최소한의 유전 체계를 가진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거대바이러스는 크기가 200nm 이상, 유전체도 1Mb가 넘어 세포 안에 기생하는 세균과 유사한 수준이다. 2003년 프랑스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발견한 ‘미미바이러스’를 시작으로, 2013년 칠레 해안에서 ‘판도라바이러스’, 2015년 3만 년된 시베리아 동토에서 발견된 ‘몰리바이러스’가 차례대로 보고된 바 있다. 일반 바이러스에 비해 큰 몸집과 유전체 크기는 최근 생명과학계에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림1] 클로스터노이부르그 하수처리장에서 발견된 거대 바이러스

 

[그림2]연구에서 발견된 4개의 거대 바이러스의 유전체 분석 결과

 

연구팀은 오스트리아 비엔나 인근 클로이노이부르그 지역의 하수처리장에서 라만분광법을 이용하여 질산화 세균의 단일세포(Single cell)를 대량고속 분리하는 기술을 개발하던 중 우연히 거대 바이러스의 존재를 확인했다. 분리된 거대 바이러스 이름은 지역 이름을 따서 ‘클로스뉴바이러스’라고 명명되었다.

 

유전체 분석 결과 이 거대 바이러스는 1.57Mb의 크기로 약 1,500개의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또한 기존 바이러스에서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유전자가 724개나 발견됐다. 발견된 유전자 대부분 원핵생물(Prokaryote)이 아닌 아메바 혹은 조류와 같은 단세포 진핵생물(Eukaryote)에서 유래한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거대 바이러스가 숙주에 감염되었을 때 이들의 유전자를 가져와 자신의 유전 체계에 포함시키는 형태로 진화했음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클로스뉴바이러스는 일반적인 세포 생물들만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변역시스템을 완벽히 갖추게 되었다. 번역시스템은 DNA가 가지고 있는 유전정보에 따라 RNA를 거쳐 단백질을 합성하는 데 필요한 요소를 통칭하는 데 이 바이러스는 25개의 tRNA와 이를 합성하는 19개의 핵심 tRNA 합성효소 등을 가지고 있다. 이는 현재까지 보고된 일반 바이러스를 포함한 모든 바이러스에서 최초로 보고된 연구결과로써 세포 생물과 가장 유사한 바이러스라고 볼 수 있어 기존 생물 분류체계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였다.

 

이태권 교수는 “클로스뉴바이러스의 유전자들이 어떤 단일한 생물체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숙주 생물에서 가져온 것으로 분석됐다”고 결과를 설명하였다. 작은 바이러스가 숙주를 옮겨 다니면서 지속적으로 획득하여 유전체 크기가 커지면서 거대 바이러스로 점점 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전히 단백질 생산에 숙주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왜 세포생물의 유전체계를 획득하여 간직하는 형식으로 진화가 진행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추가적인 실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연구진은 전세계 메타지놈(Metagenome: 환경시료에서 획득한 유전체)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약 7,000건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클로스뉴바이러스 외에도 3종의 유사한 거대 바이러스를 추가 발견했다. ‘인디바이러스’(Indivirus), ‘카토바이러스’(Catovirus), ‘호코바이러스’(Hokovirus) 등이 대표 사례로, 이들의 유전체 크기는 각각 0.86Mb, 1.53Mb, 1.33Mb다. 다른 지역의 하수처리장과 호수에서도 발견된 것으로 보아 거대 바이러스는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

 

이 교수는 “번역시스템을 완벽히 갖춘 거대 바이러스를 발견함으로써 생물 분류 체계 혹은 진화에 대한 또 하나의 수수께끼를 얻은 것 같다. 하수처리장과 같은 복잡한 생태계에서 거대바이러스의 역할을 추가적으로 연구하는 것은 흥미로운 주제가 될 것 같다.”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기구인 JGI(Joint Genome Institute)의 Emerging Technologies Opportunity Program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본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지난 4월 7일 게재되었다. 

 

 

vol. 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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