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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세 뉴스] 창립 132주년 기념식사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7-04-05

 

창립 132 주년 기념식사

 

존경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오늘은 뜻깊은 날입니다. 연·세가 하나가 된 지 60년 만에 처음으로 창립기념식을 함께 갖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광혜원이 세워진 지 132년 만이요, 조선기독대학이 세워진 지 102년 만입니다. 오늘 이 기쁜 행사에 참석해 주신 존경하는 허동수 이사장님을 비롯한 이사님들과 박삼구 총동문회장님, 전임 총장님들,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들께 환영과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창립 132주년과 통합 60주년을 맞은 오늘 우리는 본교와 세브란스에서 각각 열리던 창 립기념 행사를 한자리에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는 알렌, 언더우드, 그리고 에비슨 선교사께서 오래전 품었던 꿈을 완성시키기 위한 첫 걸음입니다. 알렌 선생이 제중원을 떠나신 후, 언더우드와 에비슨 선교사님은 늘 함께 하셨습니다. 오늘의 연세를 위한 모금활동도 함께 하셨고 조선기독대학이 설립되자 나란히 교장과 부교장으로 봉사하셨습니다. 초창기부터 세브란스와 연희는 이름과 위치만 달랐지, 한 몸이었던 것입니다. 1956년 10월 연세대학교라는 이름을 탄생시키며 이듬해 4월, 마침내 연과 세는 하나로 합쳐졌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 연세는 물리적으로만 결합되었지, 화학적으로 제대로 결합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돋움하는 길목에서 우리는 연과 세를 유기적으로 결합시켜야만 합니다. 함께 있으면서 함께 하지 못했던 한계를 넘어서야 할 것입니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함께 해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대학의 기본적 사명인 연구와 교육 그리고 사회봉사 영역에서 상호간의 긴밀한 연결이 너무도 절실합니다. 둘이 진정 하나가 되었을 때 우리는 지금과는 다른 연세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연세인 여러분! 

 

앞으로는 인류에게 남겨진 마지막 미지의 영역인 생명현상에 대한 탐구가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연구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의학과 생명과학, 공학 그리고 인접학문들이 한 캠퍼스에 자리 잡은 연세대학교는 융합학문의 최적지입니다. Life Science의 융합을 위해서 본교와 의료원은 “융합사이언스 파크”의 설립을 추진 중입니다. 서로를 잇는 길목에 이를 건립하여 서로의 경계를 넘도록 하겠습니다. 의료원은 물론 생명시스템대학과 이·공, 인문·사회과학에 이르기까지 여러 학문분야가 어우러진 공간의 청사진이 바로 이것입니다. 단과대학의 틀 안에서만 이뤄지던 교수들 간의 교류도 이제 연·세를 넘나들며 활발히 이루어져야합니다. 한 캠퍼스에 함께 있으면서 함께 하지 못했던 한계를 이제는 뛰어 넘어야 합니다. 저는 융합연구만이 연세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다행히 융합은 작지만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미래융합연구원에서는 약 232개 세부전공 간의 융합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44개의 교수 연구센터와 17개의 대학원생 연구그룹이 융합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첨단 심혈관 의료기기나 영상기기 등의 분야에서 의대와 공대가 벽을 허물고 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 첫 걸음이 한국 의료기기 산업을 발전시키고 창업으로 이어져 연세의 교육과 연구, 재원확보의 새로운 길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미래의 교육에서도 융합은 핵심 키워드입니다. 교육 목표는 융합적 사고에 근거하여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Creativity)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설정되어야 합니다. 전공 질문에 답을 잘하는 학생보다 호기심 가득한 질문을 던지는 학생들을 키워내야 합니다. 또한 미래사회에서는 똑똑함으로 표현되는 인지적 능력보다 원만한 대인관계로 측정되는 비인지적 능력이 훨씬 중요해진다고 합니다. 22세기까지 살아갈 우리 학생들이 미래의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도 다른 이의 아픔을 내 것으로 내면화하여 공감하는 성품이라고 합니다. 친화력, 공감능력, 배려와 같은 소프트스킬이야말로 연·세가 함께 추구해야 할 가치입니다. 우리 학생들은 이미 교실과 생활공간 사이의 벽을 허문 RC교육을 통해 서로 다른 전공 학생들과의 토론과 교감을 나누며 공감능력을 키워가 고 있습니다. 

 

우리는 봉사의 영역에서도 융합을 시작합니다. 창립 132주년, 그리고 통합 60주년을 맞이한 오늘 본교와 의료원의 각 소속기관들이 따로 수행해 왔던 다양한 선교와 봉사활동을 통합하여 글로벌사회공헌원을 개원합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해온 다양하고도 중첩된 봉사 기능을 효율적으로 연결하기 위해서 국내외에서 벌여온 사회공헌활동을 통합해 운영하려고 합니다. 연세는 우리 사회와 지구촌 곳곳에 산적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깊이 참여하는 대학(engaged university)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1957년 당시 본관(스팀슨관)에 연세대학교 현판을 거는 백낙준 초대 총장

 

 

 

존경하는 내외귀빈 여러분, 

 

오늘 이 순간, 지난 60년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60년을 내다봅니다. 지금부터 연과 세가 참으로 하나 되어 함께 연구하고 교육하고 그리고 나눔을 배우고 배움을 나눈다면 60년 이후 우리의 후배들은 오늘의 첫 통합기념식의 의미를 새롭게 기념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연세가 통합을 넘어 융합으로 나아가는 첫걸음 을 뗀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임을 예배당도 없고 학교도 없었던 이 땅에서 연세를 통해 보여주셨던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오늘 연세의 하나됨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이 뜻깊은 자리에 참석해 주신 내외귀빈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께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2017년 4월 8일 

연세대학교 총장 김 용 학  

 

vol.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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