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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화제의 인물] 어둠 속에서 진리의 빛을 찾다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6-12-05

어둠 속에서 진리의 빛을 찾다
 
 
2016년도 1학기 최우등생 김진영 학생(사회학과 13)
 
 
지난 11월 11일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열린 ‘2016학년도 1학기 최우등생 시상식’에서 참석자들로부터 유독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은 이가 있다. 바로 시각장애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학업을 향한 열정을 보여준 김진영 학생이다. 앞은 보이지 않지만 꿈을 향한 그의 신념과 목표는 누구보다 뚜렷하게 빛나고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즈음 망막박리라는 희귀 눈질환으로 시력을 잃게 된 김진영 학생은 현재 빛의 유무만 구분할 수 있는 시각장애 1급이다. 눈이 보이지 않는 탓에 학업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그는 지난 학기 4.3 만점을 받아 최우등생으로 선정됐다.
 
 
“특별한 비결은 없어요. 운이 좋았던 것도 있고요. 물론 가끔씩 마음껏 책을 볼 수 있는 비장애 학생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절실함’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운이 좋았다’고 말하지만 시각 장애인으로서 비장애 학생들과 함께 학업을 이어간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수업에 필요한 ‘교재’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진영 학생과 같은 시각장애 학생들의 경우 점자나 음성프로그램을 통해 교재의 내용을 공부할 수 있다. 봉사자들이 필요한 교재를 타이핑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 준비기간만 평균 한 달 이상이 걸린다는 것. 
 
“9월에 학기가 시작하면 규정상으로는 적어도 7월 말에 수업계획서를 올리도록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보통 8월 말이나 9월 초에나 볼 수 있어요. 이런 경우 교재를 미리 준비할 수 없기 때문에 중간고사 보기 일주일 전에 교재가 완성되는 경우도 더러 있죠. 그래도 교내 장애학생지원센터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강의를 듣고 있어요.”
 
우리 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소장 전용관)는 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 매 수업마다 도우미 학생을 한 명씩 배치해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장애학생의 교내 이동을 돕고 판서나 수업 피피티를 옮겨 적는 등 수업에서 필요한 것들을 보조해준다. 김진영 학생은 “센터의 도움 없이는 공부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건넸다.
 
향후 소수자의 인권 향상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그는 특히 장애인의 인권에 대해 관심이 많다. 장애학생들의 고등 교육권 확보와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쓰는 교내 동아리 ‘게르니카’에 가입해 활동하기도 하고, 시각장애를 체험해보는 전시 ‘어둠 속의 대화’에서 전시장 안내를 하기도 했단다.
 
“장애를 갖고 살다보니 일상에서 도움이나 지원이 필요할 때가 있어요. 하지만 배려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종종 개인 혹은 집단의 원칙에 의해 무시당하는 경우가 있죠. 그럴 때 대처 방안이 법밖에는 없더라구요. 졸업 후 로스쿨에 진학해서 인권법을 공부하고 저와 같은 장애 학생들과 소수자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어요.”
 
현재 연세대학교에는 학부와 대학원을 통틀어 86명의 장애학생들이 학업의 열정을 이어가고 있다. 그중 시각장애인 학생은 10명. 최우등생 김진영 학생이 오늘날 우리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단순히 그가 지닌 장애 때문만은 아니리라. “자기가 할 수 있는 시간들을 절실하게 잘 보냈으면 좋겠다.”는 삶에 대한 그의 태도가 큰 울림으로 남는 까닭이다.
 
 

 

vol.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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