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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세 뉴스] 2016년 2월 학위수여식사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6-03-05

2016년 2월 학위수여식사

 

 

 

오늘 영예로운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품에 안고 정든 연세의 울타리를 떠나는 졸업생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자녀를 연세의 품에 맡기시고, 오직 정성과 희생으로 뒷받침하시고 오늘의 영광을 함께하시기 위해 이 자리에 오신 학부모님과 가족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올립니다. 무엇보다 훌륭하신 교수님들의 가르침이 있었기에 오늘 여러분이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을 것입니다. 스승에 대한 고마움을 되새기기를 당부 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의 졸업생 가운데는 지금이 졸업식이 아니라 입학식이면 참 좋을 텐데 하고 후회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여러분 앞에 놓인 인생이 그러할 수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입학 당시를 회고하듯, 먼 훗날 졸업하는 이 순간을 간절히 그리며 자신의 실수와 선택을 되돌아보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지금부터 여러분 앞에 주어질 기회가 반복되는 아쉬움으로 스쳐 지나가지 않도록 자신의 삶과 시간들을 소중하게 다루어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여러분 앞에 놓인 삶에는 더 이상 필수과목은 없습니다. 모든게 선택일 뿐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미래는 매순간의 선택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는 외국 유명 대학들의 졸업식사는 어떤 내용일까 궁금하여 찾아보았습니다.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공통 내용은 “도전하라”는 메시지입니다. 이제 안락한 상아탑을 벗어나 격랑이 몰아치는 바다로 나아가니, 도전정신을 갖고 파고를 넘으라는 내용입니다. 지금 여러분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입니다.

 

저는 여기에 덧붙여 졸업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삶의 의미를 찾는, 그런 인생을 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삶의 의미를 찾은 사람만이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우리가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살아가면서 삶에 어떤 의미를 두어야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또 이와 함께 삶의 경험으로부터 어떤 의미를 도출해 낼 줄 아는 지혜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직장인의 90% 이상이 자신의 직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며 자기 정체성과 직업을 별개의 것으로 인식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결국 먹고 살기 위해 억지로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인지 현대사회에서는 레저산업이 역사 이래 최고의 흥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레저 활동만으로 행복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모두들 성공을 위해서 애쓰지만, 성공만으로 인생이 완성될 수는 없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TV Show 호스트인 코난 오브라이언(Conan O’Brien)은 모교인 하버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성공을 하얀 턱시도 양복에 비유한 적이 있습니다. 입고 있으면 아주 행복하고 멋있게 보이지만 그것도 잠시, 정작 본인은 옷에 때가 탈까봐 겁이 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성공의 기쁨이 결코 영원하지 않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저는 삶의 의미는 성공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존경할 만한 동료들과 함께, 또 여러분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과 함께 도전하고 또 봉사하며 나누는 기회를 갖는다면, 삶의 의미는 바로 그 곳에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졸업생 여러분들은 앞으로 사회생활을 할 때 휴먼네트워크적인 사람이 되기를 당부 드립니다. 인간(人間)이라는 한자어는 사람 人자와 사이 間자를 말합니다. 이 속에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인간의 본질적인 속성이 휴먼네트워크에 있다는 동양철학의 심오한 뜻이 담겨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네트워크를 가꾸어 나갈 것인가요?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깊이 느끼고 표현하면서 사는 것은 관계의 기본입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학교생활을 통해서 얻은 친구들, 그리고 앞으로 사회에서 사귀게 될 새로운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십시오. 저는 가능한 이질적인 사람들을 많이 만나 사귀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여러분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람들과도 부지런히 사귀고 발품을 팔아 가능한 많은 이질적 네트워크 속에 자신을 투자하십시오.

 

이질적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은 새로운 생각과 영감의 원천이 됩니다. 동질적인 사람들과는 매일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기 쉽습니다. 전혀 다른 분야에 속한 사람과 만나면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생물세계에서도 유전자 변이가 없이 단성 생식을 하는 식물은 같은 자리와 같은 환경에서 번식합니다. 반면에 이성생식을 하는 식물은 열매를 맺어 멀리 퍼져나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납니다. 이성생식은 다름의 교배이고, 돌연변이는 창의성의 근원이 됩니다. 여러분의 네트워크에 이와 같은 생물학적 원리를 도입하기 바랍니다.

 

연세인 여러분!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바보스러울 정도로 성공에 굶주렸던 스티브 잡스의 굽히지 않는 도전정신과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랬던 윤동주 선배의 간절한 삶의 의미를 함께 품고 사회를 향해 자신 있게 비상하십시오. 여러분의 뒤에는 여러분을 지원하고 여러분을 응원하는 모교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자랑스러운 연세인입니다. 앞으로 연세인의 정신을 잊지 않고, 국가와 사회, 모든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연세인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2월 29일

총장 김 용 학

 

vol. 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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