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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Dean's Leadership] 김상근 신과대학 학장 겸 연합신학대학원장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5-12-15

세상과 소통하며 최고의 신학자를 양성하는 연합신학대학원

 

김상근 신과대학 학장 겸 연합신학대학원장

 

 

연합신학대학원의 역사와 특징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연합신학대학원(United Graduate School of Theology)은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에 소속되어 있는 신학 전문대학원입니다. 1964년에 설립된 연합신학대학원은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가 한국의 신학 고등교육을 위한 기금을 출연함으로써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한국의 각 신학대학에서는 학부생들에게만 신학을 가르치고 있었고, 교수요원으로 양성할 전문 신학대학원 체제가 갖추어지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세계교회협의회는 신학석사(Master of Theology)와 신학박사(Doctor of Theology) 과정을 한국에 신설하기 위해 우리 대학교 신과대학을 선택했습니다. 당시 한국 신학계를 주도하던 우리 대학교 신과대학 교수들을 중심으로 장로교, 감리교, 성공회 신학교에서 파견된 교수들이 함께 연합으로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연합신학대학원’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연합’으로 신학 석·박사 과정이 개설되자 각 교단 신학교에 소속되어 있던 우수한 학생들이 연세대학교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련받게 되었고, 이 학생들은 지금 각 교단 신학교에서 중견 교수 요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몇년 전의 조사에 의하면,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신학자 중 약 25% 이상이 연합신학대학원 출신이었습니다.

 

연합신학대학원은 ‘에큐메니칼 신학’을 지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신학계에서 ‘에큐메니칼(Ecumenical)’이란 말은 ‘초교파’란 뜻으로 사용됩니다.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은 한 개의 교파나 교리를 따르지 않고, 기독교 복음의 본질적인 특징과 모든 교단이 함께 지향하는 복음의 초월성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연합신학대학원에 소속되어 있는 교수님들은 다양한 교단적 배경을 가지고 있고, 학생들의 구성도 다양합니다. ‘에큐메니칼 신학’이란 뜻은 ‘진보적인 신학’이라는 의미도 포함됩니다. 주로 보수적인 신앙을 가진 진영을 ‘복음주의 신학’이라고 규정하는 것과 대비되는 개념입니다.

 

한국에서는 보수적인 신앙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가끔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의 신학이 진보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만,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연합신학대학원의 교수진이나 학생들의 신학적 방향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고 있으며, 그 점에서 다른 신학교육 기관과 차별화됩니다. 다양한 신학적 입장이 함께 공존하며 학문적 대화를 지향하기 때문에 ‘진보적’이라는 획일적인 평가는 정확하지 않은 것이라 하겠습니다. 최근 세계 교회와 한국 교회에서는 교파적인 특징이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고, 신학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은 이처럼 변화하는 교회와 신학의 변화를 선도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연합신학대학원의 인재상은 무엇입니까?

 

연합신학대학원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연세대학교라는 종합대학 안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신학교들이 신학대학(Seminary)에 속해 있기 때문에 신학 외 학문에 노출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입니다.

 

반면, 연합신학대학원은 연세대학교 내에서 일반 학문분야와 함께 학문적 자극과 도전을 주고받으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연합신학대학원이 위치한 신학관 건물은 문과대학과 법과대학 사이에 있습니다. 문사철(文史哲)을 연구하는 문과대학과 법전의 텍스트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법과대학 사이에 놓여 있는 연합신학대학원은 이들 일반 학문과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합니다.

 

우리 연합신학대학원의 인재상은 물론 탁월한 신학 연구자입니다. 그러나 연합신학대학원에서 연구하는 신학은 일반 학문으로부터 고립되거나 대화가 단절된 학문이 아닙니다. 넓은 세상 학문과 교류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진 신학 전문 연구자를 배출하는 것이 연합신학대학원의 목표입니다.

 

 

연합신학대학원이 직면한 과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한국 기독교의 위기와 함께 연합신학대학원도 큰 도전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별히 젊은 세대의 지속적인 탈(脫)교회 현상과 맞물려 신학 교육은 장차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신학의 지나친 전문성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교회의 학문으로 출발했던 신학이 전문 학술지 위주로 평가되는 교수 평가 시스템 때문에 신학의 방향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교회와 단절된 신학 연구가 계속 심화되면서 기존의 교회나 목회자들이 공공연하게 신학 교육의 무용론에 빠져 들고 있습니다.

 

연합신학대학원은 최고 수준의 학문적 연구를 지향하면서도 교회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교목실 목사님들이 연합신학대학원에 소속되어 있어 교수 요원이 충족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현재 순수한 신과대학과 연합신학대학원 교수진은 11명에 불과합니다. 향후 5년부터 70년대 학번 교수님들 몇 분이 연달아 정년 은퇴를 하시게 됩니다. 신학 학문 분야별로 탁월한 학자를 순차적으로 선발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연합신학대학원의 비전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이 궁금합니다.

 

연합신학대학원은 7~80년대에 황금기를 보냈습니다. 당시 연합신학대학원을 이끌어 가셨던 선배 교수님들의 활약이 대단했습니다. 성서신학, 조직신학, 교회사, 실천신학의 각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신학자들이 연합신학대학원에 기라성처럼 포진해 있었습니다. 이 분들이 한국의 신학계를 이끌어 오셨고 지금도 그 영향력은 쇠퇴하지 않고 있습니다.

 

연합신학대학원의 비전은 그 황금기의 영광과 신학 연구의 리더십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할일은 저를 포함한 소속 교수님들이 분발해서 탁월한 연구 결과는 내는 것이고, 또 최고의 신학자를 연합신학대학원에 모시는 일입니다. 대학은 학문 공동체이고, 학문은 최고의 연구 능력을 가진 석학에 의해 발전하게 됩니다. 뛰어난 스승이 있는 곳에 뛰어난 학생들이 모여들게 마련입니다.

 

연합신학대학원은 50년의 역사를 가졌지만 신과대학은 올해로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게 되었습니다. 연세 신학 공동체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본부의 특별한 지원을 받아 송도 국제 캠퍼스에 ‘Global Institute of Theology 프로그램’을 개설했습니다. 제2, 제3의 언더우드를 우리 손으로 배출해 외국에서 온 학생들을 그들의 모국으로 돌려보내자는 야심찬 프로젝트입니다. 2015년 개설된 GIT에는 현재 제3세계 출신 외국인 학생 18명이 첫 해 공부를 마쳤고, 이 학생들에게는 전액 장학금과 기숙사와 식비가 지원되고 있습니다. 연세대학교의 설립자인 언더우드 선교사께서 130년 전에 품었던 꿈을 다시 연합신학대학원이 꾸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연합신학대학원은 GIT를 통해 우리 학교 설립자의 그 원대했던 꿈을 세계로 돌려 드릴 것입니다.

 

대학원장님은 인문학 강연과 저술로 한국사회에 많이 알려져있는데, 전공하신 신학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신학은 교회의 학문으로 출발했습니다. 저도 저의 신학 연구가 교회와 목회에 도움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연세대학교에 교수로 임용된 후 저는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해 교회를 위한 신학을 연구하고 발표해 왔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저의 신학 연구 논문이나 저술에 대해서 한국 교회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일부 신학자들만 돌려 보는 정도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교회에서 설교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설교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세상에 나가서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복음의 가치를 전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지금 한국 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위기는 기독교 언어의 고립화 현상 때문입니다. 교회의 언어를 세상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합니다. 교회와 신학이 세상과 단절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의 판단이었습니다. 그래서 교회 밖 세상 사람들과의 대화를 위해서 인문학(Studia Humanitatis)을 선택했습니다. 특히 서양의 인문학적 전통은 플라톤과 기독교 신학의 결합을 통해 보편적 가치(Idea)를 추구해 왔습니다. 저는 인문학이 기독교와 세상의 접촉점(Point of Contact)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인문학 강의는 세상을 향한 저의 설교입니다. 세상과 소통하겠다는 저의 간절한 신학적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효율적인 소통을 위해서 EBS 인문학 특강이나 KBS나 SBS와 같은 공중파를 적극 활용하고, 다수의 단행본을 발간하며 세상과의 소통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vol. 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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