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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구 프론티어] 이용재 교수 연구팀, 방사광 가속기 고압 실험을 통해 지구 대기의 “제논 고갈(Missing Xenon)”현상 규명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4-08-01

‘네이처 케미스트리’ 논문 게재

지구의 진화과정에서 대기 조성과 암석 순환의 새로운 연관성 제시

 

이과대학 지구시스템과학과 이용재 교수 연구팀이 방사광 가속기 고압 실험을 통해 지구 대기의 ‘제논 고갈’ 현상을 규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온라인을 통해 7월 20일 공개됐으며, 9월호 인쇄본에 출간 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구의 진화과정 속에서 대기의 조성과 암석 순환의 새로운 연관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논문 제목은 “Irreversible xenon insertion into a small-pore zeolite at moderate pressures and temperatures”이다.

지구와 화성의 대기 중에는 불활성 기체인 제논 가스의 농도가 다른 행성에 비해 약 20배 정도 고갈된 '제논 고갈(Missing Xenon)'이라 불리는 현상이 관찰된다. ‘제논 고갈’의 원인에 대한 이전까지의 설명은 심부지구 환경, 곧 수천도의 온도와 함께 대기압의 수십만에서 수백만 배에 달하는 초고온고압 환

경인 맨틀이나 핵에 제논이 포획되어 있는 결과라고 학자들이 추정해 왔다. 본 연구에서는 천부지구 환경, 곧 수백 도의 온도와 함께 대기압의 수천 배에서 수만 배 정도에 달하는 지각이나 지각판의 섭입대 등의 환경에서 제논이 다공성 광물인 제올라이트 내부로 상당량 포획되고 이후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이아몬드 고압기와 방사광 가속기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보여주었다. 또한 흥미로운 점은 제논이 제올라이트 결정 속으로 포획되면서 미세공 내부에 위치한 양이온의 전자가 분리현상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금속 나노입자의 형성과 흔치 않은 전자가의 양이온을 갖는 제올라이트로 변형시킨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새로운 고압 화학반응의 발견을 통해 지구의 숨겨졌던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다는 융합적 성격이 이번 연구의 특징이다.

제올라이트 광물은 지각에 가장 풍부한 원소인 산소와 규소, 알루미늄이 적절한 비율로 격자를 이루고, 나트륨이나 세슘 같은 다양한 양이온들이 격자 내부에 위치한 결정질 물질을 말한다. 이때 제올라이트가 다른 광물들과 구별되는 특징은 격자구조 자체가 분자 크기의 미세공을 규칙적으로 형성하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물이나 이산화탄소와 같은 분자들이 조건에 따라 미세공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점이다. ‘끓는돌’이라는 뜻의 제올라이트의 어원도 바로 이러한 물과 같은 외부 분자들을 쉽게 포집하고 방출할 수 있는 제올라이트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학문 분야 간 융합연구의 좋은 사례

이번 연구에서는 제올라이트 광물이 제논이 풍부한 대기압 환경으로부터 지각판의 순환과정을 통해 섭입대로 진입하게 된다고 했을 때, 곧 제올라이트에 제논과 함께 일정한 온도와 압력을 가했을 때 일어나는 변화를 방사광 X-선 실험을 통하여 측정하였다. 이때 대기압의 수천에서 수만 배에 해당하는 고압 환경은 가장 단단하면서도 빛에 대한 투과성이 우수한 다이아몬드를 모루로 사용하는 소형 고압기인 다이아몬드 앤빌셀이라는 장치를 사용하여 만들어주는데, 제올라이트 분말을 수백 마이크로미터 지름의 다이아몬드 바닥면(큘렛) 사이에 두고 힘을 가함에 따라 압력을 조절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이러한 고압 환경에서 일어나는 제올라이트 결정구조의 변화는 방사광 가속기에서 만들어 낸 밝은 휘도의 X-선을 사용하여 측정하였고, 대기압의 약 17,000배, 곧 땅 속 약 50km 깊이에서 제올라이트의 미세공으로 제논이 포획됨과 함께 은 나노입자가 형성됨을 회절선에서 나타난 일련의 변화를 통해 확인하였다. 이러한 변화를 겪은 제올라이트는 압력을 해방시킨 후, 다시 말해 다시 지표의 환경으로 전환시킨 후에도 여전히 전체 질량의 약 30%에 달하는 상당량의 제논을 포획한 상태로 남아 있음을 X-선 형광분석을 통해 확인하였다. 제논의 포획과 함께 형성된 은 나노입자와 미세공 내부에 이가의 전자가를 갖는 은 양이온이 존재하는 것은 전자현미경과 전자스핀공명 등의 첨단 장비를 활용하여 보여주었다.

바로 이점이 이번 연구가 갖는 실험 전략상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데, 지구과학의 오래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압 실험을 전문으로 하는 광물학자들과 나노미터의 세계를 연구하는 화학자, 그리고 방사광 가속기 등 첨단 물성측정 장비를 활용하는 물리학자들의 합작품이라는 점이다. 연구 대상과 방법은 서로 달라도 학문 분야 간 융합적인 연구가 지구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연구결과로 이어진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적용한 천부지구 환경은 산업적으로 충분히 모사할 수 있는 조건이고, 압력이라는 변수를 통해 나노입자의 합성과 양이온의 전자가 조절이 가능함을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나노화학 및 촉매화학의 기술개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이용재 교수팀의 주도로 박사과정생 성동훈 학생과 이용문 학생이 논문의 제1,제2 저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미래창조과학부의 글로벌연구실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본 사업의 공동연구자인 미국 스탠포드가속기연구소 치창 카오 박사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나노센터의 토마스 보그트 박사가 논문의 공저자로 참여하고 있다. 방사광 가속기 실험은 미국 리버모어연구소의 신현채 박사팀과 함께 미국의 알곤국립연구소와 우리나라의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수행되었고, 전자스핀공명 실험을 위해 중앙대학교 물리학과 최광용 교수와 협력하였다.

이용재 교수팀은 최근 포항방사광가속기연구소와의 공조로 국내에 보다 전문화된 고온고압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이 교수는 “앞으로 국민의 관심과 함께 정부와 연구단체의 지원이 지구 내부의 이해에 대한 분야로도 더욱 확장되어 우리나라 과학자들에 의해 지구의 숨겨진 비밀들이 계속 밝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vol. 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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