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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Dean's Leadership] 문과대학 최문규 학장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4-06-01

한국 인문학의 본산인 우리 문과대학은 국문, 중문, 영문, 독문. 불문, 노문, 사학, 철학, 문정, 심리 총 10개의 전공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나치게 많은 세부 전공으로 편성된 듯이 보이지만, 그러나 서울대(16개), 고려대(15개)에 비하면 세부 전공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사실 매우 복잡한 인간의 정신과 다채로운 문화에 관한 연구와 교육은 가능한 한 다양한 시각에서 전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최문규 문과대 학장은 개인적으로 일문학, 서반어학, 미학 등이 도입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오래전부터 갖고 있다고 한다.

윤동주, 최현배, 정인보 등을 비롯한 위대한 문인과 학자들, 그리고 문과대학 동창회에서 매년 선정하는 <연문인> 상 수상자들(허웅, 김형석, 차범석, 김석득, 박영식, 김동길, 남기심, 이상섭, 공지영, 최인호, 봉준호 등)의 뛰어난 학문적, 사회적, 예술적 능력 등을 보면, 문과대학이 분명 우리 대학을 이끌어가는 남다른 위치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문과대학은 그처럼 뛰어난 재능을 지닌 인물, 걸출한 업적을 남긴 인물을 배출한 연세의 근원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다.

그렇다고 문과대학이 ‘위대한 명성’의 과거에만 안주할 수 없다고 최문규 학장은 밝힌다. 21세기는 분명 과거와는 다른 사회문화적 환경을 형성하고 있으며, 대학과 학문도 그 변화된 환경을 도외시할 수 없다. 특히 소통, 경쟁, 혁신 등이 요청되는 보편적 상황에서 학문이 무조건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전공 간의 넘나들기, 가로지르기, 횡단하기 같은 포스트모더니즘적 경계 해체의 시대에 최문규 학장은 문과대학 내 여러 전공 간의 부단한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소통, 경쟁, 혁신만을 제1 명제로 삼도록 모든 이들에게 강요할 수 없는 것이 문과대학의 독특함이며, 어쩌면 보편성과 개성(혹은 고유성)은 항상 길항작용을 유지해야만 한다고 최문규 학장은 역설한다. 특히 문과대학은 시류(時流)에서 한 걸음 벗어나 있는 이들을 존중해야만 하는데, 이는 ‘고독한 개인’이 세인(世人)보다 훨씬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는 역사적 사례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한다. 변화된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 혹시 ‘도구적 이성’만이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곱씹어보고 반추해보는 것이 대학과 학자의 역할이자 소명이라면, 그런 점에서 문과대학은 더더욱 시류를 거슬러 올라가려는 연어 같은 존재적 가치와 고귀한 인문학적 숨결을 간직해야만 한다. 인문학적 상상의 영역을 ‘생태보호지역’처럼 지켜주어야만 한다는 프로이트의 시각은 혁신, 경쟁, 소통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최문규 학장은 말한다.

문과대 30대 학장을 맡고 있는 최문규 학장은 2년의 임기 중 어느새 1년을 맞이하고 있다. 사실 임기 시작부터 그에게는 피할 수 없는 과제가 주어졌는데, 그것은 2015년 문과대학 100주년 기념과 관계된 다양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착수하고 마무리해야만 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많은 동료 교수들의 도움으로 기념사업 전체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어 다행스럽다고 한다.

문과대학 교수로서 최문규 학장은 올해 20년 근속을 맞이한다. 대학의 가장 심각한 현안이자 문제점으로 최문규 학장은 무엇보다도 학생과 교수, 교수와 교수, 전공과 전공 등 다양한 차원에서의 상호 소통 부재를 들고 있다. 그는 그 원인을 과거 학부제 시스템, 연구와 교육에서의 계량화 시스템 등에서 찾으며, 학과제로 전환된 지금도 소통 부재의 그림자는 여전히 짙게 드리워져 있다고 한다. 팀 티칭 강의 형태나 다양한 형식의 콜로키엄을 시도하고 있지만, 학생과 교수, 교수와 교수 간의 소통 부재, 그로 인한 무관심주의, 이기주의 등은 전혀 극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는 사실 문과대학만의 문제라기보다 연세 공동체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최문규 학장은 무엇보다도 학생들을 기다리기보다는 다가가기, 교수 개개인들 간의 연구 모임 활성화, 단과대학 내 공동 강의, 단과대학 간의 공동 강의, 나아가 단과대학 간의 공동 수양회(예, 문과대학과 이과대학) 등을 적극 모색해 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무엇 때문에 인문학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그는 “... 이 세계 전체가 정말 언젠가 진지하게 완전히 이해된다면 아마도 여러분들은 불안해할지도 모른다.”라는 독일 낭만주의 작가 슐레겔의 말을 인용한다. 인간, 삶, 문화, 세계 등은 결코 완전히 이해될 수 없기에 다행히 우리는 불안에 떨기보다는 이해의 즐거움을 계속 추구해 나가고 있으며, 인문학은 그런 이해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보고(寶庫)에 다름 아니라고 말한다. 

 

vol. 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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