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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구 프론티어] 2014학년도 연세학술상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4-06-01

우리대학교는 매년 탁월한 연구업적을 통해 학문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전임교수에게 연세대학교 학술상을 수여해 오고 있다. 지난 5월 10일에 열린 창립 129주년 기념식에서 ‘2014학년도 연세학술상’을 시상했다.

올해는 총 4개 분야에서 빼어난 학문적 성과를 낸 교수를 선정했다. 인문과학 부문은 이석구 교수(영어영문학과), 사회과학 부문은 김희웅 교수(정보대학원), 자연계 기초과학 부문은 윤석진 교수(천문우주학과), 의학 부문은 치과대학 문석준 교수(구강생물학과)가 연세학술상을 받았다.

2014학년도 연세학술상 수상자들의 저서(논문)에 대한 소개와 함께 수상 소감을 들어 본다.

 

<인문과학 부문>

수상자 : 이석구 교수 (영어영문학과)

수상 저서 : 『제국과 민족국가 사이에서: 탈식민시대 영어권 문학 다시 읽기』

저서 개요

이석구 교수는 노벨문학상과 부커상 수상작을 중심으로 영미, 영어권 아프리카, 인도, 서인도제도, 호주 등 영어권 전체에서 주목받는 소설 33권을 선별하여 탈식민주의적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이 연구는 저항 문학이 제기하는 정치적 의제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저항 집단 내부에서 목격되는 “내부 비판과 균열”에도 주목하였다. 식민 이데올로기와 민족주의 중 어디에도 온전히 포섭되지 않는 “제3의 세력”에는 불평등한 성(性) 정치학에 저항하는 여성뿐만 아니라 경색된 민족주의를 비판하는 반체제 지식인, 그리고 메트로폴리스에서 활동하는 디아스포라 지식인도 포함된다.

연구서의 제목으로 “제국과 민족국가 사이에서”를 선택한 것은 민족국가를 더 는 하나의 동질적인 단위로만 볼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즉 민족국가의 내부에는 식민 이데올로기뿐만 아니라 기왕의 민족주의에도 동의하기를 거부하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제3의 세력이 내는 목소리를 청취하려는 것은 반드시 그들의 입장에 동의해서가 아니다. 이 목소리를 식민지배 이데올로기 및 저항 이데올로기와 함께 고려할 때 비로소 민족국가가 오늘날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나 정치적 현안을 다면적이고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수상 소감

“나는 현대 영국소설 전공자로서 강단에 서게 되었지만, 나의 연구실은 임용 첫 해부터 식민지국의 문학 작품으로 채워지게 되었다. 소위 “주변부” 작가들과 사랑에 빠진 이유는 이들이 고민하던 정치적 의제에 내가 공감하는 바가 컸기 때문이다. 영제국의 지배를 받았던 식민지의 작가들은 식민주의의 유산뿐만 아니라 해방 이후에 들어선 민족주의 정권과도 싸워야 했다. 그들이 문학을 통해 치열하게 씨름했던 사회적 모순은 일제의 식민 통치에 이어 군사 독재와 급격한 근대화를 동시에 겪으면서 우리 사회가 안게 된 문제와 다르지 않았다.

우리의 현실에서 공명하는 그들의 고통스러운 경험이 나를 그들의 문학으로 이끌었나 보다. 그간 배우고 가르치느라 캠퍼스에서 보낸 시간을 따져보니 33년이나 되었다. 긴 세월 동안 함께 학문을 논하고, 어려운 삶의 순간을 같이 해 주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격려해 준 선배 교수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학문적 관심이 나를 이끄는 대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과 연구 공간을 마련해 준, 나의 사랑하는 연세대학교에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이 책의 완성에는 그간 나의 강의를 수강한 학생들의 도움이 무엇보다도 컸다. 학생들이 제기하는 질문이나 그들과의 열띤 토론은 나로 하여금 텍스트를 새로운 시각에서 보게 해준다. 그래서 나는 가르치는 일이 즐겁다. 보잘것없는 저서를 과분하게 평가해주신 많은 분의 기대를 잊지 않고 더 나은 학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사회과학 부문>

수상자 : 김희웅 교수 (정보대학원)

논문제목 : 가상 커뮤니티에서의 디지털아이템 구매 동기 연구 (What Motivates People to Purchase Digital Items on Virtual Community Websites? The Desire for Online Self-Presentation)

논문요약 : 이 논문은 고객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디지털 아이템을 구매하는 동기가 무엇인지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온라인 비즈니스모델 개발 및 확산에 이바지했다. 특히, 온라인상에서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실제 디지털아이템 구매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파악하였다. 이와 더불어, 자기표현 욕구를 증대시킬 수 있는 주요 요인도 파악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수익모델 부재로 고생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업체들에 비즈니스 수익모델 개발과 온라인 커뮤니티 설계와 관리에 대한 지침을 제시하여 더 나은 비즈니스 성과를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수상소감

“연세학술상을 받게 되어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이것이 가능하도록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특히, 나에게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 싱가포르국립대학(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의 공동연구자와 정보대학원 동료 교수님들, 나와 같이 고생한 졸업생들과 재학생들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본 학술상을 앞으로 더욱 연구에 정진하라는 격려와 계기로 삼아 앞으로도 사회과학 및 융복합 분야 연구 활동에 매진하겠다. 마지막으로 모든 영광을 가족에게 돌린다.”

 

<자연계 기초과학 부문>

수상자 : 윤석진 교수(천문우주학과)

논문제목 : 단일항성종족의 분광학적 해석을 위한 연세 종족합성 모델(Yonsei Evolutionary Population Synthesis (YEPS) Model. I. Spectroscopic Evolution of Simple Stellar Populations)

논문요약: 윤석진 교수(천문우주학과)는 ‘구상성단 색분포 양분현상(Globular Cluster Color Bimodality)’의 기원에 관한 새로운 이론을 제창하였다. 이는 초기 우주에서의 은하형성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난제로 여기는 주제였다. 구상성단 색분포 양분현상이 1990년대 초에 최초로 발견된 후, 이 주제와 관련된 논문들이 300편 이상 출판되었다. 여기에 투입된 연구비(우주 망원경과 대형 지상망원경 사용)도 천문학적이었다. 현재 윤석진 교수의 이론은 국제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윤석진 교수는 이 이론을 2006년 ‘Science 지(誌)’에 게재했다. Science지는 이를 주요논문으로 선정하여 이 분야 최고 권위자의 해설기사를 함께 실었다. 천문우주학의 신흥강국인 대한민국에서 발표된 새 학설과 그 후속 연구에 국제학계는 주목하고 있다.

위와 같은 연구를 가능하게 했던 지식체계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항성종족이론'이라 할 수 있다. 항성종족이론은 수천억 개의 항성의 집합체인 은하의 측광/분광학적 특성으로부터 그 구성(構成) 항성들에 관한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통해 은하의 기원과 역사를 추적하는 첨단이론이다.

"Yonsei Evolutionary Population Synthesis Model: Spectroscopic Evolution of Simple Stellar Populations(단일항성종족의 분광학적 해석을 위한 연세 종족합성 모델)"이란 제목으로 이 분야 최고 권위 저널인 ‘Astrophysical Journal Supplement Series’에 출판된 이 논문은, 제목에 나타난 대로 "연세"의 이름을 걸고 성단의 이론적 모델과 해석의 틀(frame)을 국제학계에 제공한 논문이다.

 수상소감

“대우주의 광대한 공간과 장구한 시간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최고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최적의 환경에서 연구하고, 최대의 보람으로 봉사할 수 있는 우리 연세대학교. 저는 여기 몸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이에 더하여, 올해 연세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감사하고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특히 내년 2015년 연세 이과대학 100년을 앞두고, 한 세기, 한 시대를 마감하는 시점에 이과대학 교수로서 이 상을 받게 되어 저로서는 더 큰 영광이다.

또한, 2015년은 연세 천문우주학 교육 100년을 기념하는 해이기도 하다. 1915년 Rufus 박사께서 연희전문 개교와 함께 천문학 강의를 개설하고, Becker 박사께서 이를 계승하였다. 1922년 이춘호 교수께서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천문학을 강의하였다. 한국 최초의 이학박사(미시간대)는 천문학자였다. 1926년 모교인 연희에서 천문학을 강의했던 이원철 교수가 그 분이다.

1917년 연희전문 설립자 언더우드 박사께서 현재 교지(校地)의 청사진을 그릴 때, 연희동산에 천문대를 짓는 것을 꿈꾸었다는 사실을 아시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당시로써는 허황돼 보이던 그의 꿈은, 1928년 작은 망원경이 언더우드관 옥상에 설치될 때, 1980년 일산 천문대가 열릴 때, 2003년 연세의 이름으로 GALEX 우주 망원경이 우주로 날아오를 때, 2008년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이 눈을 뜰 때 이루어졌다.

저에게 과분하기만 한 이번 연세학술상 수상을 계기로, 연세의 역사와 연세의 꿈과 연세의 과학을 이어가기 위해 더욱 정진하는 학자가 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의학 부문>

수상자 : 치과대학 문석준 교수(구강생물학과)

논문제목 : OBP 단백에 의한 쓴맛 물질의 단맛인지 억제 기전 구명

(An Odorant-Binding Protein Required for Suppression of Sweet Taste by Bitter Chemicals)

논문개요 : 생수와 아메리카노 커피에 같은 양의 설탕을 넣어도 생수보다 커피에서 덜 달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의 혀는 단맛과 쓴맛을 인지하는 미각세포가 각각 독립돼 있어 각각의 맛을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두 가지 각각 다른 맛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 사실은 경험적으로 알려졌으나, 이러한 상호작용이 어떠한 기전에 의하여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문석준 교수 연구진은 초파리에서 단맛 물질과 쓴맛 물질이 혼합된 경우, 쓴맛 물질이 쓴맛 미각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OBP49a 단백질과 결합하여 단맛 수용체의 작용을 억제하여 상대적으로 단맛을 덜 느끼게 한다는 것을 밝혔다.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음식 대부분은 순수한 화합물이 아닌 다양한 맛 물질의 혼합물이며 본 연구는 다양한 맛 물질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로 실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현상의 기전을 규명한 것이다.

수상소감

“이번 Neuron 지 논문 게재 같은 좋은 연구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치과대학 여러 교수님의 도움과 항상 묵묵히 본인들의 연구에 매진한 대학원생과 연구원들이 노력한 결과이다. 특히 어려운 여건에서도 실험에 필요한 고가의 장비 구매에 후원을 아끼지 않은 박성필, 구치균, 강호성, 강호식, 김성현, 김정석, 노현수, 양춘식, 장혜숙, 정재욱, 조준희, 한정윤, 권희준, 박재한 치과대학동문에게 감사드린다.”

 

vol. 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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