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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무료 법률상담으로 그늘진 곳을 밝히는 손창완 교수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4-03-01

로스쿨 학생들과 함께 연세법률봉사단 활동

현대 사회에서 정의 사회 구현의 수단은 법이며, 정의 실현은 법조인들의 크고 작은 노력을 통해 다가갈 수 있다. 특히 법학 교육이 아는 것과 실행하는 것의 균형을 강조하는 시대에 작은 곳에서부터 법의 공공성을 추구하려는 시도는 정의 실현을 향한 발걸음의 시작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법의 공적 책임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우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손창완 교수(법학 92학번)는 교내외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그 균형을 실천하고 있다.

현재 손창완 교수는 각종 법률상담 봉사를 하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 내 공익법률지원센터 부소장을 맡고 있는 손 교수는, 직접 방문, 인터넷, 그리고 전화 등을 통해 법률상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중구의 ‘다시서기 종합지원센터’, 파주시청, 은평구청 등 다양한 곳에서 뜻을 함께하는 변호사와 함께 법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유익한 자문활동을 한다. 특히, 파주시에 있는 LG디스플레이에 근무하고 있는 3만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무료 법률상담은 큰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깡통 전세 등 여러 부동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파주 거주 근로자들이 손 교수의 도움으로 작게나마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활동은 법률 전문가인 손 교수와 몇몇 변호사의 힘만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비 법조인인 학생들의 자원 봉사 신청을 받아서 연세법률봉사단을 조직하여 학생들도 공익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변호사의 공공성 함양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대학원 내의 ‘리걸 클리닉’이란 수업을 통해서도 학생들이 실제 사건을 통해서 법률 지식을 사용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학교 내의 교육과 학교 밖의 현장을 연결해 줌으로써 학생들이 예비 법조인으로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는 공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법조인의 길을 선택하다

손 교수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법조인의 길을 가게 되었다. 손 교수가 어렸을 때, 그의 아버지는 건설회사를 피고소인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러한 영향으로 아버지는 손 교수에게 법조인이 돼서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돕길 바랐다. 당시에 손 교수는 정치외교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권유로 법과대학으로 진로를 선택하게 됐다. 이후에 학부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사법시험을 준비한 손 교수는 재학 중에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1998년에 1년 동안 사법연수원 연수 이후 2000년부터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

손 교수는 법조인이 된 이후에도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에 대한 열정을 지속했다. 법철학에 대한 순수한 학문적 관심이 있어 2002년에 우리대학교 대학원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지만, 로펌에서 경제 관련 사건 수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관심이 상법으로 바뀌게 되었다. IMF 이후, 대우채 환매사건과 분식회계 사건 등이 우리나라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었던 시기였기에 손 교수는 경제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로펌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야간에 우리대학교 경제대학원을 다녀 2004년에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2005년에 뉴욕대학교 법과대학원 LLM과정, 2006년에 우리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는 등 손 동문의 학문에 대한 열정은 끊임없었다.

로펌에서 손 교수는 상법, 회사법, 공정거래법 등의 분야에서 우리나라 경제 사건의 굵직한 이슈들을 담당하였다. 1,50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물게 만든 손해보험사 담합 사건, 국민은행과 외환은행 인수합병 시 노동조합 대리로 관여하는 등 감사원 감사 청구 또는 기업 결합 관련 일을 처리하였다. 그리고 2007년 로스쿨 법안이 통과된 이후, 우리대학교 로스쿨 실무 교수 충원을 할 시기에 손 교수는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임용되었다.

 

연세 로스쿨과 예비 법조인에 대한 기대

미국 뉴욕대 로스쿨에서 수학한 손 교수는 미국 로스쿨이 아주 대단한 지식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라고 단정한다. 그러나 그들이 이룬 학문적 성과와 가르치는 저력은 대단하고 우리 법학 교육이 본받을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법학 교육에서 교수와 학생들이 좋아하는 과목은 주입식 강의예요. 헌법은 이렇고, 기본권은 저렇다 등의 형식으로 명확하고 명쾌하게 가르치고 배우는 것을 선호해요. 하지만 이런 방식의 교육은 테두리 내에서만 사고하고 비판을 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발전의 여지가 거의 없고 판례를 추종하려고 해요. 반면에, 제가 미국에서 공부했을 때 한 번도 명쾌한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이렇게는 어떨까, 저렇게 하면 어떨까 등으로 학생들이 계속 생각하게 만들어요. 열린 교육을 하니까 비판과 응용 능력을 잘 키워주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로스쿨도 이런 식으로 가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교수와 학생들 모두 많이 어려워하고 있어요.” 하지만 손 교수는 이전 세대의 법조인보다 훌륭한 자질을 가진 학생들이 들어와 이러한 고민도 곧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 “로스쿨에 들어온 학생들은 여려 면에서 훌륭해요. 어학 실력도 좋고, 열의도 있어서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있는 훌륭한 법조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합니다.”

법을 공부하는 학자로서 손 교수는 법철학자 로널드 드워킨(Ronald Dworkin)이 정의한 법의 의미에 따라 법을 공부하고 사회와 관련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라고 여긴다. 법을 정치적 도덕(political morality)이라고 정의한 로널드 드워킨은 법이 정치적으로 무엇을 지키자고 합의한 규범으로 이해하였다. 곧, 사회를 구성하는 입법, 행정, 사법부가 법이라는 하나의 코드를 통해 유지되는 것이다. 손 교수는 이러한 코드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법학자와 법조인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상법의 경우에는 사회와 관련된 것이 많아 그러한 부분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것을 즐겁게 여기고 있다고 한다.

모교에서 좋은 학생들을 가르쳐서 훌륭한 법조인으로 성장시키며 훌륭한 연구 성과를 내고 싶고, 가정에서는 두 아들을 바르게 키우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손창완 교수. 마지막으로 손 교수는 여러 연세인들이 훌륭한 시스템을 만들고, 가르치고, 배우며, 그러한 것을 사회에 적용하여 실천할 수 있기를 소망했다. “학교는 일반 사기업과 다른 공공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측면에서 연세대학교라는 공동체가 여러 측면에서 사회에 모범되는 시스템을 만들고, 그런 공동체를 바탕으로 해서 교육이념에 맞는 학생을 가르치는 역할이 중요해요. 그리고 그 학생들이 모범 시스템을 가지고 사회에 나가서 적용하고 실천해 낼 수 있는 구성원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글 : 김진성 기자(yayuam@yonsei.ac.kr)

   

 

 

vol. 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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