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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세 뉴스] 도산 안창호 선생에게 연세대 명예졸업증서 수여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3-12-01

도산 선생, 언더우드학당에서 2년 동안 수학

구한말 청일전쟁에 승리한 일본에 국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당시, 한양(서울)땅 정동교회 앞, 열여덟 살의 청년이 금발의 백인 선교사(밀러)가 건네준 한 장의 전단지를 받아든다. “여러분 주 예수그리스도를 믿으십시오! 그러면 재워주고 먹여주고 공부도 가르쳐 줍니다.” 위기에 처한 조국을 구하러 신학문을 배우기 위해 집을 나온 청년 안창호와 구세학당(救世學堂, 연세대학교의 전신)의 설립자 언더우드와의 만남은 이로부터 시작됐다.

도산 안창호(1878~1938) 선생은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지도자이다. 그는 평안남도 강서 출생으로, 16살 되던 해인 1894년에 상경했고 1896년에는 언더우드학당(구세학당)에 들어가 기독교를 받아들였다. 도산 선생의 헌신과 이상은 이때 배운 기독교 이념과 민족개조의 이상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이후 평양지역에 교회를 설립하였고, 교육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도산의 민족운동은 연세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도산의 동서 김창세는 세브란스의학교를 1916년에 졸업한 후 세브란스의전 교수로 활동한 바 있다. 백낙준, 김윤경, 조병옥, 이윤재를 비롯한 수많은 연세인들이 흥사단 운동과 수양동우회 사건에 함께 가담했다.

일제에 항거하며 청년들에게 민족정신을 일깨우던 도산은 1937년 6월 동우회 사건으로 마침내 일본 경찰에 붙잡힌다. 감옥에 가게 되었을 때, 일본 검사에게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밥을 먹어도 대한의 독립을 위해, 잠을 자도 대한의 독립을 위해 해왔다. 이것은 내 목숨이 다할 때까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이후 그는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어 모진 고문에 시달린다. 보석으로 풀려나왔으나 이미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된 그는 결국 그토록 갈망하던 대한의 독립과 자유를 보지 못하고, 1938년 3월 10일 눈을 감게 된다.

이로부터 75년, 뼛속 깊이 사무치도록 목말라하던 자유의 땅, 조국 대한민국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은 우리대학교로부터 명예졸업증서를 받았다. 모교로부터 입학 초대장을 받은 지 117년 만의 일이다.

언더우드학당은 1886년 5월 언더우드가 제중원의 알렌, 헤론 선교사와 함께 세운 고아학교이다. 이들은 고아학교에서 한글, 영어를 비롯하여 서양의 기술을 교육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다닐 무렵의 학교 책임자는 밀러 선교사(한국명 민노아)이었는데, 당시 밀러 선교사의 보고서(Report of Boys School)에 안창호가 뛰어난 학생이라고 적혀 있다. 구세학당은 중학교 과정으로 한 단계 발전됐고, 이후 1915년 Chosen Christian College(초대 교장 언더우드)가 되었고 1917년 연희전문학교로 허가를 받았으며, 지금의 연세대학교로 거듭나게 됐다.

이처럼 도산 안창호 선생은 오늘날 우리대학교의 전신인 언더우드학당에서 2년 동안 수학하고 졸업하였기에 명예졸업생으로 선정될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연세의료원과 맺은 인연 또한 각별하다. 그는 제중원(세브란스병원 이전 명칭) 예배당에서 밀러 선교사의 주례로 부인 이혜련 여사와 결혼식을 가졌다.

  

도산의 외손자 필립이 연세대로부터 졸업장을 받다

우리대학교는 언더우드학당 재학 당시에 보여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성실한 학업 자세와 명예로운 삶의 업적을 기리며, 그의 유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했다. 수여식은 11월 8일 오전 10시 30분에 연세·삼성 학술정보관 7층 장기원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명예졸업증서는 도산 선생을 대신하여 외손자 필립 안 커디(Philip Ahn Cuddy) 선생이 받았다.

명예졸업증서 수여식에서는 정갑영 총장의 명예졸업증서 수여와 유가족의 답사가 이어졌고, 도산 선생의 맏딸 안수산(Susan Ahn Cuddy) 여사의 동영상 축하메시지와 김도형 박물관장의 주제 강연이 있었다. 이날 수여식 행사는 백주년기념관 박물관 전시실로 자리를 옮겨 기념전시 관람과 리셉션의 순서로 마무리됐다.

 

이혜련 여사 제작 도산 선생의 태극기 1월 4일까지 전시

도산 선생이 옥중에서 만든 공예품도 전시

한편, 박물관에서는 명예졸업증서 수여를 계기로 ‘기념전시 도산 안창호와 연세’를 마련하고 내년 1월 4일까지 박물관 1층 전시실에서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에는 사진 및 편지와 판결문 등 기록물 100여 점이 전시됐다. 흥사단(올해 100주년)에 입회한 연세인의 입회원서(이력서- 백낙준), 동우회 사건으로 구속된 연전 교수의 수형부, 사직서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도산 안창호 선생이 사용했던 태극기(부인 이혜련 여사 제작)가 유족들의 협조로 전시돼 눈길을 끈다. 아울러, 도산 선생이 대전형무소 수감 당시 손수 만든 지승공예품 총 11점(그릇 9점, 그릇 뚜껑 1점, 바구니 1점)도 전시됐다.

도산 선생의 명예졸업증서를 받기 위해 우리대학교를 방문한 필립 선생(도산 선생의 외손자)은 “명예졸업장을 받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 외할아버지가 무척이나 자랑스럽다! 지금은 존경할 만한 영웅이 없고, 서로에 대한 믿음도 점차 사라져가는 시대이다. 이러한 때 ‘섬기는 리더(service leader)’와 ‘진정성(sincerity)’을 보여준 도산 선생의 삶이 젊은이들의 마음속에 깊은 감동과 교훈으로 새겨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태극기사진 설명] 도산 선생이 사용했던 태극기. 도산의 부인 이혜련 여사가 제작

 

vol. 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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