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연구원 연규동 HK연구교수가 번역한 I. J. 겔브의 「문자의 원리(A Study of writing)」(연세대학교 대학출판문화원)는 비교유형론적인 토대 위에서 문자의 사용과 발전을 지배하는 일반 원리들을 세웠다. 인류가 견고한 재료 위에 흔적을 남기기 시작한 이래 현대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보편적인 원리가 ‘문자’에 작용하고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 즉 인류의 문자가 발달해 온 과정에서 “외적 발달의 원리, 상황문맥의 원리, 위치 원리, 관습화의 원리, 표음화의 원리, 경제 원리, 축약의 원리, 수렴의 원리, 내적 발달의 원리, 단일방향성 발달의 원리” 등과 같은 다양한 원리가 작용하였음을 실제 여러 문자체계들을 비교하며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이 책은 기존의 협소한 언어학적 문자 개념이 일반적인 문자 현상들조차 포괄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전통적인 ‘문자’의 개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문자에 대한 이론이 필요함을 역설하였다는 점과 데리다(J. Derrida)의 ‘그라마톨로지’에 크게 영향을 주었다는 점에서 학문적으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