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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개그콘서트 연출자 서수민 동문(의생활학 90학번)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2-05-01

대한민국 주말 저녁, 웃음과 감동을 책임지다 개그콘서트 연출자 서수민 동문(의생활학 90학번) “애정남에게 물어봅시다람쥐 다람쥐.”, “고~래?”, “안돼~!” 최근 우리의 일상 속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유행어들이다. 브라운관 밖으로 나와 우리들의 일상 속의 웃음코드가 되고 있는 KBS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 이 프로그램은 지친 한 주의 스트레스를 웃음과 함께 날려 버릴 수 있는 국민예능의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개그콘서트’가 시청률 20%를 상회하며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데는 그 누구보다 연출자(PD)로 활약하고 있는 서수민 동문(의생활학 90학번, 신문방송학 복수전공) 힘이 컸다. 최근에는 ‘용감한 형제들’ 코너의 개그 소재가 되면서 연출자 서수민 동문은 개그맨들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번 연세소식에서는 대한민국의 웃음을 책임지고 있는 KBS 예능PD 서수민 동문을 만났다. 개그콘서트는 잘 만든 한편의 연극 서수민 PD는 재학 시절 연극반에서 활동한 것이 개그콘서트를 연출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서 동문은 ‘연세극예술연구회’에서 활동하며 매학기 공연을 올리는 재미에 푹 빠져 살았다. “개그콘서트와 연극은 매우 닮아있습니다. 좋은 연극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대본, 좋은 배우들 그리고 좋은 연출자들이 필요하죠. 개그콘서트 또한 대본을 가지고 개그맨들이 연기를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개그 프로그램이 애드리브로 이뤄졌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개그콘서트의 각 코너는 철저하게 대본화되어 있습니다.” 연극과도 같은 ‘개그콘서트’이기에 서수민 PD가 강조하는 것도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 간의 ‘호흡’이다. 100여 명의 희극인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끊임없이 부딪히며 만드는 구성물인 만큼 협업이 프로그램 성공의 가장 중요한 열쇠라는 것이다. “개그콘서트가 이렇게 오랫동안 장수할 수 있는 것은, 연출자와 개그맨들 사이에서의 협업을 위한 약속이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개그맨들 사이에는 자체적인 규율이 존재합니다. 개그라는 장르가 한 사람만이 아닌 여러 사람의 호흡으로 이뤄지는 만큼 자체적인 규율로 서로의 역할을 조율해 나가는 것이죠.” 개그콘서트는 4인 가족용 밥상 서수민 PD는 ‘개그콘서트’가 모든 가족이 모여 보는 시간대에 방영되는 만큼 온 가족이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 동문은 ‘개그콘서트’를 ‘4인용 밥상’과 같다고 말한다. 성인 남성들은 사극 코미디 ‘감수성’을 좋아하고, 성인 여성은 ‘불편한 진실’에 더 끌린다. 어린이들은 ‘꺾기도’와 ‘감사합니다’, 이삼십 대 남녀는 ‘애정남’을 선호한다. 세대 간에 서로 얘기할 수 있는 소재들을 제공하는 것이다. “매 코너마다 모든 연령이 공감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프로그램 전체적으로는 남녀노소가 좋아할만한 코너가 하나씩은 있어야 하죠. 저는 개그콘서트가 4인용 밥상과도 같은 프로그램이 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밥상에 아빠가 좋아하는 반찬, 딸이 좋아하는 반찬이 있듯이 개그콘서트에도 아빠가 좋아하는 코너, 딸이 좋아하는 코너가 존재합니다. 각각 좋아하는 코너가 달라도 아빠가 좋아하는 코너가 나오면 아빠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딸이 웃고, 딸이 좋아하는 코너가 나오면 딸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아빠가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정한 가족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챙기는 연출자 서수민 PD는 현재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100여 명의 개그맨들의 특성과 개인기를 모두 정확히 분석하고 있다. 이들의 장점을 파악하여 이를 최대화 할 수 있도록 활용하는 것이 연출자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개그콘서트에 모인 사람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별난 사람들 일 것입니다. 특이하고 다양하며, 끼가 넘치는 사람들로 모여 있죠. 이들에게는 연기, 성대모사, 아이디어 등과 같은 저마다의 개인기가 존재합니다. 저는 연출자로서 빨리 이를 파악하여 개그맨들이 자신에게 맞는 코너를 구성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있습니다.” 서 동문은 개그맨들에게 섬세하게 다가가는 연출가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메인 코너의 중심이 되는 개그맨뿐 아니라, 조역을 맡는 개그맨의 분량도 하나하나 신경을 쓴다. 한 사람 한 사람 챙기는 그의 리더십에 개그맨들은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 과감한 시도를 통해 거듭나다 이제 ‘개그콘서트’는 시청률 30%를 넘나드는 프로그램이지만, 2년 전 서수민 PD가 연출을 맡기 전까지만 해도 시청률은 15% 내외에 머물렀었다. 서 동문은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새로운 시도들을 해왔다. “제가 개그콘서트를 맡을 당시 개그콘서트에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었죠. 그래서 저는 상징적인 의미가 컸던 ‘봉숭아학당’이라는 코너를 과감히 없앴습니다. 개그맨들에게도 버려야 하는 건 미련 없이 버리고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고 말을 했죠.” 서수민 PD는 영화, 독서 등을 강조하여, 현대의 트렌드를 읽는 과감한 코너를 짤 것을 개그맨들에게 주문했다.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용감한 형제들’이란 코너도 이런 서수민 PD의 노력을 통해 나온 결과다. “용감한 녀석들은 금기를 깨면서 용감함을 보여주는 것을 주제로 삼고 있죠. 이를 통해 시청자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개그의 소재로 사용되는 것도 시청자들이 PD를 자신의 상사로 치환하여 통쾌함을 느끼기를 바랐죠.” 예능PD의 길, 나에게 딱 맞는 옷 지금은 KBS 예능국에도 많은 여성 PD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1995년 서수민 PD가 입사할 당시에는 그가 유일한 여성 PD이었다고 한다. 처음엔 주변의 상사나 동료들이 그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당황스러워 했을 정도. 그러나 서 동문은 특유의 리더십과 성실함으로 ‘개그콘서트’, ‘빅쇼’ 등의 조연출을 거쳐, 현재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서 동문은 과거에 경험한 많은 것들이 현재 예능PD의 길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대학시절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을 많이 했죠. 왜 이런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죠. 그러나 의상을 기획하고 만들었던 그때의 경험은, 무대를 구성할 수 있는 눈썰미를 키워준 것 같아요.” 서 동문은 PD와 엄마로서의 역할을 병행하고 있지만 전혀 피곤함을 느끼지 않는다. 같은 방송국 PD인 남편뿐 아니라 아이들 모두 연출자로서의 서 동문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고 있다. “무엇보다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아이들이 좋아해 주니까 별로 힘들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프로그램을 만들 때 아이들의 시각을 많이 신경 씁니다.” 더 재미있는 개그콘서트 제작이 내 목표 서수민 PD는 앞으로도 더 재미있는 ‘개그콘서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는 자신만의 프로그램 철학을 통해 앞으로의 계획을 말한다. “제가 예능PD로서 가지고 있는 철학은 '재미있어야 감동도 있다'입니다. 어떤 형식의 프로그램이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하고 싶은 말만 던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을 전달하기 위한 재미가 뒷받침되어야 하죠. 저는 더 감동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더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겁니다.” 대한민국의 웃음과 감동을 책임지고 있는 서수민 PD. 그가 만들어내는 해학 속에서 우리는 주말마다 웃고 울며, 더 많은 페이소스와 카타르시스를 느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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