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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세 뉴스] 제17대 총장 취임사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2-03-01

‘제3의 창학’을 위한 도전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저의 총장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귀한 걸음을 해 주시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존경하는 방우영 이사장님과 재단 이사님, 안세희 전 총장님을 비롯한 역대 총장님, 일일이 다 거명하지 못하는 여러 내외귀빈, 그리고 연세가족 여러분, 오늘 영광스러운 자리에 이렇게 큰 성원을 보내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127년 전 이 땅에 근대 고등교육을 최초로 도입한 자랑스러운 연세대학교의 17대 총장으로서, 제게 주어진 책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서약하고, 한없이 겸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연세를 지으신 하나님과 연세를 위해 헌신하신 여러분 앞에 이렇게 서게 되니, 영광에 앞서 무한한 책임과 사명감을 느낍니다. 우리 연세는 창학 이후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근대사와 함께해 온 역사의 현장이었습니다. 이 땅에 진리와 자유의 기독교 정신을 심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발전을 선도하는 사명을 다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대내외 여건의 급속한 변화와 함께 고등교육의 환경도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대학경쟁의 세계화와 학문의 융합화가 날로 심화되고 있으며, 사학의 자율성과 정체성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도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 연세의 명성과 위상도 크게 도전받고 있으며,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고등교육의 패러다임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도전과 위협 속에서 연세는 지금 ‘제3의 창학’이라는 새로운 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제중원과 세브란스, 그리고 연희전문을 설립하여, 이 땅에 고등교육의 기반을 마련했던 근대 초기를 연세의 ‘제1 창학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후 연희와 세브란스 의전이 연세대학교로 통합되고, 한국 사회의 근대화와 민주화를 주도했던 20세기 후반기를 연세의 ‘제2 창학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인천 송도 국제캠퍼스의 개교와 더불어 연세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제3의 창학’을 맞게 되었습니다. 인천 국제캠퍼스의 개교는 단순히 공간의 확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갯벌을 메운 천지개벽의 터전 위에, 디지털 문명을 창조적으로 수용하고, 글로벌 시대에 선도적으로 대응하여, 연세를 아시아의 세계대학(Asia's World University)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언더우드 선교사가 어두운 조선 땅에 빛을 비추기 위해 첫발을 내디뎠던 바로 그 인천에서, 연세가 다시 ‘제3의 창학’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언더우드의 정신을 찾아서, 기본으로 돌아가는(Back to the Basics) 과정의 첫걸음이기도 합니다. 존경하는 연세가족 여러분, 저는 연세의 제3 창학을 위해 무엇보다도 먼저 대학의 기본 사명인 교육을 강화하여, 명문 사학으로서의 연세의 세계적 위상을 재정립하려고 합니다. 특히 인천 국제캠퍼스에 하버드, 예일, 옥스퍼드 등 세계 명문대학이 학부 교육에 도입하고 있는 Residential College(RC), 곧 RC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RC는 다양한 성장 배경과 문화적 차이를 지닌 학생들이 캠퍼스 내에서 공동체 생활을 통해, 서로의 같음과 다름을 이해하고,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을 체득하여 글로벌 인재로서의 리더십을 배우는 교육의 현장이 될 것입니다.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비추고, 세상을 섬기며, 사회통합을 이끌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대학의 모습입니다. 연세는 어두운 곳에서 소외된 사람들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은은하지만 강렬한 빛의 힘으로 세상을 밝힐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해야 합니다. RC는 바로 지성과 덕성, 영성이 조화된 전인교육의 시스템으로,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양성의 핵심장소가 될 것입니다. 동시에 RC 시스템은 연세가 한국 대학에 선도적으로 제시하는 또 하나의 선진 명문형 교육 모델이 될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성이 추구해야 할 최고의 가치가 덕성이며, 그 덕성은 바로 ‘탁월함을 추구하는 능력’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도덕성이 뒷받침되는 지성적 탁월(academic excellence)”이 윤리학에서 추구하는 덕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시대에 한국 사회가 연세에 요구하는 시대적 사명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하여, 이에 부응하는 지성인을 배출하는 교육의 소명을 다할 것을 약속합니다. 이를 위해 연세가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는 라틴어로 “엑셀렌티아 쿰 디그니타티스(Excellentia cum dignitatis)”, 곧 “위엄을 갖춘 탁월함의 추구”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학문과 교육의 ‘탁월성(excellentia)’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대학의 ‘위엄(dignitatis)’을 지키는 자세 또한 중요합니다. 물질과 자본의 영향력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연세는 아카데미아로서 순수한 이성과 철학, 그리고 역사적 안목을 간직하면서 대학 본연의 위엄과 자긍심을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구성원 모두가 대학의 위엄과 수월성을 통해 하나가 될 수 있으며, 학교 발전을 위해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시너지도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 양극화가 심화되고, 이념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혼돈의 시대에, 연세가 리더십을 발휘하여 우리 사회에 새로운 담론을 제공하고, 미래를 제시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연세의 새로운 역사는 결코 교육의 영역에만 한정되지 않을 것입니다. 대학 내 연구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고, 연구 역량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며, 연구 성과의 산업화를 활성화하는 제도를 구축할 것입니다. 대학시설의 획기적인 개선과 혁신을 통해 교육, 연구, 문화 공간을 환경 친화적이고 미래 지향적으로 재창조할 것입니다. 행정 체제의 혁신과 전문화는 물론, 미래 지향적인 재정 전략을 수립하고 연세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고취하여, 활력이 넘치는 대학문화가 피어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연세는 또한 국내에서 유일하게 4개의 캠퍼스를 운용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신촌과 의료원, 원주, 국제 캠퍼스 등 모든 연세의 지체가 자율과 융합을 기반으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운영 시스템을 정착시켜야만 합니다. 이를 통해 멀티 캠퍼스의 운용에서도 한국 고등교육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21세기 한국 사회의 선진화를 주도하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연세인 여러분, 55년 전(1957년) 연희대학교와 세브란스가 합쳐 연세(延世)가 되었을 때, 연. 세. 그 두 글자의 의미는 곧 우리가 바깥 세계(世)를 향해 뻗어나가겠다(延)는 각오의 다짐이었습니다. 오늘 저희가 꿈꾸는 ‘제3의 창학’은 연세가 이제 세계 최고의 명문으로 도약하겠다는 또 하나의 다짐입니다. 저는 연세 구성원들의 뛰어난 역량과 잠재력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그 원심력의 가능성을 믿고 있으며, 또한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는 비상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신합니다. 그러나 세계를 향해 높이 뻗어나가고자 하는 열망의 강도만큼, 우리가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에 대한 내부의 결집력도 함께 강화되어야 합니다. 저는 이번에 총장 선출과정을 거치면서 연세의 변화와 도약을 기대하는 구성원들의 열망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열망에 부응하여 저는 재임기간 동안 초심을 잃지 않고, 여러분과 함께 이 시대가 요구하는 대학의 발전을 이룩하고, 우리 사회에 빛과 소금의 소명을 다하는 연세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존경하는 연세가족 여러분, 끝으로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에게 한 가지 부탁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제가 지고 가야 할 총장이라는 책임의 무거움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자는 것입니다. 물론 저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연세에 맡겨진 하늘의 사명이 너무나 크고 귀하며,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위엄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연세의 중흥을 이끄셨던 백낙준 총장님께서는 “사람은 왔다가 가지만, 연세의 정신은 영원하다”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고등교육의 선도자로서의 연세 정신을 이어 받아, 연세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벅찬 감동을 이어 나가고 싶습니다. 섬김의 정신과 자유롭고 창의적인 캠퍼스 문화를 정착시켜, 사랑과 열정이 넘치는 세계적 명문, 연세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반드시 이 꿈을 이룩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있는 이곳은,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는 곳, 바로 연세대학교이기 때문입니다.(Yonsei, where we make history!) 127년 전 하나님의 뜻으로, 한 선각자의 꿈과 헌신을 통해 시작된 연세, 이제 우리 모두의 열정과 힘을 모아 다시 한 번 연세의 새로운 역사를 준비합시다. 지금부터 저와 여러분이 함께 가는 길이 곧 새로운 연세의 역사, 대한민국의 역사, 그리고 세계의 역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다시 한 번 오늘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여러분의 온 가정과 하시는 일에 하나님의 보살핌과 축복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2월 7일 연세대학교 총장 정 갑 영

 

vol. 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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