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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숨 아카데미 앤드 프로젝트 대표 이지윤 동문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1-11-16

“창조적인 사람들이 소통하여 숨 쉬게 하고자 합니다.” 큐레이터 출신 예술경영인, 숨 아카데미 앤드 프로젝트 대표 이지윤 동문 ‘숨’. 이 간결한 글자는 참으로 많은 느낌을 준다. 호흡하며 들이마시고 내쉬는 기운이라는 의미가 있어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기도 하고, 어찌 보면 자음 ‘ㅅ’을 지붕 삼은 집 모양 같아 아늑하기도 하다. 세계 미술시장의 거점 중 한 곳인 영국 런던에 당당히 둥지를 틀고 한국의 숨결을 불어 넣고 있는 연세인이 있다. 바로 숨 아카데미 앤드 프로젝트(이하 숨 A&P) 대표 이지윤 동문(불어불문 88학번)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런던에서 큐레이터로서 활약하며, 한국과 유럽 미술계의 교량이 된 이지윤 동문. 이제 그 활동 영역을 전시 및 문화 교류의 차원을 넘어서 미술경영(Art Management)과 예술경영(Arts Management)으로 확장해 창조산업을 일구고자 하는 이지윤 동문을 숨 A&P가 운영하는 비영리 아트센터 ‘아트클럽 1563’에서 만났다. 창조산업에 주목, 큐레이터가 되다! 한국과 런던의 미술계를 잇는 다리 자청 이지윤 대표는 현재 우리대학교 경영대학에서 ‘창조산업과 예술경영’ 강의를 하고 있다. 미대가 아닌 경영대에서 큐레이터(Curator, 학예연구사)가 미술을 가르치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그가 단순히 미술이 아니라 예술경영과 그 관련 분야에서 창출되는 창조산업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창조산업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학창시절 뉴욕에서 우연히 관람하게 된 ‘레미제라블’ 공연이었다. 공연을 보던 이 대표는 문화의 중심지인 뉴욕에 한국의 작품을 소개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예술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예술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 예술경영인이자 ‘문화 외교관’이 되겠다”는 꿈의 시작이었다. 그래서 경영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하고, 미국 뉴욕과 함께 세계 미술 시장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영국 런던에서 유학하며 기반을 다진다.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미술사 석사(1992년), 런던 씨티대학에서 미술관․박물관 경영학 석사(2000년), 코토드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박사(2011년)를 취득했으며, 2003년 런던에 숨 A&P를 창업하고 10여 년 동안 굵직한 전시 기획을 통해 동서양 현대미술의 교량역할을 해왔다. 그가 특정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소속되어 있는 큐레이터가 아니라 독립 큐레이터로 활동하기로 한 이유는 한국과 유럽 간의 문화 교량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였다. 만약 특정 미술관에 소속되어 있다면 한국작가를 빈번히 자유롭게 유럽무대에 소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미술시장이 국제화되면 될수록 이지윤 대표와 같은 독립 큐레이터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영국 왕실 사진전에 한국 작가 대거 소개하는 등 ‘문화 외교관’ 그는 2000년 대영박물관 내 한국관 설립, 2010년 런던 사치갤러리에서 열린 ‘코리안 아이’ ‘환상적인 일상 전’, 영국 윌리엄 왕자의 첫 왕실 자선행사인 국제사진전 ‘어 포지티브 뷰’, 2009년 제53회 베니스 비엔날레 ‘김아타 특별전’, 2008년 리버풀 비엔날레의 ‘판타지 스튜디오’ 등 런던에 한국과 아시아의 예술을 소개하는 수많은 전시를 도맡아 ‘문화 외교관’이라는 꿈을 하나씩 이뤄가고 있다. 특히 영국 윌리엄 왕자의 국제사진전에 아시아를 대표하는 큐레이터로 참여해 많은 한국 작가를 유럽에 소개하고, 전시된 작품들을 경매해 그 수익금으로 노숙자들을 지원했던 일은 가장 보람 있었던 경험으로 남아있다. 이 대표는 2010년 서울에도 숨 A&P 사무실을 오픈하면서 한국에도 굵직한 전시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광주국제아트페어 ‘아트:광주:11’,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기념해 삼성전자의 후원으로 대구시청 광장에서 진행된 미디어아트전 ‘꿈_백야’ 등의 총감독을 맡아 그의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 큐레이터는 새 콘셉트를 만들어내는 인문학자 소위 잘나가는 큐레이터로 자리매김한 이지윤 대표가 말하는 큐레이터라는 직업은 미술이 아니라 오히려 인문학에 가깝다. “큐레이터는 새로운 콘셉트를 만들어 내는 또 다른 아티스트입니다. 전시나 컬렉션의 콘셉트를 만들고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인문학적, 철학적 지식과 소양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개념을 만들고 어떤 작가들과 작업해 이 개념을 세상과 소통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전문가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숨 A&P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의뢰를 받아 런던에 있는 올림픽뮤지엄을 위한 컬렉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올림픽 정신을 표현할 수 있는 콘셉트를 정하고, 이에 적합한 미디어아티스트를 선정하고, 작품을 구입해, 컬렉션을 구축하는 것 모두를 디렉팅하는 것입니다.” 이 대표는 오랜 기간 공부해야하고 고생해야하지만, 큐레이터 스스로가 브랜드가 되고 콘텐츠가 된 이후에는 전문가로서 인정받으며 일할 수 있는 아주 가치 있는 일이라며, 후배들에게 비전을 바라보고 과정을 즐기라는 조언을 잊지 않았다. “창조산업이 미래 국가발전 견인할 것” “지난 10년간 미술에서 배우고 큐레이터로서 쌓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자산으로 새로운 예술경영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 예술경영과 같은 창조산업이 미래 국가 발전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의 가까운 미래를 전망하며 ‘창조산업’이 ‘굴뚝 없는 공장’이 되어 국가발전을 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의 경우 GDP(국내총생산)의 29%를 문화예술, 미디어, 스포츠 등의 창조산업이 차지한다”며 산업혁명의 표상인 검은 도시로 각인됐던 영국이 이제는 창조적 인재들의 창의력과 개성으로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조산업을 통해 완전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 쉬운 예로 조앤 롤링의 소설 ‘해리포터’, 웨일즈의 작은 프로덕션에서 만들진 TV 드라마 ‘닥터후’, 현대미술의 총아 데미안 허스트와 그의 작품 등을 들 수 있으며, 이들은 연간 수조원의 시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현재 GDP의 1.2%에 불과하지만, 향후 창조산업 분야의 확장과 발전은 굉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유능한 많은 젊은 후배들이 문화창업(Cultural Entrepreneurship), 즉 미술과 같은 문화 콘텐츠를 가지고 새로운 경영 마인드로 일구는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한국 시장 안에서의 고군분투가 아니라 아시아 시장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으로 시야를 넓혀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이미 10년 동안 런던에서 글로벌 문화 리더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등에서 예술경영이라는 창조산업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 또한 이 대표는 미술은 교육 없이는 소통할 수 없다는 생각에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비영리 아트센터 ‘아트클럽 1563’을 마련했다. 서초동 예술의전당과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은 아트센터는 공공미술의 일환으로 건물전체를 작품으로 만들었다. 검정색과 흰색이 강렬하게 조화된 패턴이 눈길을 사로잡는 건물의 외벽은 영국 작가 리처드 우즈(Richard Woods) 씨의 작품이다. 건물 지하에 있는 전시공간에는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일반에 무료 공개되고 있다. 큐레이터의 영역을 확장시켜 문화 외교관과 예술경영인의 길을 열어가고 있는 이지윤 대표. 앞으로 미국이나 유럽을 비롯한 세계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문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그의 비전과, 창조산업을 일궈 미래 국가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그의 꿈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vol.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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