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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13년 무패 행진, 아이스하키부 이재현 감독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1-09-16

“연세의 경쟁력으로 ‘지지 않는 팀’을 만듭니다” 해마다 가을하늘이 높아질 때면, 연세인 누구나 가슴 설레며 정기 연고전을 기다리게 된다. 야구, 축구, 농구, 럭비, 아이스하키 경기를 통해 승부와 우정을 나누는 연고전은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을 이끄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중 유일한 빙상경기인 아이스하키는 일반인들에게는 친숙하지 않은 종목이지만 연세인들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해온 연고전 역사 속에서 무려 13년 무패 행진이라는 눈부신 신기록을 세운 아이스하키. 그렇기에 연세인들에게 아이스하키는 믿음직한 효자며, 국내 최강이라는 자긍심이며, 압도적인 경기력의 환희다. 이번 연세소식에서는 최강 아이스하키부를 만들어가고 있는 신기록의 주역, 우리대학교 아이스하키부 이재현 감독(교육학 75학번)을 만났다. 끈끈한 팀을 만든 것이 무패의 비결 우리대학교 아이스하키부가 13년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고려대학교 아이스하키팀보다 전력이 월등히 우세해서는 아니다. 이재현 감독은 객관적 전력은 양교가 백중세지만 끈끈한 단결력과 투지가 결과의 차이를 만든 것이라 평가했다. “항상 저희 아이스하키부가 전력이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좋았을 때도 있었지만 상대보다 약할 때도 있었죠. 그러나 항상 저희 아이스하키부는 코치, 선수들이 힘을 합쳐 끈끈한 팀을 만들고자 했어요. 연세인이기에 우리는 우수하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열심히만 하면 얼마든지 최강이 되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반드시 이기겠다는 부담감 없이도 ‘우리는 지기 쉽지 않은 강하고 끈끈한 팀, 연세인이다’라고 자부심을 갖는 거죠. 그래서인지 위기가 찾아오면 이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빚진 마음’이 오늘을 있게 해 준 원동력 지금은 아이스하키가 연고전의 승률을 올리는 효자종목으로 자리매김하였지만 이재현 감독이 선수로 활동할 당시의 아이스하키부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한다. “아이스하키가 1965년도에 처음 연고전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어요. 하지만 오랫동안 승리를 하지 못했어요. 당시 지도자들과 선수들은 매우 열심히 훈련을 하고 경기에 임했지만, 성적이 좋지 않아 아쉬웠죠. 1975년에는 연고전이 없었고, 제가 2학년이던 1976년 11년 만에 첫 승을 거뒀어요.” 이재현 감독은 학교와 연세인들의 지지와 관심에 부응하지 못한 그 시절을 ‘빚’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재현 감독의 빚진 마음은 그가 지도자로서 활동하게 하는 데 좋은 동기로 작용했다. “60~70년대에 우리 아이스하키부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걸 항상 학교에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만약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는 것이 쉽지 않은 팀’, ‘지지 않는 팀’을 만들어 이 빚을 갚고 싶다는 생각을 선수생활부터 했었고, 결국 그런 맘가짐이 제가 지도자로 활동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되고 있어요.” 선수들에게 연세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성숙 강조 이 감독은 자신과 연세대를 동일시할 만큼 모교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하다. 그렇기에 선수들에게도 연세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라고 늘 강조한다. 또한 자랑스러운 연세대의 이름을 걸고 경기에 임하는 만큼 승패를 떠나 선수들의 몸가짐 하나하나에도 가치를 둔다. 그러한 이유로 경기에 졌을 때보다도 성숙하지 못한 행동을 했을 때 더욱 엄하게 책임을 묻는 등 인성관리에도 노력을 기울인다. “운동 기술과 같은 기능은 쉽게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능적인 면을 넘어선 성숙함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죠. 저는 선수들에게 인간으로서의 성숙함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부분도 지도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장차 아이스하키가 아니라 다른 분야의 삶을 살아갈 수도 있잖아요. 인간적으로 성숙하고 생각의 폭이 넓어야 무슨 일을 하던지 슬기롭게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힘든 상황에도 노력하는 선수들을 보면 희망이 보여 이재현 감독은 미래의 아이스하키의 위상은 지금과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스스로 비인기 종목임에도 아이스하키를 택한 선수들을 보며 희망을 찾기 때문이다. “지금 아이스하키는 우리나라에서는 비인기 종목입니다. 그러나 매년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아이스하키가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고는 합니다. 지금은 어렵지만 지금 선수들의 노력하는 활동이 아이스하키의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아이스하키 종목이 엘리트 스포츠의 영역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클럽 스포츠, 사회 체육 분야로 발전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얼마 전 김한중 총장님께서 학생들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합니다. ‘학창시절 연세대 총장이 되는 꿈을 꿨던 그 어린소년이 이 자리에 있다’고 하셨죠. 저도 선수시절부터 아이스하키 감독이 되는 꿈을 키웠어요. 우리 선수들도 저마다 꿈을 갖고 그 꿈을 향해 경쟁력을 키우길 바랍니다. 기업의 CEO로, 변호사로 사회 곳곳 저마다의 분야에서 일하면서 클럽에서 아이스하키 선수로 뛰는 우리 선수들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우리나라 아이스하키 발전을 위해 양교 모두 협력해야 마지막으로 이재현 감독은 아이스하키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대학교와 고려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아이스하키는 실업팀 두 팀과 우리대학교를 포함한 대학 4개 팀만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우리대학교와 고려대는 아이스하키가 연고전의 정식 종목인 만큼 다른 학교들에 비해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재현 감독은 연고전의 경쟁이 과열돼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승리에 집착할 경우 부정적이고 불미스러운 경쟁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대학교는 합리적인 선수 스카우트 방식, 효율적인 규모의 팀 운영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는 어느 한 기관이나 팀이 아닌 양교가 대승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지난 23년 동안 우리대학교 아이스하키부를 이끌어온 지도자. 득점을 하는 화려함보다 동료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희생이 진정한 감동을 줄 것으로 믿는다는 이재현 감독. 환희와 기쁨의 시간뿐만 아니라 고통과 외로움의 시간까지도 변함없는 연세사랑으로 아이스하키부를 이끌어 온 그의 노력과 열정이 우리대학교 아이스하키부가 13년 연속 무패 행진이라는 업적을 세울 수 있도록 해준 진정한 원동력은 아니었을까? “연세는 나의 모든 것이었다”며 지금도 연세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떨리고 벅차오른다는 이재현 감독의 표정 속에서, 오는 9월 23일 차가운 빙상을 수놓을 우리 아이스하키부의 뜨거운 열정이 보이는 듯하다.

 

vol.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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