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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세 뉴스] 2011년 8월 학위수여식사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1-08-01

“지구적 문제를 고민하고 함께 풀어가는 세계 시민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는 자랑스러운 연세인 여러분, 여러분의 영예로운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또한 자리를 함께하신 모든 학부모님들과 가족 여러분, 그리고 학생들에게 ‘진리와 자유’의 연세 정신을 바르게 새겨 주신 교수님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은 미국 월가의 사태로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 대학을 다녔습니다. 어렵게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여러분 중에 적지 않은 학생들이 고단한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누적된 재정적자와 이로 인한 국가 신용도 하락으로 최근 세계 경제는 요동치고 있습니다. 언제 회복될지 예측하기도 힘든 불확실성 시대에 여러분은 졸업하고 또 새로운 삶을 개척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졸업을 축하하고 축복하기보다는 마치 치열한 전장으로 자식을 보내야 하는 부모님들의 안타까운 마음이 지금 저와 교수님들의 심정입니다. 최근 전 지구촌은 젊은이들의 분노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나라마다 시위의 양상이나 형편은 다르지만 그리스에서, 스페인에서, 중동 각국에서, 칠레에서, 심지어 영국과 이스라엘에서까지 사상 최대 규모의 집단행동을 벌여 우리를 놀라게 했습니다. 영국 언론에서는 20%를 넘어선 청년 실업률과 빈곤으로 사회에 불만을 가진 영국의 청년들을 가리켜서 ‘좌절 세대’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포기한 지구촌 젊은이들의 절망과 좌절, 박탈감이 집단적인 분노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우리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그러나 사회 양극화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청년실업의 고통 속에서도 폭력과 파괴가 아닌, 자기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해 온 여러분의 성숙함이 자랑스럽습니다. 저는 몇 해 전에도 졸업생들에게 사립 (私立) 정신을 살려갈 것을 강조했습니다. 국가나 사회가 무엇을 해 주기를 기다리기보다 꾸준한 노력으로 자기가 먼저 서고, 가족의 안녕을 해결한 후 국가나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사립정신인 것입니다. 우리나라 최고 명문사학, 연세대학교를 졸업하는 여러분은 이미 선택받은 엘리트이고 여러분이 발휘할 사립정신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할 것입니다. 오늘 졸업하게 되면 여러분은 취업,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 또는 미뤄왔던 군 복무나 결혼을 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삶이 펼쳐질 것입니다. 앞으로 여러분은 다양한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을 것이고 꿈의 성취와 실패를 여러 차례 경험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삶이 무엇으로 채워지느냐에 따라 삶 전체가 풍요로울 수도, 또는 빈약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삶이 알차고 풍요로워지기를 소망하며 몇 가지 권면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첫째,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아름다운 꿈을 이루어 가는 인내심을 키워 가야 합니다.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에서 여러분은 순탄하기보다는 견디기 어려운 시련에 부딪히는 경우가 더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위를 살펴보면 성공한 사람들은 되풀이되는 실패와 어려움을 이겨낸 분들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몇 번의 실패와 고난에 쉽게 좌절하고 꿈과 의지를 포기해 버렸던 것입니다.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룬다”는 성경 말씀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여러분은 끊임없이 직면하게 되는 문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해결하는 능력, 곧 시스템적 사고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환원주의적 사고에 익숙한 우리들은 어떤 문제를 단선적인 인과관계로 파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어떤 때는 모든 것을 거시적 구조의 모순으로 일반화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맞닥뜨리는 현실적 문제들은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들입니다. 여러분이 대학에서 어떤 연구 과제를 수행할 때처럼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 여러 자료들을 수집하고 분석하여 가설을 검정하듯이 여러분의 사고와 판단, 그리고 행동은 체계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셋째, 여러분은 지구적 문제를 고민하고 함께 풀어가는 세계 시민이 되어야 합니다. 최근 우리는 세계화의 부작용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세계적 금융위기가 대표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소집단의 욕심에서 비롯되어 남의 것을 탐하는 세계화가 아니라 세계 인류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함께하는 세계화의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기아와 빈곤, 전염병과 높은 영유아 사망률, 물 부족과 비위생 등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세계 인구의 70%가 넘습니다. 전쟁, 테러 등 폭력은 아직도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나라들에서 민주화의 열망이 성취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상 기후와 온난화는 지구적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연세인들은 필요로 하는 사람들 곁에서 이러한 지구적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야 합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연세의 품안에서 만나 연세의 정기를 듬뿍 담은 우리는 서로에게 산과 물입니다. 맑은 물이 산 그림자를 안을 수 있고, 높은 산이 마르지 않고 흐르는 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맑은 물이 되고 높은 산이 됩시다. 그렇게 어우러져 함께 갑시다. 저와 연세대학교의 선배와 후배들은 사랑과 믿음으로, 한결같은 마음으로 여러분을 지켜보면서 응원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2011년 8월 26일 연세대학교 총장 김 한 중

 

vol.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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