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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신현호 동문(철학 82학번)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1-06-01

“생각의 힘을 키우는 데 일조코자, 나눔을 실천합니다” 최근 우리대학교에 1억원을 기부한 신현호 동문(철학 82학번)은 경영 및 HR(human resources)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전문 컨설턴트이다. 삼성, LG, SK 등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 지난 16년 동안 CEO 및 사원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강의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숙명여자대학교,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외국어대학교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인터뷰 당일도 그는 양화진 백주년기념교회와 이화여대 여성최고지도자과정을 대상으로 연이은 강의를 마치고 왔다. 다소 지쳐보였지만 모교사랑으로 빛나는 눈빛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가 1억원을 기부하게 된 계기가 된 인문학의 중요성, 그리고 기독교인으로서 아가페적 사랑과 나눔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하루도 빠짐없이 빼곡한 강의 스케줄, 그래도 나눔의 즐거움으로 행복해 “제가 하는 일은 크게 보면 경영 컨설팅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HR(human resources)컨설팅입니다. HR은 인적자원개발에 관련된 컨설팅이에요. 저의 주된 일은 기업의 CEO부터 시작해서 신입사원들까지 다양한 상대를 대상으로 관련 강의를 하는 것입니다. 이 HR분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일, 사람, 조직 이 세 가지에요. 세 가지에 기업의 전반적인 내용들이 다 포함되어 있는 거죠. 더욱 자세히는 ‘일’ 쪽에서는 정보관리, 시간관리, 창의력, 기획력, 이런 쪽 강의를 많이 하고, ‘사람’ 쪽에서는 대인관계,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갈등관리 그리고 ‘조직’ 파트에서는 팀 빌딩, 팀 활성화, 조직개발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습니다.” 그가 강의를 통해 1년에 만나는 인원은 약 2만 명 가까이 된다. 강의 시간은 하루에 8시간은 기본이고 많을 때는 이틀, 삼일에 걸쳐 24시간을 강의하기도 한다. 그렇게 힘들게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그는 자신의 스케줄이 적힌 수첩을 펼쳐 보여 주었다. 그곳에는 1월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빼곡히 적인 강의 스케줄들이 있었고 그는 공백의 스케줄 표를 채워가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이 일을 하면서 제가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부분은 두 가지입니다.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 하나고요, 또 한 가지는 제가 배운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즐거움입니다.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 제가 알고 있는 정보와 지식들을 같이 공유하는데, 그것이 제 일의 가장 큰 이점인 것 같아요. 저는 학부 때 철학을 전공했지만 항상 신학을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곧바로 신학대학원에 진학하려 했죠. 하지만 졸업 후 학사장교로 군대를 다녀와서 생각해 보니 ‘아! 바로 신학대학원을 가는 것보다 사회를 경험하고 가는 것이 목회나 선교할 때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직장을 가게 된 거에요. 그것이 바로 지금의 컨설턴트 일로 접어들게 된 계기가 됐죠. 당시에는 몰랐지만 나중에 깨달은 것이 지금 제가 하는 일이 결국 선교라는 생각이에요. 제 강의 교재 맨 마지막 장을 보면 ‘본 교재는 무단 복사 및 배포 적극 권장합니다’라는 말을 꼭 써놔요. 저는 카피레프트 운동을 하고 있어요. 제가 알고 있는 지식 및 정보를 필요로 하시는 분들에게 저작권에 위배되지 않는 한 전부 오픈해 버려요. 그만큼 내가 많이 배워야 하고 또 배운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즐거움이 제가 이 일을 하는 가장 큰 보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 동문은 최근 우리대학교 광고에 나오는 ‘배워서 남 줍니다’라는 슬로건을 이야기하며, 자기가 배운 것, 혜택 받은 것을 나누는 즐거움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 같다고 끊임없이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직업을 통해 배우고 혜택 받은 것을 나눌 수 있어서 무척 행복하다고 했다. 어머님이 생전에 보여주신 늘 나누고 베푸는 삶 본받아 신현호 동문은 5월 우리대학교 1억원을 기부했다. 그는 유언장을 미리 작성해 그의 재산을 어떻게 사회 환원할 것인지를 모두 정해 두었을 정도로 평소 기부에 대한 생각이 깊었다. 최근에는 사후가 아니라 살면서도 적극적으로 이웃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많이 한다고 했다. 그가 1억원을 기부한 것은 사실 우리대학교가 처음이 아니다. 2006년도에 자신의 어머니 이름으로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 1억원을 기부했고, 2008년에는 그가 겸임교수로 몸담고 있는 숙명여자대학교에도 1억원을 기부했다. “제가 기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어머님의 영향이 커요. 어머님께서는 생전에 늘 나누는 삶에 대해 보여 주셨어요. 어머님께 받은 가장 큰 선물도 신앙입니다. 이처럼 어머님의 섬김과 나눔의 사랑을 기리고 또 남기고 싶어서 신학대학원에 기부도 했거든요. 연세대에 기부한 것은 사실 좀 늦기는 했지만, 마음은 늘 연대에 있었어요. 제 모교이니까요.” ‘신현호의 철학문화산책’ 통해 후배들이 인문학적 소양 키우길 일반적으로 기부금이 장학금이나 건물 등의 조성기금으로 기부되는 것과 달리 이번 신현호 동문의 기부금은 특별한 콘셉트를 통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에 사용될 계획이다. 철학과의 김형철 교수와 상의하여 만든 이 프로그램은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인문학의 중요성을 설파하기 위한 ‘신현호의 철학문화산책’이다. 학생들이 인문, 예술, 철학 등 다양한 문화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은 인문학적 소양이 재차 강조되고 통섭형, 통합형 인재를 요구하는 21세기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생각하는 힘 길러 진정한 꿈과 비전을 찾아야 신현호 동문은 우리 후배들이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당부하며, 그러한 능력은 인문학적 소양이 근간이 될 것이기에 ‘철학문화산책’과 같은 프로그램을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1세기는 생각을 통한 컨셉 구현의 시대입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삼성에게 따라올 테면 따라와 보라고 하거든요. 왜냐하면 이론이나 스킬은 비슷하게 흉내 낼 수가 있어요. 그런데 콘셉트는 그렇지 않아요. 1등과 2등의 차이가 어디서 오냐. 바로 콘셉트에서 오는 거예요. 스킬까지는 2등도 비슷하게 흉내 냅니다. 하지만 1등이 가지고 있는 콘셉트는 2등이 흉내를 낼 수 없습니다. 고수와 하수의 차이도 그런 것이죠. 애플은 기술적으로 되냐 안 되냐를 먼저 안 따집니다. 먼저 컨셉을 내놓고 그 다음에 기술을 거기다 맞추거든요. 근데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 반대로 해요. 그러니까 일반적인 생각의 한계를 넘어서는 제품들이 나오기 힘든 거죠.” 또한 신 동문은 대학생들이 학창시절을 단순한 스펙 쌓기가 아니라 자신의 꿈과 비전을 찾는 일에 더 집중해야 한다며, 자신만의 콘셉트를 가지고 세상을 이끌어 가는 고수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짝퉁인생 아닌 명품인생을 살고파 신현호의 인생 최종 목표는 바로 ‘명품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걸칠 수 있는 명품으로 치장한 인생이 아니라, 법정 스님, 이태석 신부, 주기철, 손양원 목사와 같이 개인의 삶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삶이 진정으로 명품인생이라고 생각한다며 “오십대 중반 이후에는 우리 부부도 단기선교든 어떤 방법으로든 시간과 몸을 들여 봉사하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하는 그의 말투, 표정, 눈빛에서 느껴지는 진정성에서 그가 이미 꿈에 한 발짝 다가서 있음을 보았다.

 

vol.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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