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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호흡재활 치료로 ‘연세대 호킹’의 숨통 틔우다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1-03-16

강성웅 교수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 2월 28일 학위수여식이 열린 대강당. 우리대학교에 학적을 두지 않은 이로서 처음으로 명예졸업장을 받은 이원옥 씨가 단상 아래 휠체어에 누워있는 아들 신형진 씨를 감회어린 눈으로 보았다. 그 옆 자리에서 지난 9년간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어려움 끝에 같은 날 컴퓨터 공학사 학위를 받은 아들과 이를 가능케 한 어머니의 노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우리 의과대학 강성웅 교수의 눈도 불거졌다. “호흡 한다는 것이 축복이라는 것을 일깨워준 신형진 씨” “교수님, 형진이가 드디어 대학을 졸업합니다. 정말 꿈이 이루어지고 하늘의 별을 따오기보다도 어려울 것 같은 졸업입니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죽음의 고비를 넘어왔는지. (중략) 교수님을 못 만났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머리에 ‘호흡재활’이라고 띠라도 두르고 홍보하고 싶습니다. 호흡재활 치료를 통해서 많은 환우들의 삶이 편안하고 좋아지기를 간절히 빕니다.” 아들 신형진 씨의 졸업을 앞두고 이원옥 씨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은 강성웅 교수가 이들 모자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호흡’이었다. 주변 도움 없이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척수성근육위축증’(SMA)을 앓고 있던 신형진 씨는 지난 2004년 7월 친지 방문차 갔던 미국에서 생긴 급성폐렴으로 인해 호흡곤란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큰 곤경에 빠졌다. 주한미군 사령관이던 리언 러포트 사령관의 배려로 미군 특별수송기로 귀국은 했지만 몸 상태는 호전되지 않아 줄곧 병상에만 누워 지내야만 했다. 특히 점차 약해지는 호흡근육에 인한 호흡곤란을 막기 위해 기도절개 수술을 하고 인공호흡기를 착용해야 했던 신형진 씨는 그렇게 원하던 학업은 고사하고 물론 어머니와 대화도 나누지 못하는 상황에서 1년 6개월을 보냈고, 앞으로도 병상생활이 언제 끝날지 기약 없는 상태였다. “척수성근육위축증을 포함한 루게릭, 근육병과 같은 신경근육계 질환들은 온몸의 근육이 점차 약해지면서 사지마비를 동반하고, 결국 호흡근육마저 마비시키는 희귀난치성 질환입니다.” 신경근육계 환자에 대한 치료법을 찾던 강성웅 교수는 미국 연수 기간 동안 이들 환자들이 더 나은 삶을 유지하면서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치료법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그것이 ‘호흡재활’이었다. 대부분의 신경근육계 환자들은 병이 진행되면 호흡곤란으로 인공호흡기의 도움 없이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이러한 환자들을 초기부터 관리하여 호흡장애가 발생을 가능한 늦추고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중증 상태가 되더라도 학교생활, 사회활동을 가능하게 하여 환자의 삶을 높여주는 치료법이 호흡재활이다. 강 교수가 이러한 호흡재활 치료법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간병으로 생업을 포기하여 심한 경제적 곤란을 겪는 환자가족들에게 인공호홉기 사용은 큰 경제적 부담이었다. 식물인간 상태가 아닌 의식과 판단력이 또렷한 환자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삶을 포기한다는 것은 의료인으로서는 용납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따라서 2001년부터 시작한 정부의 희귀난치성 질환 지원 사업에 인공호흡기 보조를 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한 것도 강 교수였다. 인공호흡기 지원만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최소한 1년에 한번은 필요한 정기검진, 그 외 수시로 발병하는 합병증에 대한 치료도 경제적으로 이미 소진된 환자와 환자 가족들에게는 너무나 감당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강 교수는 환자 치료이외에도 치료비 지원을 각계각층에서 끌어내야 하는 또 하나의 짐을 스스로 지게 된다. 그러나 희귀난치질환일 수록 더 많은 관심과 더 많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함에도 현실은 그 반대였다. 널리 알려진 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리고 완치가 안 되는 질환이라는 사회적인 인식부족은 많은 후원기관의 실무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강 교수를 힘들게 했다. “한국의 스티브 호킹은 계속 나와야 한다” 이러한 사정으로 신형진 씨도 1년이 넘게 병상에만 누어지내다 어머니 이원옥 씨가 우연히 강성웅 교수의 호흡재활 치료법을 주변으로 권유받고 지난 2006년 3월 진료실을 찾게 되었다. 이후 강 교수로부터 본격적인 호흡재활 치료를 받은 신형진 씨는 10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부분적으로 뗄 수 있었고, 수개월간의 재활 과정을 거쳐 마침내 기도절개관을 제거하고 필요할 때만 마스크로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외부활동이 가능해진 것이다. 학교를 복할 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그 해 2학기에 복학하여 집중적인 관리를 받으며 한 학기마다 수강 과목을 늘려가 졸업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강성웅 교수는 신경근육계 환자에 대한 관심과 후원을 좀 더 확대해 준다면 이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당당히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신형진 씨와 비슷한 여러 환자들이 호흡재활 치료법을 통해 올해에도 대학에 입학하고 졸업을 했다”는 강 교수는 지난 2008년 11월 국내 유일의 호흡재활치료센터인 ‘강남세브란스 호흡재활센터’(breatheasyclub.com)를 출범시켜 보다 전문적인 치료를 확대해 나갈 수 있었다. 이 호흡재활센터 출범과 운영에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적극적인 후원과 호흡재활치료 홍보대사를 자임하는 이원옥 씨의 열성적인 참여와 후원 등 많은 개인 및 기관 후원자들의 힘이 모아진 결과였다. “기존 신경근육계 환자 외에도 교통사고 등의 외상으로 경추를 다친 환자나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노인층에는 호흡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많다”는 강성웅 교수는 장기간의 투병으로 환자가족들만의 힘으로는 환자의 간병과 사회복귀를 위한 경제적, 심리적인 지지가 절대 부족하다고 한다. “환자치료뿐만 아니라 사회공헌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강남세브란스 호흡재활센터는 아직은 경제적으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소외받고 있는 많은 신경근육계 환자들의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센터가 사회에 이바지하고 기독교 기관인 연세의료원의 정신을 구현하는 한 도구로서 널리 쓰일 수 있게 많은 연세인의 관심과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vol.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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