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청년문화원 그리고 하자센터, 활기 있는 삶의 시공간을 만들다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1-02-01

청년문화원장 조한혜정 교수(문화인류학과) 우리대학교의 대표적 사회복지문화사업 기관인 ‘청년문화원(The Center for Youth and Cultural Studies)’은 1999년 4월 청년문화센터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한국사회가 급속하게 세계화되고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낯선 경제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젊은 세대의 문제들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들과 함께 문제를 풀어가려는 취지에서 설립된 것. 쏟아지는 제반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순발력 있고 현실성 있는 연구가 절실히 필요했고, 이런 시대적 맥락에서 급변하는 사회와 긴밀한 연관을 맺으며 이론과 실천의 경계를 넘어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는 지식생산과 사회봉사의 산실이 청년문화원인 것이다. 청년문화원은 우리대학교 사회학, 교육학, 심리학, 건축학, 의류환경학, 신문방송학과, 대학원 문화학협동과정과 연계하여 각종 심포지엄 및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으며, 특히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담론형성과 아시아 네트워크 구축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해 오고 있다. 청년문화원은 시범현장으로 현재 두 개의 현장을 갖고 있는데, 1999년 7월 문을 연 서울시립 청소년직업센터(하자센터)와 2001년 9월 시작한 서울시립 대안교육지원센터(대안교육센터)가 바로 그것이다. 두 프로젝트 모두 서울시의 지원을 받고 있다. 하자센터는 청소년들이 새로운 문화적 감수성을 발현하고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면서 일과 놀이와 학습을 통합해내는 청소년 문화 작업장 모델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이며, 대안교육센터는 탈학교 학생들을 위한 교육인프라를 만들고 교사 교육과 교과과정을 체계화해 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청년문화원에서는 이러한 시대적 실험을 통해 십대와 이십대 청년 문화생산자를 중심으로 청소년 관련 담론을 만들어가며, 정책 입안에 관여하고,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내면서 청년들의 삶을 업그레이드시켜 내고 있다. 청년문화원은 2002년 이래 ‘연세특성화 추진위원회’가 집중 육성하는 사회·복지 분야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대학교가 청년문화원을 통해 수행하는 섬김의 리더십을 자세히 알아보고자 청년문화원장을 맡고 있는 조한혜정 교수(문화인류학과)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태지 같은 ‘불량 청소년’의 창의적 활동을 이끌다 “1990년대는 한국 경제가 아주 좋아지고 사회가 전반적으로 크게 변하는 시대였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이 두발 자율화, 교복 자율화 등을 원하면서 공부만 하는 존재에서 자율권을 가진 시민으로, 그리고 문화적 활동을 하는 문화적 존재로서의 권리를 찾고 싶어 했지요. 그래서 학교를 그만두는 탈학교 현상도 나타나고 있었어요.” 조한혜정 교수는 21세기를 목전에 둔 시점에 청소년들의 시민권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문화관광부의 지원을 통해 청소년 헌장을 개정하고 정책입안을 도왔다. 특히 1997년 IMF 금융위기로 국민 모두가 침체되어 있을 때 서울시 실업대책위원회의 청소년, 여성 분과를 맡아서 연구작업을 진행했다. 또한 문화산업, 창의산업 시대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청년 실업문제를 풀 것을 촉구하고 청소년들을 지원할 것을 건의했다. “실제로 그런 작업을 보여줄 모델 사업이 필요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서울시립 청소년직업체험센터, 일명 ‘하자센터’가 생긴 배경입니다. 그 센터를 준비하기 위해 교내에 청년문화원이 만들어졌고 학교에서 일정한 초기 지원금을 주어서 실험적 작업을 집중적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실험과 연구를 통해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고 서울시 공모에 제안서를 냈지요. 사실 교수를 하면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아주 많은 시간을 내야 하는 것인데 대학에서 이런 ‘이론적 실천 프로젝트’가 많아야 할 때라는 생각에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시작을 한 것입니다.” 1998년 청년문화원이 설립될 무렵에만 해도 청소년들은 엄격하고 권위주의적 학교에 묶여 있었다. 상대적으로 조숙하여 영화감독이 되겠다거나 음악을 하겠다거나 글을 쓰겠다는 학생들은 학교에 잡혀 있으면서 꿈을 펼칠 수가 없었다. 당시 그런 아이들이 학교를 그만 두고 대거 거리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하자센터에는 그런 탈학교 아이들이나, 방과 후에라도 문화 활동을 하고자 하는 아이들을 따로 모았다. 영상, 디자인, 음악, 웹, 인문학 등의 작업장을 두고 청소년들이 원하는 창의적 활동을 활발하게 하도록 지원하고 이끌어 주었다. 조한혜정 교수는 당시를 회상하며 다음과 같은 일화를 이야기 했다. “처음에 이 일을 해야 할 것 같아서 당시 김병수 총장께 상의를 하러 갔었어요. 이야기를 꺼내니까 선뜻, 그런 일은 연세대가 당연히 해야 하는 섬김의 일이라고 반기시더니 곧 “불량청소년들이 오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예, 서태지 같은 불량 청소년들이 옵니다”라고 했더니 “아, 그럼 해보자”고 하시더군요.” 하자센터, 이론과 실천의 균형 그리고 상생의 원리를 실천 하자센터에는 탈학교를 한 학생들을 위해 진행하는 4개의 대안학교가 있다. ‘작업장 학교’, ‘로드 스콜라’, ‘영셰프’, ‘연금술사 학교’가 그것인데 각 프로그램에서 청소년들은 정규 교육과정에서 배울 수 없는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고 습득할 수 있었다. “작업장 학교에서는 봉사활동을 주로 합니다. 독거노인들이 여름에 더위로 사망하는 일도 있어서 기후행동연구소와 함께 온도 측정하는 일도 하고, 버마 난민 캠프에도 해마다 가서 봉사를 하면서 세상을 구하는 시인들이 되려는 준비를 하고 있지요. 로드 스콜라에서는 여행 쪽에 전문성을 가지려는 십대들이 모여 훈련을 하고 있고, 영세프는 생태주의적인 요리사, 그리고 연금술사 학교는 창업과 직장일을 통해 배우고 자립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토요일에는 일반학교 학생들이 직업에 대해 생각하고 새로운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편 하자센터에서는 청소년들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헌신성을 가진 이삼십 대 청년들이 기존의 기업 활동과는 좀 다른 다양한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이 사회적 기업들이 하자센터 안의 청소년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일을 돕고 있는 것이다. 하자센터의 힘은 청소년 사업, 청년들의 사회적 기업, 그리고 이론적 학문적 작업을 하는 연구진이 삼박자로 굴러가는 데서 나온다. 즉, 이론과 실천의 균형과 상생의 원리를 실천하는 것이 하자센터 저력인 것이다. 사람의 삶은 ‘관계의 총체’, 이를 통해 고립된 삶을 벗어나야 “사회 속에서, 자신이 선 자리에서 더블어하는 마음, 봉사하는 마음으로 실력을 쌓아갈 때 자기 자리도 보이고 자기 모습도 보이고 동료와 이웃도 생기며 비로소 보람을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람의 생이란 어떤 결과가 아니라 ‘관계의 총체’이며 고립된 삶은 허무와 피로감만 남깁니다. 동료와 이웃들과 더불어서 즐겁게 지내고 같은 비전을 가지고 좋은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할 때 비로소 행복해지고, 좋은 사회가 온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우리 대학도 시대가 힘들다 보니 섬김의 대학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 경쟁의 소용돌이 안에 들어가 버린 것 같은데 상생과 자활의 가치를 되찾아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불쌍한 사람을 동정하는 차원의 돌봄이 아니라 섬기는 사회를 만들어내는 대학다운 일을 하면 좋겠습니다. 학생들이 각자의 소명을 찾아내고 창의적이고 활기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바탕을 제대로 다져서 항상 연대를 다닌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게 되면 좋겠습니다.” 조한혜정 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의 순환체계가 막혀 있는 상태이고 그런 면에서 한국사회의 위기가 심각하다고 말한다. 작지만 상호 순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활기 있는 삶의 시공간으로서의 하자센터가 한국사회에, 그리고 우리대학교에도 많은 자극이 될 수 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vol. 514
웹진 PDF 다운로드

연세소식 신청방법

아래 신청서를 작성 후 news@yonsei.ac.kr로 보내주세요
신청서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