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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자유로운 소통으로 음악의 경계 허무는 가수 될래요”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0-11-16

KBS ‘남자의 자격’의 히로인, ‘바닐라 루시’ 보컬 배다해 성악 전공의 실력파 대중가수로 주목받아 “연세대 성악과는 한마디로 최고죠. 근데 어디 가서 제가 연세대 나왔다는 말을 안 해요. 왜냐면 제 안에 진짜 프라이드가 있기 때문에 굳이 드러내면 위화감을 주는 것 같기도 하고. 또 학교이름을 팔아 성공의 발판으로 삼기보다는 오히려 스스로 성공해서 연세의 이름을 제가 드높이고 싶거든요.” 대중음악그룹 ‘바닐라 루시’의 보컬 배다해 동문(성악 02학번)은 합창을 주제로 한 KBS 2TV ‘남자의 자격-남자 그리고 하모니’ 프로그램에 출연해 ‘천상의 목소리’로 찬사를 받은 주인공이다. 무명의 가수였던 그녀는 ‘남자의 자격’ 방송 출연 이후 많은 사람들이 쉬이 알아볼 정도로 깜짝 스타가 됐지만, "잠깐의 인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자신만의 음악으로 대중과 교감하고 싶다"는 당찬 음악인이다. “연세대는 죽기 직전의 희망. 연세대가 아니면 내 인생은 없다”는 비장하고 절박한 맘으로 어린 시절부터 한결같은 꿈이었던 연세인이 됐고, 그 꿈의 캠퍼스에서 진짜 자신의 꿈을 찾았다는 배다해 동문. 오랜만에 찾은 교정에서 행복한 표정으로 그동안 감춰왔던 애교심을 맘껏 자랑하는 그녀는 영락없는 연세인이었다. 지역 동요대회 통해 성악 소질 발견 하지만 성악가의 길을 벗어나 대중음악인의 길에 들어서다 배다해는 타고난 재능과 오랜 기간 동안 체계적인 준비로 꿈에 그리던 우리대학교 성악과에 진학했다. “저는 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어요. 그런데 초등학교 때 배우던 피아노를 그만두고 성악을 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부모님 말씀으로는 제가 ‘엄마’, ‘아빠’ 말을 시작할 때부터 노래를 했대요. 아기가 노래하는 게 웃기니까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많이 시키신 거죠. 친척들 앞에 가도 항상 노래를 시키고, 그러다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시에서 주최하는 동요대회가 있었어요. 그냥 아무 준비 없이 대회에 나갔는데 대상을 탔어요. 그때 엄마는 동요대회에 나간 아이가 왜 이렇게 늦게 오냐고 걱정하시면서 대회장에 찾아오셨는데, 사실은 대상까지 타느라 늦게 온 거였죠. 그렇게 성악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소질을 발견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열정을 다했던 성악을 그만둔다. “아버지가 건설업을 하시다가 상황이 안 좋을 때가 있었는데, 그 당시 제가 유학을 갈 수 있는 정신적인 여유가 없었죠. 아르바이트를 해서든 뭘 해서든 제가 유학을 가서 계속 이쪽 공부를 하려면 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만큼 열정이 없었던 것 같아요. 사실 부모님 탓이 아니고 제 결정에 의한 것이었는데 아직도 부모님은 많이 미안해 하시죠.” 그렇게 성악을 그만둘 때, 그녀의 부모님은 많이 서운해 하고 가슴 아파했다. 그리고 당시 지도교수님들도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그녀가 최근에 만난 양혜경 음대 강사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네가 선우(남자의 자격에 함께 출연했던 소프라노)보다 훨씬 잘한다”며 지금까지 성악을 해온 게 아깝다고 다시 시작하는 것을 권유했다고 했다. 양혜경 강사는 또 ‘남자의 자격’ 합창단을 진두지휘했던 박칼린 지휘자가 노래 부르면서 자꾸 몸을 움직인다는 이유로 배다해를 혼낼 때 특히 속상해 했다고 했다. “성악에서는 사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서 노래하면 소리를 낼 수 없거든요. 그래서 선생님께서 안타까워 하셨어요. 가만히 서서 하면 오히려 몸이 경직되기 때문에 소리도 같이 경직돼요. 그래서 몸을 움직이지 않고 노래하면 오히려 선생님들이 표현력이 없고 긴장해서 몸이 굳었다고 말씀들을 하시거든요. 하지만 합창단 안에서 지도자는 박칼린 선생님이셨고, 또 합창이라는 특성상 그렇게 지도를 하신 거니까 서운하지 않았어요.” 음대생의 바쁜 일정으로 못내 아쉬운 교양 수업 학창시절 배다해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대중가수를 꿈꾸며 학업에 소홀하지는 않았을까? 한마디로 아니었다. 그녀가 음악대학 정기 오페라 공연이었던 모차르트의 ‘여자는 다 그래(Cosi fan tutte)’에서 하녀 데스피나 역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 실력이 쟁쟁한 성악과 선후배들과의 경쟁 오디션을 통해 중요한 배역을 따낸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배다해는 전형적인 음대생다운 학창시절을 보냈다. 앙상블, 합창, 중창, 실기시험, 오페라 준비 등 음대생들끼리 모여서 연습해야 하는 시간이 많은 음대의 특성상 학창시절 대부분의 시간은 성악과 바운더리 내에서 보냈다. “성악과 선후배들과 끈끈한 정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평생 함께 간다고 생각을 해요.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고.” 그 과정을 통해서 선후배 동기 간의 더 할 수 없을 정도로 끈끈함이 생겼지만, 반면에 개인적인 시간이 많이 부족해 아쉬운 점도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교양 수업이 많이 아쉬웠어요. 음대생으로서 바쁜 일정 때문에 결석을 하기도 했거든요. 학기 마지막에는 교수님들께 편지 쓰기 일쑤고, 또 시험 때는 이것저것 수업 과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알려 달라고 조교님한테 연락하고 그랬기 때문에 교양 수업이 너무 아쉬워요.” 음악으로 대중을 감동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다 배다해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를 높였고, 이를 통해 가수라는 본연의 모습을 대중에게 알릴 수 있었다. 최근에는 이처럼 가수, 배우 등 직종을 불문한 연예인들이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활발한 개인 홍보활동을 펼친다. 하지만 그녀는 앞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비중을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예능의 중요성은 이번에 굉장히 많이 느꼈어요. 하지만 제가 지금의 인기를 실감하지 못한 이유 중에 하나가 바닐라 루시의 음악으로, 또 제 노래로 성공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근데 ‘남자의 자격 - 남자 그리고 하모니’는 예능이긴 하지만 진정성이 있는 프로그램이었잖아요. 제가 그 프로그램에 나가 웃겨서 뜬 것도 아니고, 얼굴로 뜬 것도 아니고, 결국 노래로 뜬 것이기 때문에 굳이 예능을 출현하지 않아도 제가 음악적으로 대중을 만족을 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어요.” 진실된 음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싶어 성악을 전공한 대중가수, 경계를 넘나들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배다해지만, 그녀는 음악적 장르의 구분 보다는 대중과 교감에 방점을 두고 있다. “저희 바닐라 루시는 클래식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게 아니라 클래식에서 배워왔던 것을 대중가요에 접목하고 싶은 거예요. 대중음악에 특별한 기준은 없잖아요. 그냥 대중과 함께하는 음악인 거지. 자꾸 경계를 두고 나누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 경계를 허무는 게 저희 몫인 것 같아요. 뭐 크로스오버다 이렇게 볼 수도 있지만, 저희는 최대한 클래식한 모습은 보여드리지 않으려고 노력을 해요. 왜냐하면 저희가 클래식 음악을 하고 싶어서 대중 앞에 선 게 아니니까요. 클래식에서 배워 왔던 것을 대중음악에서 잘 활용하고 싶었던 거지 크로스오버도 아니고 뉴에이지도 아니에요. 경계를 두지 않고 그냥 남들이 들었을 때 편안하고 듣기 좋은 많은 대중들과 교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자신의 음악적 목표를 이야기하는 그녀의 눈빛은 어느새 무척 진지했다. 굳이 음악을 구분 짓지 않고, 음악인의 한 사람으로서 보다 많은 사람들과 진실된 음악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기를 소망하는 배다해의 꿈이 반드시 이루어졌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그녀는 연세인의 축제 ‘아카라카’에 무척 출연하고 싶다며, 내년 축제 때 잊지 말고 불러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2011년 아카라카, 그 노천극장 무대에 올라 환하게 웃으며 연세인과 음악으로 교감할 그녀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vol.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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