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순 교수(정치외교학)가 집필한 「디지털 거버넌스: 국가·시장·사회의 미래」(책세상)는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기술과 디지털 네트워크가 현대인의 생활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양식과 권력 관계 및 통치시스템의 변화를 동반하고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 참여, 개방, 공유를 핵심으로 하는 웹의 발달로 시민들은 공동체 문제의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새로운 국가, 기업, 시민 사이의 관계가 가능하리라 기대되고 있다. 그렇다면 21세기 인터넷 세상에서 우리가 맞이할 미래 사회는 어떤 것일까? 저자는 정보사회의 새로운 운영메커니즘, 즉 ‘디지털 거버넌스’라는 개념을 통해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시장과 사회를 운영하는 메커니즘이 기술의 발전과 함께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들이 자동으로 공동체의 문제해결을 더욱 민주적으로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이 저자의 주된 문제의식이다. 정보 사회에서도 권력 투쟁은 종결되지 않았으며,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여 어떠한 통치 질서를 만들어 낼 것인지가 한 사회의 미래를 결정짓는 변수가 된다. 저자는 전자정부에서 UCC와 스마트몹, 트위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례를 넘나들면서 정보기술에 기초한 디지털 거버넌스의 구조와 그 안에 투사되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들을 살펴보고 있다. 이 책의 통찰은 우리가 직면한 새로운 공동체의 미래와 닿아 있다. 또한 기술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사회과학적 현상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는 것도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