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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진단검사의학 표준화는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고 국내 의료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일”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0-06-16

국내 진단검사 표준화 프로젝트 총괄책임자 의과대학 권오헌 교수 지난 6월 9일 제3회 세계 인정의 날을 맞아 과천 기술표준원 국제회의실에서는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의과대학의 권오헌 교수(진단검사의학과)는 지식경제부가 주관하는 진단검사 표준화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로서, 의료계를 대표하여 의료분야의 공인인정 제도가 마련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권 교수가 맡은 이 프로젝트는 얼핏 보기에 효율적인 의료 시스템 운영만을 위한 움직임 같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무엇보다 환자들의 고통 경감과 편의 도모를 꾀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다. 권오헌 교수를 만나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의학 분야의 공인인정제도의 필요성 환자의 중복 검사 고통을 줄이고 국내외 의료기관 교류 활성화에 이바지 “말은 어렵지만, 결국 의료기관 간에 검사 결과를 상호 교환할 수 있도록 해서, 이 병원에서 저 병원으로 옮길 때마다 매번 자신의 질환에 관한 검사를 다시 해야 하는 환자들의 고통을 줄여보자는 이야기예요. 나아가 국내 검사 결과가 추가 인정 없이 더 많은 나라에서 통용될 수 있다면 국내외 의료기관의 교류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필요한 제도이기도 하고요.” 권 교수가 총괄책임을 맡은 이 프로젝트의 정식 명칭은 '진단검사의학 분야의 표준화 연구개발 및 기반조성' 연구 프로젝트다. 국제교류 활성화를 위해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 분야 표준화 작업 일환으로 마련된 이 프로젝트에는 5월부터 5년간 14억5,000만원(매년 2억9,000만원)이 지원되고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한국화학시험연구원, 중앙의대 3개 기관에서 26명의 전문가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미국, 영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이미 실시되고 있는 이러한 의료기관 인정제도는 국제인정기구(KOLAS)가 국제규격 ISO 15189(Medical Laboratories - Particular requirements for quality and competence)를 기초로 임상검사기관을 평가해 해당 기간이 믿을 수 있는 제대로 된 검사를 진행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제도다. 따라서 국내 의료 시장의 개방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진단검사 표준화 프로젝트가 제대로 정착되면 이는 국내 의료 기관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상반기 대형병원 중심으로 시범운영 6월 말 의학 분야 첫 공인인정기관 탄생 올 하반기에는 검사 분야 및 검사 병원 확대 예정 권 교수에 따르면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등 9개 기관을 공인인정기관으로 지정하기 위한 문서심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달 말이면 첫 공인인정기관이 탄생할 예정이다. 1차로 병리학ㆍ핵의학 분야를 지정하고, 하반기에는 유전자ㆍ진단검사 등 10개 분야 1,000여 개 세부항목으로 확대하면서 대상을 300개 병원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권 교수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는 전문인력 양성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에 실시한 시범인정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한 후, 본격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세의료원의 아이디어맨 소아과 아이들에게 독수리 인형 선물하면 어떨까? 이 프로젝트 외에도 권 교수는 대한임상화학회 회장(1999년~현재), 세계 병리학/진단검사의학회 아시아지역 대표이사(2002년~현재), 아시아진단검사의학회 총무(2002년~현재)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 바쁜 와중에도 권 교수가 큰 국가 프로젝트의 책임을 맡은 것은, 그것이 결과적으로 국내 의료계뿐만 아니라 연세의료원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권 교수는 이러한 “인정제도에 대해 다른 나라보다 빠르고 탄탄하게 정착시키는 것이 관건”이라며, “연세대학교에서도 하루 빨리 이러한 세계적 시스템을 도입, 정착시켜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의료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비단 대외적인 활동뿐만 아니라 연세의료원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세브란스 마라톤을 한 적 있잖아요. 그것처럼 저는 우리병원 이름을 붙여서 일종의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쳐가는 게 사람들에게도 친근감을 심어주고 좋을 것 같아요. ‘세브란스 캠페인’, 이런 식으로 말이죠. 또 하나는 소아과에 입원한 애들에게 퇴원할 때 독수리 캐릭터로 된 귀여운 인형이나 기념품 등을 제공하는 거예요. 어렸을 때 기억이 오래가잖아요. 그러면 세브란스가 평생 애들에게 각인되고 심지어 나중에 커서도 결국에는 이 병원에 대한 친근감으로 다시 찾아오지 않겠어요?” 학생에게는 권위 있는 ‘교수’보다 친근한 ‘선생님’ 졸업 후에도 제자에게 기억되는 스승으로 남고 싶은 소망 권 교수는 현재 강의는 후배 교수들에게 거의 맡기고 수업보다는 실습 시간을 통해 학생들을 만나고 있지만, 학생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지금까지도 아끼지 않는 스승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웃찾사’, ‘개그콘서트’ 등도 열심히 찾아봤어요. 근데 유행하는 개그를 애들한테 썼더니 오히려 아이들이 시간이 없어 못 보니까 모르더라고요. 하하하.” 그런 자신이 편했는지 잘 모르는 학생들도 가끔씩 찾아와 등록금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고 권 교수는 말한다. “얼마나 어려웠으면 저한테까지 왔겠어요. 주고는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세월이 흐른 뒤에 학생이 직접 찾아왔지 뭐에요. 참 고맙더라고요. 빌려준 돈 갚아서가 아니라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나와 한 순간이라도 인연을 맺었던 사람이 나를 잊지 않고 찾아와 준 그런 순간이 가장 기뻐요. 자기들 생활도 바쁠 텐데.” 학생들의 얘기가 시작되니, 끊임없는 에피소드가 쏟아진다. 재작년 스승의 날에 연구실에서 직접 바이올린을 연주한 제자 이야기, 학생들이 종이 보석함을 만들어 그 안에 각자의 사진과 편지를 넣어 선물한 이야기, 제주도에서 어느 날 제자가 선생님 생각이 났다며 한라봉을 보내준 이야기. 마지막으로 권 교수는 자신이 권위 있는 교수님이라기보다 친근한 선생님으로 남았으면 한다는 소망을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연세의료원과 국내 의료계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외부와 소통하며 학생들에게도 다가가기 편한 스승으로 남기 위해 노력하는 권 교수의 앞날에 의미 있는 연구 성과와 좋은 인연이 계속되기를 바라본다.

 

vol. 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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