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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경제학과 SK석좌교수 랜달 크로즈너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0-04-01

지난 3월 23일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의 전 이사이자 현재 우리대학교의 SK석좌교수(경제학과)로 재직하고 있는 랜달 크로즈너(Randall S. Kroszner) 교수의 공개 강연회가 열렸다. 강연주제는 ‘금융위기와 미 연준의 대처(The Financial Crisis & the Federal Reserve)’.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강연회가 열린 상경관(대우관) 각당헌은 크로즈너 교수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찾아온 많은 학생들과 교수들로 가득 찼다. 1시간이 조금 넘게 이어진 크로즈너 교수의 강연 후에는 청중들의 적극적인 질문 공세가 이어져 그에게 갖고 있는 사람들의 관심을 짐작케 했다. 통화정책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전문가 경제학과 박기영 교수와의 인연이 계기 “가장 큰 계기는 내 뛰어난 제자였던 박기영 교수가 나를 초대해준 것이었어요. 경제학과에 있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가 방문해주길 원하는지 이야기해 주더라고요. 한국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오랫동안 한 번 와보고 싶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강연이 끝난 다음날인 24일, 늦은 오후 연구실에서 만난 크로즈너 교수에게 연세대학교를 방문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를 물었더니 이와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크로즈너 교수는 박기영 교수(경제학과)가 시카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당시의 지도교수였다. 제자의 부탁을 수락해 준 크로즈너 교수와 자신의 제자들을 위해 자신의 스승을 모셔온 박기영 교수의 인연이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답게 크로즈너 교수의 경력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1984년 브라운대학에서 응용수학-경제학과 역사학 학사, 1987년과 1990년 하버드대학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후 1990년부터 시카고대학 부스비즈니스스쿨(Booth School of Business) 교수로 재직해왔다. 2001년~2003년에는 미국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까지 지낸 바 있다. 무엇보다 2006년~2009년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미연준)의 이사를 역임한 그는 금융 위기 통화정책 분야의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크로즈너 교수가 한국에 온 뒤로부터 모든 일정을 함께 소화하고 있는 박기영 교수는 “이전에 모신 SK석좌교수님들이 미시경제학 분야의 대가들이셔서 이번엔 거시경제학 분야에서 모셔오면 좋을 것 같았다”며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금융 위기에 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크로즈너 교수님을 모셔오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물론 처음부터 OK 사인을 받아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크로즈너 교수도 한국에서 학생들을 만나보고 싶은 의향은 있었지만, 세계적인 석학인 만큼 여기저기서 원하는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공개 강연회와 같은 일회적인 형식으로만 모셔오기보다 직접 학생들과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박 교수는 말했다. 결국 크로즈너 교수는 1학기인 3월에 2주, 2학기인 9~10월 중 2주 동안을 방문하여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것으로 일정을 조정하여 우리대학교에 오게 되었다. 정책결정 과정에서 경제학의 중요성 실제 문제해결 과정에 대한 통찰력 배워가길 이번 학기에 크로즈너 교수는 성태윤 교수의 ‘화폐금융론’ 공동강의와 박기영 교수의 ‘화폐금융론 특강’을 맡아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 담보대출) 사태 당시 미국의 경제 상황과 금융위기 출구전략에 관해 강의한다. 크로즈너 교수는 “학생들이 (나와의 만남을 통해) 경제학이 정책결정 과정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에 대한 폭넓은 관점을 얻어가고, 내가 연준에 있었던 동안 중요한 결정을 하는 데 경제적 분석을 어떻게 사용했는가에 대한 통찰력도 배울 수 있었으면 한다”는 기대를 밝혔다. 크로즈너 교수는 이미 3월 23일에 있었던 공개 강연회뿐만 아니라 지난 24일에는 학부학생들을 대상으로 ‘Economics of Financial Regulation(금융규제의 경제학)’이라는 주제의 강연회를 진행한 바 있다. 몇 번의 강연과 수업을 거쳐 만난 연세대학교 학생에 대해 그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매우 똑똑하고 영어도 잘 하더라고요. 물론 처음에는 부끄러워하고 질문을 주저하더니, 이번 주 되어서는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훨씬 더 질문을 많이 하려 했습니다. 이러한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은 나에게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에요.” 박기영 교수는 “학생들이 크로즈너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어떻게 실생활에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며 “일반 교재에 나오는 내용뿐만이 아니라 미연준에서만 볼 수 있는 최근 데이터도 접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박기영 교수는 크로즈너 교수의 수업을 들은 여학생에게 강의에 대해 묻자, 학생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교수님이 잘 생기셨어요”라며 웃더라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선생님이 원래 시카고대학에서도 옷 잘 입고 잘 생긴 걸로 유명하셨어요. 그리고 워낙 바쁘셔서 이메일로 약속하고 가면, 제가 만나고 나올 때 이미 다음 약속이 잡힌 사람들이 줄을 서 있을 정도였죠.” 제자의 스승 자랑은 언제 들어도 즐겁기만 하다. 다양한 수업을 통해 경제학 전반에 대한 이해 도모 현 정책 이슈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해결에 대한 고민 필요 마지막으로 경제학자가 되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 크로즈너 교수는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를 정말 좋아해야 합니다. 경제학은 인간 행동을 이해하는 것과 관련된 중요한 분야입니다. 경제학이 제시해야 하는 모든 접근 방법들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경제학 관련 수업을 들어볼 것을 권합니다. 더하여 관심 있는 특별한 주제에 관해 개별적인 독서와 연구를 해야 하는 것도 물론이고요. 현재 이슈가 되는 정책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어떠한 문제에 대해 경제학이 어떻게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 보는 것이 남보다 조금 더 앞서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한국 음식을 매우 좋아해 방한 이후 매일매일의 식사를 즐기고 있다는 크로즈너 교수는 한국에 있는 동안 DMZ를 꼭 한 번 방문해보고 싶다고 한다. 많은 학생, 교수들과의 학문적인 교류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한 좋은 추억을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vol. 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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