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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모교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비전을 꿈꾼다. 광운대학교 김기영 총장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9-11-16

지난 10월 9일, 김기영 명예교수가 제8대 광운대학교 총장에 선임됐다. 김 총장은 1979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후 한국경영학회장, 미국 Decision Science Institute 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활발한 학술활동을 벌여온 동시에 재무처장, 기획실장, 대외부총장 등 우리대학교의 다양한 행정업무를 맡아 봉사한 바 있다. 오랜 인연을 맺어왔던 연세대학교를 잠시 떠나 다른 곳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한 김 총장. 지난 11월 4일 오전, 광운대 총장실에서 이른 아침부터 직원들과의 회의를 마치고 온 김기영 총장을 만나고 왔다. 의사결정자로서의 권한과 책임 “내가 (연세대학교) 부총장은 오래 했잖아요. 부총장은 총장을 서포트 해주는 역할인데, 총장은 결국 의사결정을 하는 권한을 갖고 그것을 실천하는 책임(responsibility), 또 그 결과에 대한 책임(accountability)을 지는 사람이라는 게 크게 다르죠.” 지난 한 달간 총장으로서 지낸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해 김 총장은 무엇보다 리더로서의 의사결정 능력이 중요함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김 총장은 취임 후 되도록 많은 사람들을 만나려고 했다. 교수, 직원, 학생이라는 학교의 주체들을 만나 학교의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듣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나의 통일된 비전을 제시하고자 함이었다. “우리학교가 5년, 10년 뒤의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구성원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끌어 모아 그 모습을 같이 만드는 게 첫 번째 일이 아니겠어요. 그걸 비전이라고 하잖아요. 그 큰 그림이 명료하게 되어있지 않으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죠. 내 역할은 그러한 그림을 만들고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찾아내고, 그 중에서도 우선순위를 정해 집행한 후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거죠.” 연구, 교육, 학교에 대한 봉사 교육자의 길에 매진해오다 김 총장은 지금까지 순수한 학자의 길을 걸어왔다. 연세대학교의 교수로 재직한 기간 동안에도 교수로서 가질 수 있는 다른 지위에 눈을 돌리기보다 국내외 학회활동을 누구보다 충실히 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세 가지 교수의 직무가 있어요. 리서치(research), 티칭(teaching), 그리고 학교에 대한 봉사. 이 세 가지를 철저히 하려고 했어요. 행정일 하면서도 연구에 영향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기왕 교수생활 하는 거 선진국의 교수들이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죠. 제대로 된 교수 되는 게 내 개인적인 학자로서의 비전이었어요.” 활발한 학술활동의 결과로 김 총장은 한국경영학회 회장을 비롯하여 미국 Decision Science Institute 학회 부회장을 지내고, 미국의 Pan Pacific Business Association 학회와 Decision Sciences Institute에서 펠로우(fellow) 자격을 받은 바 있다. 그 중 무엇보다도 큰 학술적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었던 것은 미국 Decision Science Institute의 아시아 태평양 지회의 창설멤버가 된 것이었다. 개인적인 연구 활동과 더불어 김 총장은 행정적으로도 연세대학교의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대외부총장으로 있을 당시, 김 총장은 LG그룹의 후원을 받아 우리나라 최초의 전문경영연구교육기관인 상남경영원을 건립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다. 이와 함께 김 총장은 미국 워싱턴대학과 협력하여 국제화 경영대학원(글로벌 MBA) 과정을 개설하여 연세대학교의 국제교류활동을 강화시키는 데 주력하였고 그 결과, 글로벌 MBA 과정은 지금까지 약 10년 간 만 명에 가까운 졸업생을 배출시켜왔다. 교육행정가로서의 길로 들어선 계기 젊은 학자들과 함께 호흡하고자 김 총장이 대학의 리더인 행정가로서의 길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일관되게 학자로서의 소신을 지켜온 김 총장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정년퇴임하고 몇 년 있으니까 젊은 교수들하고 함께 연구하는 게 그리워지더라고요. 은퇴하고 나서 리서치를 놓은 건 아니지만 젊은 학자들하고 공부도 같이 하고 그 사람들 뒷바라지도 하고 싶었어요. 또 그 동안 쌓았던 행정경험이 많잖아요. 내가 경영학 교수이기도 하고. 이게 잘 어우러지면 이 학교를 좋은 학교로 만드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더라고요.” 광운의 비전, 선택과 집중 칼텍을 모델로 삼아 김 총장이 총장직을 맡게 된 광운대학교는 지난 75년 간 전기, 전자, 정보 분야에 선택과 집중하여 환경에너지, 로보틱스, 3차원 디스플레이 연구, 의료 공학 등 미래지향적인 학문을 특성화 시켜왔다. 여기에 교수 및 직원들의 교권에 대한 의식이 뚜렷하고 튼튼한 재정이 뒷받침 되어있어 학교의 비전만 잘 세우면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학교의 명성을 높일 수 있을 거라는 게 김 총장의 생각이다. 구체적인 계획 중 하나가 IT 분야 발전과 더불어 문학, 철학, 역사, 사회과학 등 인문학 분야도 정비하여 대학 발전의 균형을 꾀하고자 하는 것이다. 김 총장이 광운대학교의 발전을 위한 모델로 삼고 있는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이하 칼텍). 김 총장은 “학생 수가 6천 명 정도밖에 되지 않음에도 그 학생들의 취직률이 여타의 학교에 비해 높은 것은 칼텍 출신의 학생들이 갖고 있는 특유한 퀄리티(quality)가 있기 때문”이라며 “칼텍과 마찬가지로 광운 특유의 능력과 품격을 지난 인재를 길러내는데 중점을 두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덕체 아니라 ‘덕체지(德體智)’ 머리 아닌 인격으로 승부하라 마지막으로 김 총장은 연세대학교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전했다. 첫째, 큰 비전을 품을 것. 국내에 안주하지 말고 국제적인 안목으로 학문의 목표를 세우라는 뜻이다. 그 다음으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남을 배려하고 베푸는 품성을 지닐 것. “머리가 좋아서 좋은 대학 다닌 거는 40~50세 전후되면 다 소진됩니다. 사회에서 정말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남을 배려하고 베풀어야 해요. 머리 좋은 거로는 차별화가 안 돼. 연대 나온 애들 중에 머리 나쁜 학생 봤어요? 사람은 머리가 아닌 인격으로 살아야 한다는 거, 그걸 학생 때 배워야 돼요. ‘지덕체(智德體)’라고들 하는데 아니에요. 오히려 ‘덕체지(德體智)’가 되어야 하는 거지. ‘덕(德)’이 결국에 가서 결판 짓는 요소에요. 그리고 ‘건강(體)’하지 못한 사람이 무슨 리더입니까. ‘지식(知)’은 인터넷 들어가면 저만 모르지 다 있어요. 그리고 학교에서는 지식을 배우는 게 아니에요. 어떻게 공부하는지를 배우는 거지. 지식을 가져가면 그 지식이 결국엔 장애가 돼요. 왜 그럴까. 우리는 미래를 살아야 하는 거니까. 지식은 과거에 만들어 진 거잖아요. 남들 다 아는 지식이 아니라 지식을 활용해서 남이 생각지 못한 것을 어떻게 생각해낼 것인가. 바로 창의적인 ‘Critical Thinking’을 배우는 게 중요한 겁니다.” 김 총장과의 만남은 한 대학교를 이끌어가는 리더와의 만남이기 이전에 학문과 인생의 선배이자 스승과의 만남이었다. 연세대학교에서의 교수로서, 그리고 행정가로서 쌓아올린 김 총장의 풍부한 경험이 우리나라 대학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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