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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우리가 소통하듯 미생물들도 소통한다는 사실, 더 많은 이들이 알게 하는 게 목적”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9-10-01

제임스 티지 WCU 해외석학 교수 WCU(World Class University)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지원하는 사업으로, 그 중 ‘신재생에너지 및 환경오염 정화에 활용될 수 있는 미생물자원 탐사를 위한 돌파성 메타지노믹스 사업단’은 박준홍 교수(토목환경공학과)가 책임을 맡고 있다. 특히 본 사업단은 환경미생물생태 메타지노믹스(metagenomics)의 세계적 석학 제임스 티지 교수(James M. Tiedje, 미시간 대학)를 우리대학교 WCU 석좌교수로 초청했다. 티지 교수는 지난 2달간 우리대학교에서 정규수업 지도, 대학원 특강 시리즈, 교육 워크숍 등 활발한 활동을 보여줬다. 서로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일, 메타지노믹스의 원리 “5년 전만 해도 연구할 수 없었죠. 접근 가능한 기술이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최근 나노 기술, 생명공학기술 등이 발달해서 보고 만질 수 있게 된 게 바로 메타지노믹스입니다.” 그의 연구 분야인 ‘Microbial Metagenomics’란 미생물의 군집 전체를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연구하는 신생분야다. 미시적(micro) 수준에서만 오랜 기간 연구됐던 미생물 생태 분야를 좀 더 큰 틀에서 보는 게 목적이다. “농업문제, 동물 생태계, 대기, 온난화 등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요. 우리는 기본적인 미생물들의 커뮤니케이션을 보니까요. 좀 더 상세히 관계망을 읽는 거죠. 그들이 어떻게 서로 교류하고, 소통하고, 나아가 전체 군집에 어떤 기여를 하게 되는지를 알아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분야는 ‘Community Genomics'라고 불리기도 한다. 현재 우리대학교 해당 센터(Center for Green Metagenomics)에선 특히 이 같은 미생물학과 엔지니어링 기술을 통합해 환경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환경의 지속성을 유지하며 성장을 가능케 하는 일, 재생 가능한 바이오 에너지를 개발하는 일이 주 분야다. 교육과 연구를 함께 지원하는 본 센터의 목적은 아시아에서 메타지노믹스라는 신진분야를 이끄는 아시아 허브(hub)가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우리가 밝히는 가치(value)를 알고 공감케 하는 게 우리의 역할 티지 교수의 공과대학 대학원 특강시리즈에는 100여 명, 메타지노믹스 교육 워크숍에는 350명 이상의 학생이 참석하는 등 그의 강의엔 언제나 열정적인 학생과 교수들이 참석해왔다. 또한 티지 교수는 WCU 교수 중 이례적으로 학과 정규과목을 개설하여 학생들을 직접 지도했다. 단순히 학과 전공 관련 내용 외에도 과학적 글쓰기 방법 등 어떻게 페이퍼를 쓰고 발표해야 하는지 등의 기술(skills)에도 중점을 뒀다. 학생들의 열정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전문적인 훈련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만큼 한국에서 이 분야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일이죠. 우리가 연구하는 분야의 가치를 다른 사람도 알고 중요하게 생각해 준다면 그거야말로 성공적인 연구수행의 결과가 아닐까요?” WCU 책임교수인 박준홍 교수 역시 “티지 교수의 지도로 연구실 학생들의 실력이 향상되는 게 눈에 보인다. 외국에 나가도 티지 교수가 우리대학교 WCU 석좌교수라는 걸 알기 때문에 우리대학교 명성도 한층 높아진 계기가 됐다”며 WCU 프로그램의 성공적 기여에 대해 덧붙였다. 실제로 우리대학교가 이끄는 메타지노믹스 분야에 대한 국내 관심이 높아지면서 연구 펀드나 지원 등도 가능할 거라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상호교감의 연습, 연세학생들의 신에너지 “지난 9월 연고전에 갔습니다. 제가 있던 미시간대학에선 아이스하키가 유명하죠. 그래서 아이스하키 경기를 눈여겨봤어요. 그런데 가장 흥미로웠던 건 역시 두 대학의 학생들이 응원하는 모습이었어요. 순간 파랑, 빨강의 물결이 믹스(mix)되는데 긴장까지 했습니다. 혹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했어요. 그런데 아니더군요. 이게 바로 살아있는 커뮤니케이션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티지 교수는 지난 두 달 동안 많은 학생들을 보고 또 만나왔다. 그가 우리대학교 학생들에게 주는 조언은 세 가지 정도다. 첫째, 영어로 말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 것. “학생들이 영어로 듣고 이해는 잘 하는 것 같아요. 근데 문제는 말하기예요. 글로벌화 되는 현재에 듣기뿐 아닌 말하기도 중요하죠.” 둘째, 질문은 보다 적극적으로 하고 의사표시는 명확하게 할 것. “지난번에 우리대학교, 이화여대, 서강대 학부 1,2 학년 학생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강의를 하고 저녁도 함께 먹었죠. 근데 저와 같은 테이블에 앉은 학생들이 처음에는 가만히 앉아만 있더군요. 수줍어해요. 물론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는 전부 대화에 참여했지만 이런 기회가 좀 더 많아서 연습할 수 있어야 할 거예요.” 셋째, 환경기술공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겐 연구 환경이 중요, 인프라 구축이 급선무. “자료를 모으는 게 우선 굉장히 중요한데 아직 연세대학교는 부족한 게 많아요. 또한 학생들은 기존의 지식을 정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개척하려는 프론티어 정신도 필요합니다.” 제임스 티지 교수는 우리대학교 학술정보관에서 학생들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시설도 훌륭하지만 컨퍼런스 룸에서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함께 공부하는 모습이 감명 깊었기 때문이다. 서로 지식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익히는 게 가장 큰 자산이 될 거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티지 교수는 내년 3월과 9월 다시 우리대학교를 찾아 연구와 수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vol. 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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