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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퇴임은 더 많은 기회를 향한 새로운 시작입니다”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8-03-16

국민 주치의, 가정의학교실 윤방부 명예교수 “시인 롱펠로는 백발이 될 때까지 열심히 시를 쓰고 후학을 가르쳤어요. 또래들보다 훨씬 좋은 피부를 유지하며 활기찬 노년을 보냈죠. 그는 그 비결을 나무에 빗대어 말했어요. 정원에 있는 나무를 보면 어린 나무나 늙은 나무나 모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죠. 그것이 가능한 건 나무가 매일 조금이라도 계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늙은 나무는 조금 더 느리게 성장하는 것일 뿐 성장을 멈추지 않은 거죠.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하기보다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바로 롱펠로를 영원한 청년으로 살게 하는 비결이었던 거예요.” 우리나라에 가정의학을 창시한 주인공인 윤방부 교수가 지난달 정년퇴임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에이즈를 진단했으며, 의학박사로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방송에 출연하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윤방부의 생활 건강’ 프로그램을 비롯해 5천여 회나 매스컴에 출연하는 등 전 국민의 주치의라 할 만큼 친숙한 의사 윤방부 명예교수. 그는 수령이 들어도 계속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나무처럼 퇴임 이후에도 진료, 봉사, 방송, 집필, 강연 등 더욱 다양하고 역동적인 활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국 가정의학 전문의의 뿌리가 되다 윤방부 교수는 1943년 충남 예산 출생으로, 서울고등학교를 거쳐 우리대학교 의과대학교를 졸업했다. 1972년에 우리대학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75년부터 1978년까지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가정의학 전문의로 일했다. 1981년 우리나라 최초로 가정의학을 도입했고, 1985년에는 가정의학 전문과목 법제화를 이뤄냈다. 또한 가정의학회 초대이사장과 세계가정의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우리나라 가정의학 분야의 개척자라는 영광의 타이틀 뒤에는 그에 따르는 오해와 질시 속에서 보낸 역동의 삶이 있었다. 1978년 귀국한 윤방부 교수는 ‘전과전문’이라는 말로 가정의학을 소개했다. 보수적인 의료계에서 삼십대의 청년 의사가 모든 진료과목을 아우르는 전문의라니 환영받을 리가 없었다. 심지어는 재임용이 되지 않아 1980년 연세의료원을 떠나야 했다. 1년 반 후 복직을 하려니까 영동세브란스병원 의사들이 연판장을 찍어 윤 교수의 복직을 반대하기까지 했다. 복직을 했지만 몇 달간은 있을 곳도, 환자도 없었다. 그러나 윤 교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TV에 출연해 건강정보를 전달하며 얼굴을 알리고, 환자들이 먼저 그를 찾아오게 만들었다. 그렇게 투쟁하며 7년, 1985년 가정의학은 전문과목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8천여 명의 우리나라 가정의학 전문의 모두가 윤방부 명예교수의 제자인 셈이다. 윤방부 명예교수는 지난 2월 의과대학 가정의학교실 교수로서의 직분을 다하고, 현재는 분당 필립메디컬센터의 원장으로서 여전히 환자들과 마주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그는 최근 「건강한 인생 성공한 인생」(예지)라는 수필집을 출간했다. 나이 듦에 대하여, 해가 바뀔 때면 드는 생각, 행복의 조건 등 윤방부 명예교수의 삶이 녹아있는 이야기들과 건강한 60대를 위한 건강상식이 담긴 이 책은 벌써부터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장수의 개념을 바꾸자. ‘어떻게’ 사느냐가 관건이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오래살 수 있을까? 윤방부 교수는 항간에 떠도는 건강에 대한 속설이나 이론에 절대 귀기울이지 말라고 충고한다. 조금 먹어라, 채식을 해라, 무얼 먹어야 한다, 무얼 해야 한다는 등의 얘기에 현혹되지 말라는 것이다. 그가 조언하는 건강비결 첫 번째는 골고루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무엇이든 과식하지 않으면서 감사하면서 골고루 먹으면 되고, 가능하면 간식을 하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는 절주, 곧 안주없이 2잔 정도의 술을 2시간에 걸쳐 천천히 마시는 정도가 족하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금연이다. 모든 질병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담배는 무조건 끊어야 한다. 네 번째는 단연 운동이다. “건강에 뭐가 좋고 뭐가 나쁘고 하는 속설들이 시시때때로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어요. 그게 바로 운동이에요. 운동은 일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운동에 중독이 되어야 해요.” 윤 교수는 운동 중에서 특별히 걷기를 추천한다. 한국워킹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가 말하는 제대로 된 걷기운동은 무엇일까. 그는 ‘6s 원칙’에 따라 걸어야 한다고 말한다. 6s는 shoes(신발), speed(속도), strength(강도), surface(걷는 곳의 표면), structure(구조물), stretch(이완)이다. 우선 인체공학적으로 좋은 신발을 신고 걸어야 한다. 맨발로 걸으면 발바닥의 신경이 손상되고 잘못하면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좋은 신발을 신어야 한다. 그 다음은 속도로, 심장과 폐를 위해서는 상당히 빨리 걸어야 한다. 윤 교수의 경우는 시속 6.5km로 걷는다. 나이별로 적정한 속도는 (220-나이)×80% 또는 60%의 분당 맥박 수를 유지하며 걷는 것이다. 예를 들어 40세의 건강한 사람은 맥박이 최소 1분에 108번부터 144회 사이에 왔다갔다 해야 심장과 폐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 이하로 걸으면 칼로리는 소모하지만 심장과 폐에는 그렇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강도는 한 시간 이상을 추천한다. 6.5km 시속으로 한 시간 걸으면 심장과 폐에 도움도 되고 300칼로리 정도를 소모할 수 있다고 한다. 서페이스는 보통 진흙바닥이나 잔디가 좋고, 구조물은 실내도 좋고 실외도 좋고, 마지막으로 걷기 전에 이완, 스트레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윤 교수는 양적인 장수는 중요치 않다고 말한다. 정작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는 것이라는 말이다. 윤 교수는 이를 ‘질적인 장수’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70세를 살더라도 그때까지 인생을 즐겁게 사는 것, 먹고 싶은 거 다 먹어보고, 맘껏 신나게 사는 것이 건강하고 질적인 장수인 것이다. 연세여, 자긍심을 드높이자! “연세대학교는 세상 어느 대학에도 뒤떨어지지 않는 일등 대학입니다. 내가 제일이라는 자긍심을 가져야 해요. 연세는 그 이름만으로도 자유롭고, 깨끗하고, 풍요롭고, 스마트해요. 이보다 좋은 전통이 없죠.” 윤 명예교수의 연세사랑은 남다르다. 그는 연세인들에게 맘껏 자긍심을 드높일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이러한 자긍심을 위하여 연구, 교육, 봉사 등 모든 면에서 더욱 실력을 키워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의과대학 후배들에게는 “의사는 직업이다. 의사도 사회인이 되어야 한다”는 말로 자신의 전공분야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에 관심을 가질 것을 충고했다. 마지막으로 윤 명예교수는 ‘3걸 3감’, 다시 말해 ‘참을걸, 즐길걸, 베풀걸’과 ‘감사, 감동, 감격’을 항상 마음에 두고 긍정적으로 인생을 살고 있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영원히 성장하는 청년 윤방부 명예교수의 퇴임 후 행보에 큰 기대를 걸어본다.

 

vol. 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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