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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중증 뇌손상 치료의 획기적 기술을 개발한 박국인 교수를 찾아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2-11-01




최근 국내 연구진이 뇌성마비, 뇌졸중 등의 중증 뇌손상을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 기술을 개발했다는 희소식이 있었다. 그동안 신경세포를 이식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지만 이식된 세포가 자랄 수 있는 일정한 틀이 없어 신경재생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신경줄기세포를 합성고분자화합물과 함께 이식해 뇌신경을 재생시키는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해 「네이처 바이오 테크놀로지」에 표지사진과 함께 게재되는 등 주목받고 있는 박국인 교수를 찾았다.

* 교수님의 연구결과가 저명 저널인 「네이처 바이오 테크놀로지」 11월호에 표지사진과 함께 실릴 예정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소감은?

오랫동안 계속해 오던 연구라서 별다른 소감이랄 것은 없습니다. 계속하던 일 중에 하나가 「네이처 바이오 테크놀로지」이라는 저널에 실려 학문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담담합니다.

* 이번에 뇌손상 치료의 신기술을 개발하셔서 크게 주목받고 계십니다. 이 기술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구는 뇌손상 부위에 신경줄기세포와 고분자화합물을 함께 이식하는 기술입니다. 그동안 알려진 바에 의하면 신경세포는 재생이 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경계의 손상은 치명적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예를 들어 뇌졸중,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신경절단 등 신경계에 손상을 입을 경우 더 이상의 악화를 막는 지지치료를 할 뿐 신경세포를 재생시킬 수 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목하게 된 것이 신경줄기세포입니다. 최근 10년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어 많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신경줄기세포를 실험실 접시에서 배양하고, 배양된 줄기세포를 뇌손상 부위에 넣어주어 뇌세포를 되살리는 연구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사실 재생이나 되살린다는 표현이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죽은 세포를 다시 살리는 것이 아니라 이식된 줄기세포가 죽은 세포를 대신해 똑같은 기능을 할 수 있는 세포로 분화 대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기존의 다른 기술들과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고분자화합물 연구는 연골과 뼈 등을 재생하는데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신경세포를 재생하는데 이 화합물이 사용되기는 저희 연구결과가 처음입니다. 그동안 뇌신경세포를 이식하기 위한 시도가 이뤄졌지만 뇌손상 범위 큰 경우는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왜냐하면 이식된 신경줄기세포가 자랄 수 있는 일정한 틀(기질)이 없고 혈관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구는 신경줄기세포가 이식된 곳에서 자랄 수 있도록 재생틀 역할을 할 수 있는 고분자 화합물을 함께 주입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고분자화합물로는 수술 후 신체에 저절로 흡수돼 사라지는 봉합사 원료 등 생분해성 PGA(Polyglycolic acid)화합물을 사용했습니다. 이번 쥐실험에서 뇌손상 부위에 이식된 고분자 화합물은 매트릭스 역할을 하면서 쥐의 뇌신경세포 재생을 촉진시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재생된 신경세포와 숙주신경세포들간 신경연결이 활성화되는 효과도 확인됐습니다.

* 어떻게 뇌손상 치료분야에 주목하게 되셨습니까.

저는 임상에서는 소아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신생아, 미숙아들을 치료하면서 느낀 점이 큽니다. 다른 질환이나 기관이 미성숙했을 경우에는 생명을 살릴 수도 있으나, 소아환자에게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이 생기면 이 질환은 뇌성마비로 이어지곤 합니다. 이렇게 손상된 신경세포를 재생시킬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어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지지치료밖에 할 수 없었던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던 중 1994년 박사후과정으로 미국에 가게되었습니다. 그때 신경계퇴행성질환에 의한 정신지체, 뇌성마비 모델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는 하버드의대 보스톤아동병원의 에반스나이더(Evan Snyder)교수를 만났습니다. 그래서 그 연구팀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신경세포, 신경줄기세포에 관한 연구를 하게되었습니다. 1997년 귀국해서도 신경줄기세포에 관한 연구를 지속해 지금까지 8년 반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동안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 이 기술이 획기적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첫째는 세계 최초로 신경계에서 고분자화합물과 신경줄기세포를 같이 배양해서 고분자화합물줄기세포복합체를 만들어 생체내에 이식했다는 점입니다. 최근 물질과학이 발달하면서 생분해성 합성고분자화합물이 많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합성고분자화합물을 저희 연구에 접목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이식하기 전에 합성화합물에 신경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배양해본 결과 굉장히 잘 자라고 신경줄기세포에서 신경세포로 분화도 잘되는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다음에 그 복합체를 중증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 쥐에 이식한 결과, 생착이 잘되고, 필요한 세포로 분화도 잘되었습니다. 둘째는 신경전달에 대해 구체적인 결과를 발표했다는 점입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이식한 신경줄기세포가 분화해 숙주신경세포와 연결이 잘 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쥐실험에서 우대뇌반구에 복합체(신경줄기세포+생분해성 합성고분자화합물)를 이식한 결과 좌대뇌반구의 피질에 있는 신경세포하고 연결이 될 정도로 그 연결성이 좋았습니다. 신경세포의 이식은 단순히 이식된 세포가 생존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숙주신경세포와의 접합이 되던가 신경세포의 돌기가 원하는 기관의 부위까지 연결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신경신호전달이 가능하고 이러한 것들이 가능해야 구조적으로만이 아니라 신경세포가 기능적으로도 재생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복합체 이식 연구의 결과는 신경세포의 구조와 기능 양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었기에 획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이 기술이 언제쯤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됩니까

아직은 임상 활용을 운운한 단계가 아닌 연구단계, 동물실험 단계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안전성이 입증되어 연구결과가 임상에서 사용되려면 더 많은 실험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현재 저희 연구실에서는 인간의 신경줄기세포를 배양 및 실험하고 있습니다. (배아줄기세포와는 달리 신경줄기세포는 성체 줄기세포이기 때문에 생명윤리의 논란이 없습니다.) 이렇게 배양된 인간의 신경줄기세포를 쥐의 뇌손상 부위에 이식하는 실험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연구에서 인간의 신경줄기세포도 쥐의 신경줄기세포와 비슷하게 신경재생 효과가 뛰어남을 관찰 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신경줄기세포 이식 관련 연구는 신경줄기세포만을 이식하는 단계입니다만 더 나아가 고분자화합물세포복합체를 이식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 이 기술이 어떤 환자들에게 활용될 수 있습니까.

이 기술의 연구가 진척되어 임상에서 활용이 가능하게 된다면, 신경계 손상이 크게 된 경우, 예를 들어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 뇌성마비, 뇌졸중(중풍), 퇴행성신경질환이라든지 또는 척수손상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뇌손상 뿐 아니라 척수손상 치료와 관련한 일련의 실험들도 진행한바 있습니다. 쥐실험 결과 척수 손상에 의해 마비되었던 다리가 이식에 의해 호전되어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PNAS에 올 2월에 발표한바 있습니다.

* 이 분야의 연구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앞으로 고분자 화합물에 재생효과를 촉진하는 단백질 혹은 유전자를 첨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기술을 발전시킨다면 난치성 신경계 질환에 더욱 발전적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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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력
1982년 연세대 의학 학사
1986년 연세대 의학 석사
1992년 연세대 의학 박사


* 경력
1994∼97년 미국 하버드의대 박사후과정
1991∼93년 연세대 의대 전임강사
1993∼98년 연세대 의대 조교수
1998∼현재 연세대 의대 부교수

 

vol.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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