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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주요 소식] 동서문제연구원, ‘정치와 기업 연구회’ 특강 열어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5-07-27

동서문제연구원, ‘정치와 기업 연구회’ 특강 열어

- 교육생태계를 바라보는 가치관의 대전환과 상생의 거버넌스 재건축 강조

동서문제연구원(원장 이연호)은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과 공동으로 6월 15일 새천년관 국제회의실에서 정치와 기업 연구회 6월 정기회의를 실시하였다.

당일 회의에는 경영학, 경제학, 정치학 사회학, 행정학을 아우른 학계 인사들과 전·현직 정치인들이 참석하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본교 수학과 명예특임교수로 재직 중인 민경찬 교수가 “교육과 국가경쟁력-우리는 지금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민 교수는 우리대학교에서는 교무처장, 대학원장, 미래전략위원장 등을, 과학기술계에서는 대한수학회 회장, 세계수학자대회 유치자문위원회 위원장,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 공동대표 등을, 교육계에서는 초대 대학교육개발센터협의회 회장, 대학교양교육협의회 회장, 교육과학기술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등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는 인사혁신추진위원회 위원장 및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명예대표로 활동하는 등 학계, 민-관협력 및 시민사회 부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민 교수는 2014년 세월호 침몰과 현재 메르스 확산 사태를 언급하며, 이러한 사건을 통해 드러나는 한국의 위기를 시스템, 제도의 문제보다 사람의 생각과 태도의 문제로 접근할 것을 요청하였다. 먼저 민 교수는 21세기 들어 국가 경쟁력 및 성장률에 있어서 침체를 보이는 한국이 이미 위기상황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위기의 이면에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점수, 순위, 양적 성과 및 평가, 돈 등 ‘숫자, 지표’중심의 사고 문화가 있으며, 이는 사회 전반의 ‘경제 제일주의’로 이어져 우리 모두를 획일화된 틀로 몰리게 하는 일종의 쏠림현상에 빠지게 하였다.

한편 교육생태계에서는 정부 부처는 물론 국회, 감사원, 대학, 출연(연), 언론, 국민과 같은 다양한 관련 당사자들의 관점과 기대치가 서로 다른 가운데, 정부중심의 획일화된 성과 개념 및 평가시스템에 의한 경직된 관리체계가 존재한다. 이는 왜곡된 교육 환경과 불신과 불평등을 야기함으로써, 교육과 학문의 궁극적인 목표인 ‘행복’으로부터 우리를 멀어지게 한다는 것이 민 교수의 주장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필요한 것은 작금의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교육과 R&D에 대한 철학과 가치에 대한 인식을 대전환하여 이를 구현하는 거버넌스를 재건축하는 일이다. 민 교수는 교육과 연구의 가치를 나눔과 공존, 지속가능한 교육과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문제해결’과 ‘학문발전’에 두고 지적 탐구정신을 통해 인간의 사고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교육기관들은 이러한 가치를 공유하고 교육과 연구의 목적과 목표를 새롭게 정립하며, 철학, 비전, 전략의 차원에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민 교수는 교육 거버넌스 시스템 재건축을 위해 1) 기존의 논문 및 특허건수 같은 양적 중심의 척도를 연구 분야와 인재의 ‘자율성’과 ‘다양성’에 초점을 옮기는 ‘평가혁명’ 2) 교육과 연구의 비전과 전략, 정책을 기획·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구축 3) 이해당사자들 사이에 ‘동반자적 수평적 협력관계’ 형성 4) 기존의 기획재정부 중심의 사업단위별 지원방식에서 관련 기관 및 영역, 개인별 특성의 존중을 극대화하는 ‘묶음 예산지원(block funding)’을 통한 최적의 배분구조 형성을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민 교수는 정부 부처는 규제, 관리에서 지원의 위치에 서야 하며, 대학 및 출연 연구기관들은 전문성을 기반으로 양방향 소통을 선도하는 위치에 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즉, 기존의 기획재정부, 감사원 및 국회→교육부 및 미래창조과학부→대학→교수 및 연구원→학생으로 이어지는 갑-을 관계가 극복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이해당사자들 간의 상호역할을 분명히 정의하고 서로 존중하는 동반자적 수평적 협력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민 교수의 주장이다.

그런데 이러한 거버넌스 재건축을 실현시킬 실질적인 힘은 5년 임기의 정부, 1년여 임기의 장관, 또는 4년 임기의 개별 대학총장이 아니라, 임기가 없는 대학, 출연(연), 시민단체에서 찾아야 한다. 특히 주요대학 총장들이 함께 만드는 대학 공동의 리더십, 교육과 연구를 책임지는 교수 및 연구원,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시대정신, 역사의식을 세우며, 대입제도와 교육, 연구를 통해 초중등교육을 비롯한 국가 전체의 역량을 좌우하는 대학의 책임감은 ‘무한’하다. 이러한 차원에서 민 교수는 연세인은 사랑, 진리, 자유의 기독교 정신으로 국가와 지구촌 그리고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연세인의 소명의식, 개척정신(first mover), 일류정신을 가져야 하며, 그리고 연세대는 이를 기반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대학’으로서의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야 함을 강조하며 발표를 마쳤다.

발표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정부 중심의 교육부문 지배구조, 교육정책 및 연구투자의 근시안적 행태, 창의적 인재의 편중된 직업 종사, 교육 문제에 있어서 국민인식의 제고와 같은 주제로 토론을 이어나갔다. 특히 대학의 자율성 제고, 교육과 연구가 추구하는 행복의 정의에 대해서 민 교수의 주장에 대체로 동의하며, 참다운 국가경쟁력 향상과 교육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민 교수의 발표는 그동안 양적 지표에만 매몰되어 사회의 전반적인 생태계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해 온 한국의 현실을 되짚어보고, 만년지계(萬年之計)라는 교육의 궁극적 가치를 다시 한 번 고찰하며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마련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