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년 사이에 한국인의 삶은 디지털 기기의 발명과 광범위한 확산을 통해 크게 변모하였습니다. 가까이는 대학 강의실에서 학생들은 강의 내용을 기록하기 위하여 공책과 펜 대신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펜으로 글씨를 쓰는 소리 대신 노트북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대학 강의실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은 칠판에 적힌 강의 내용을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여 기록하고, 기록된 사진을 가지고 공부하기도 합니다. 디지털 기기의 확산에 따른 삶의 변화는 대학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버스와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 그리고 커피숍 및 식당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이나 전자책과 같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광경을 자주 목격합니다. 그들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인터넷 네트워크에 접속하며 끊임없이 정보를 소비합니다. 사람들은 정보를 소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정보를 능동적으로 생산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광대한 인터넷 네트워크에 연결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타인들과 접촉하고 소통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네트워크 기술과 디지털 기기를 통해 만나게 되는 세상과 그 세상 속의 타인들은 지금 우리 앞에 보이는 세상과 사람들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인터넷 네트워크와 디지털 기기가 사람들의 삶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바로 이 시점에 인간의 삶과 인문학의 의미에 대하여 성찰해보려 합니다. 이러한 성찰을 통하여 우리는 인터넷 및 디지털 기기가 우리의 삶에 끼친 영향과 의미를 되새기고, 나아가 그것들을 온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식견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선생님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인문학연구원장/HK문자연구사업단장 정명교 드림


*학술대회의 세부 일정은 첨부된 파일을 확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