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이영욱 교수팀, 노벨상 수상자가 참여한 ‘우주 가속 팽창’ 반박 논문에 핵심 오류 발견
- 우주는 가속 팽창하지 않고, 암흑에너지도 우주상수가 아니라는 결론 재확인 -
- 심화되는 표준 우주론의 위기 -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천문우주학과·은하진화연구센터 이영욱 교수팀은 암흑에너지에 의해 우주가 가속 팽창하고 있다는 기존 이론을 옹호한 영국 사우샘프턴대학교 연구팀의 반박 논문에서 주요 분석상의 오류를 확인했다.
두 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참여한 해당 연구팀의 분석을 재검토한 결과, Ia형 초신성의 나이 편향 기울기와 나이 편향 보정값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각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반박 논문에서 제시한 ‘우주는 여전히 가속 팽창하고 있다’는 결론 역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1월 이영욱 교수팀은 Ia형 초신성의 나이에 따른 계통적 편향을 고려할 경우 우주가 기존에 생각했던 것과 달리 더 이상 가속 팽창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우주의 팽창은 이미 감속 단계에 들어섰으며, 암흑에너지도 일정한 우주상수가 아니라 시간에 따라 변화하며 약해지는 성질을 보인다.
이 결과는 독립적인 우주론 탐사 수단인 암흑에너지 분광장비(Dark Energy Spectroscopic Instrument, 이하 DESI)의 바리온음향진동(Baryon Acoustic Oscillation, 이하 BAO) 단독 측정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6월 두 명의 노벨상 수상자인 아담 리스(Adam Riess)와 브라이언 슈미트(Brian Schmidt)가 참여한 사우샘프턴대 연구팀이 연세대 연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반박 논문을 발표한 것이다.
이들은 초신성의 광도와 나이 사이의 관계가 연세대 연구팀이 보고한 것보다 완만하며, 적색편이에 따른 초신성의 나이 변화 역시 모은하(Host Galaxy)의 나이 변화보다 작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사우샘프턴대 연구팀은 필요한 나이 편향 보정이 크지 않으며 우주는 여전히 가속 팽창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연세대 연구팀의 새로운 연구는 반박 논문의 두 가지 주요 주장을 재검토한 결과, 각각의 분석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
첫 번째 문제는 ‘나이 편향 기울기’, 즉 Ia형 초신성의 표준화된 광도와 나이 사이의 관계를 측정하는 방법과 관련된다. 이 관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좁은 적색편이 구간 안에서 초신성들을 비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적색편이에 따른 초신성의 진화 효과가 측정하고자 하는 나이-광도 상관관계와 함께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반박 논문은 넓은 적색편이 구간에 걸친 초신성들을 하나의 표본으로 결합했다. 연세대 연구팀의 분석 결과, 이러한 방법을 사용할 경우 측정되는 나이 편향 기울기가 점차 완만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본에 높은 적색편이의 초신성을 추가할수록 측정되는 기울기가 체계적으로 완만해졌으며, 실제 관측 조건을 재현한 모의 표본에서도 같은 경향이 확인됐다.
논문의 제1저자인 정철 연구교수는 “반박 논문에서 보고한 완만한 나이 편향 기울기는 분석 방법에서 비롯된 결과”라며 “적절한 적색편이 구간으로 비교 대상을 제한하면 강한 나이 의존성이 다시 나타난다”고 말했다.
연세대 연구팀은 반박 논문에서 사용한 먼지 소광 모형이 가정한 모은하 질량에 따른 소광비 변화가 대규모 은하 표본에서 관측된 경향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해당 모형을 뒷받침할 관측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문제는 나이 편향 보정값을 계산하는 방법과 관련된다. 나이 편향 보정값은 적색편이에 따른 초신성의 나이 변화량과 나이-광도 관계의 기울기를 곱해 결정된다. 그러나 반박 논문은 이 가운데 초신성의 나이 변화량이 모은하의 나이 변화량보다 작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연세대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초신성의 나이 차이가 줄어들면 이에 따라 나이-광도 기울기는 더 가팔라진다. 동일한 광도 차이를 더 작은 나이 차이로 나누면 기울기가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이 변화량의 감소는 나이-광도 기울기의 증가에 의해 상당 부분 상쇄된다.
연세대 연구진은 반박 논문이 줄어든 나이 변화량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에 따른 나이 편향 기울기의 변화를 함께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두 효과를 함께 고려하면 나이 편향 보정값과 이에 따른 우주론적 결론은 기존 연구 결과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이영욱 교수는 “초신성 우주론은 광도 표준화 방법인 필립스(Phillips) 관계식이 초신성의 나이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에 기반하고 있다”며 “우리의 연구 결과는 이 가정이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주의 가속 팽창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 핵심 가정이 관측적으로 타당한지 먼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까지의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우주의 가속 팽창과 우주상수 형태의 암흑에너지에 대한 해석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연구진은 기존 연구에서 제시한 것처럼 나이 편향을 보정한 초신성 결과가 BAO 단독 측정 결과와 일치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두 관측 결과는 암흑에너지가 시간에 따라 약해지고 있으며 현재 우주가 더 이상 가속 팽창하지 않는다는 해석과 부합한다.
연세대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추가로 검증하기 위해 전체 적색편이 구간에서 비슷한 나이의 젊은 은하에서 발생한 초신성만을 이용하는 ‘진화 효과가 없는(Evolution-Free)’ 우주론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예비 결과가 기존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향후 베라 루빈 천문대에서 확보할 대규모 초신성 표본을 활용하면 이러한 검증을 보다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우주 팽창의 역사를 이해하고 암흑에너지의 성질을 규명하는 데 필요한 관측 및 분석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세대 정철 연구교수(제1저자), 이영욱 교수(교신저자)를 비롯해 손준혁 박사, 박승현 박사, 윤석진 교수, 조혜전 연구교수, 임동욱 연구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논문은 8월 27일(목) MNRAS에 게재됐다.
붙임 1. 연구그림 1장.
2. 연구진 사진 1장. 끝.
(사진 설명)
1. (왼쪽부터) 연세대 천문우주학과·은하진화연구센터 이영욱 교수, 박승현 박사, 정철 연구교수, 조혜전 연구교수, 임동욱 연구교수, 손준혁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