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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개

연설문

2015학년도 입학식 축사 2015.07.28

오늘 입학식에 참석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특별히 자랑스러운 연세인이 된 새내기 신입생 여러분, 온 연세 가족과 함께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축하드립니다. 새내기 신입생들이 연세에 입학하기까지 오랫동안 온갖 희생과 사랑으로 뒷바라지 해주신 학부모님께도 깊은 감사와 뜨거운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우리 연세대학교로부터 합격통보를 받고 얼마나 기뻤습니까? 학부모님들께서도 그 날의 기쁨과 환희를 영원히 잊지 못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여러분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정말 바늘귀와 같은 좁은 관문을 어렵게 통과했습니다. 여러분이 연세대학교를 선택하신 것은 일생 중 가장 탁월한 결정이었고, 이는 여러분의 인생에서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커다란 축복으로 결실을 맺게 될 것입니다.
 
 우리대학교가 학문적 수월성과 대학의 위엄을 유지하며 사학의 최고 명문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하게 지키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한 결과가 아닙니다. 연세대학교에는 이 땅의 그 어느 대학과도 비교할 수 없는 위대한 정신과 전통, 영예가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저는 먼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신입생 여러분들의 입학을 환영하고자 합니다.
 
 첫째로 우리 대학교는 1885년 고통과 무지와 질병으로 시름하는 척박한 조선 땅에 최초로 설립된 고등교육기관으로, 올해 창립 130주년을 맞기까지, 한국의 대학교육을 이끌어 왔습니다. 연세는 지금 Times가 선정한 세계 20위, 아시아 최고의 명문 사립대학으로, 전 세계 103개국의 학생들이 찾아오고 있는 글로벌 대학으로, 세계를 향해 힘차게 웅비하고 있습니다. 
 
 둘째, 우리대학교는 고풍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신촌 캠퍼스와, 한국 최고의 의술을 자랑하는 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하는 의료원, 명실상부하게 “오라 연세로, 가자 세계로”의 교육목표를 구현하고 있는 송도 국제캠퍼스,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친환경 원주캠퍼스 등, 4개의 캠퍼스가 하나의 대학교를 이루고 있는 융·복합 시너지가 무한한 대학입니다.
 
 셋째로 우리대학교는 국내 어느 대학도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선진명문형 RC교육을 도입하여 전인교육을 실현함으로써, 아시아 대학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미 RC는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교직원, 지역사회로부터 대단히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연세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님들은 이제 날마다 늦게 귀가하는 신입생 자녀들과 입씨름할 필요가 없습니다. 학생들도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캠퍼스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창의적인 학습과 생활 공동체를 꾸려나갈 수 있습니다.   
 
 이런 여러 이유로 우리 대학교는 대한민국 고등학생들이 가장 오고 싶어 하는, 선호도 1위의 대학으로 오랫동안 자리매김하였으며, 여러분이 이제 그 꿈을 이룬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오늘 입학하는 신입생 여러분은 제가 환영하는 세 가지 이유를 아직 체감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채 한 학기도 지나지 않아서 여러분 스스로 연세에 대한 사랑과 자긍심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저절로 우러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새내기 연세인 여러분, 
 연세대학교는 창립 이후 지금까지 130년 동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성경의 말씀을 교훈으로 삼아 명문 사학으로서의 위대한 역사와 전통을 지켜왔습니다. 반상의 구분이 엄격했던 시대에도 연세는 모든 차별을 거부하고 평등한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남녀유별의 관념에 갇혀 여성은 고등교육을 꿈꿀 수 없었던 가부장적 사회에서도 연세는 국내 최초로 남녀공학을 실시하였습니다. 일제치하에서 연세는 민족교육과 독립운동을 이끄는 애국자들을 배출하였고, 군사독재 하에서는 인권을 수호하며 민주화를 선도하였으며, 21세기에는 민족의 평화통일을 지향하며 사회발전을 선도하고,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대를 앞서서 나라와 국민을 이끌어온 연세 캠퍼스에서 신입생 여러분이 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은 어떻게 보아도 대단히 특별한 축복임에 틀림없습니다. 이제 신입생 여러분들은 이 축복의 기회를 가장 멋지게 활용하여 자신의 잠재력을 계발하고, 일생을 바꾸는 전환기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연세대학교의 총장으로서, 44년 전 여러분과 똑같은 신입생으로 이 자리에 섰던 선배로서, 그리고 저의 세 아이를 모두 연세대학교 졸업생으로 만든 학부모로서, 여러분이 4년의 대학생활을 어떻게 꾸려야 할 지 몇 가지 당부를 드리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여러분은 원대한 꿈과 비전을 가져야만 합니다. 여러분, 연세에 입학하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셨습니까. 여러분이 이 자리에 서기까지 끝없는 희생과 노력으로 여러분을 후원해준 부모, 형제, 가족 여러분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 긴 인고의 시간을 거쳐 얻은 합격의 기쁨과 환희를 오늘 입학식을 전기로 새로운 각오와 결단으로 승화시켜, 이제 여러분이 꿈꾸어왔던 소망을 대학생활을 통해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입학식과 가장 잘 어울리는 낱말은 아마도 ‘희망’과 ‘기대’일 것입니다. 희망과 기대는 성취와 발전이라는 결과가 있기에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 함께 자리한 신입생들은 앞으로 연세동산에서의 학업과 생활을 통해 자신의 희망과 기대를 실현시키는 것은 물론, 우리 사회가 연세인들에게 거는 기대와 소망까지 충족시킬 수 있는 책임감 있는 인재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전 세계 어디서나 대학교육은 일생을 좌우하고, 대학생활의 성패는 1학년에 결정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학에서의 첫 1년을 일생의 전환기라고 합니다. 1학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여러분의 일생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은 매우 행복한 조건 속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한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연세대학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그 첫 1년을 성공으로 인도할 선진명문형 RC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 생활에서 진정한 자기를 발견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찾아 자신의 꿈을 가꾸고, 그 꿈을 이룩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적지 않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재능이나 관심과 상관없이 너무나 쉽게 남이 좋다고 하는 길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무사안일한 길, 하루하루 급급한 일차원적인 길, 아니면 별 생각 없이 앞 사람만 따라가는 길은 우리 연세인이 걸어갈 길이 아닙니다.
 
 리처드 바크가 쓴 소설 「갈매기 조나단」을 보면, 보통의 갈매기들은 해변에서 그물에 걸린 생선 한 조각이라도 더 먹어보겠다고 경쟁하며 살지만, 조나단은 하늘 높이 날아올라 비행술을 훈련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갈매기들과 비교하면 다소 엉뚱해 보이는 행동을 했던 조나단이지만, 그에게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즐거움과 다른 갈매기들이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을 가는 설렘이 있었을 것입니다. 갈매기 조나단과 같은 창조적인 소수자들만이 사회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개혁과 발전을 통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습니까?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진정 후회 없이 평생 지속적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까? 여러분은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 이러한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아내야 합니다. 이 대답은 다른 사람이 대신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자기만이 할 수 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사람이 태어날 때, 오직 그 사람에게만 기대하는 일을 맡겨 세상으로 보낸다고 합니다.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는 오직 자기만의 일을 위해 태어났기 때문에 남의 길을 흉내 낼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연세의 신입생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은 타인의 길을 따라 가려 하지 말고, 나의 길을 찾아 감으로써 세상에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로, 여러분은 대학생활을 통해 자기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여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훌륭한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피눈물 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대장장이는 단단한 쇠를 만들기 위해서 수도 없이 두들겨야 합니다. 준비하지 않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전문가의 영역이 아닙니다. 구약성경 시편에도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라”(시 126:5)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느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간을 인내하고, 노력하며, 갈고 닦는 극기(克己)와 인고(忍苦)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견디기 힘든 고난도 따르고, 시험에 빠지기도 하며, 자신의 능력에 대해 회의를 품게 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바람개비도 역풍을 만나야 돌아갑니다. 대학은 여러분의 무한한 잠재력을 현실의 세계로 인도해 주는 사다리입니다. 꿈과 소망을 갖고 일생에서 가장 귀중한 시간을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몰입한다면, 여러분의 잠재적 역량이 그 넓은 세상을 여러분의 무대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신입생 여러분,
 많은 이들이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가 아주 어렵다고 말합니다. 젊은이들에게 특히 어렵다고 합니다.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이 지속되던 산업화시대에 비하면, 오늘의 현실이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시절이라도, 준비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결코 기회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진흙 속에서도 진주는 빛을 발합니다.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곧 세상을 이끌어 가는 리더입니다. 우리 연세의 신입생 여러분은 희망찬 내일을 위해서 오늘 철저히 준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로, 여러분의 대학생활이 나눔과 섬김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기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부(富)를 축적하거나, 권력을 누리는 일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자신의 것을 나누기보다 자신이 독점하고 남의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일에 관심이 크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에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되다”(행 20:35)고 했습니다. 나누고 섬기는 사람들 덕분에 아름다운 세상, 살만한 세상, 함께하는 세상이 만들어집니다.
 
 1900년부터 우리 세브란스병원의 설립에 결정적인 거금을 기부한 세브란스 씨는/ 큰 성원에 감사해하는 에비슨 박사에게 “받는 여러분의 행복보다 주는 나의 행복이 더 큽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자기 하나를 위해서 수많은 사람을 희생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은 당장 눈앞에 있는 이익보다는 10년 후, 20년 후 먼 미래를 보는 혜안을 길러나가야 합니다. 10년, 20년 뒤의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고, 그 모습에 가까운 멘토를 주변에서부터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은 나 자신을 초월하여 사회와 나라, 나아가 인류를 고려하는 삶을 그려 보시기 바랍니다.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넓은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순자(荀子)는 ‘不登高山 不知天之高也(무등고산 부지천지고야) 不臨深谿 不知地之厚也(불림심계 부지지지후야)’ 즉, 높은 산에 오르지 않으면 하늘이 높은 것을 알지 못하고, 깊은 골짜기에 가지 않으면 땅의 두터움을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연세 캠퍼스에서 깊고 넓은 시야를 길러 나가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연세는 여러분이 자기를 찾아, 자신만의 길을 당당하게 걸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것입니다. 연세는 신입생 여러분이 전문가로서 능력을 넉넉히 갖추도록 훈련하는 효율적인 산실이 될 것입니다. 우리 연세는 신입생 여러분이 나눔과 섬김의 지도자로 기여하도록 끊임없이 도전하는 인격도야의 장을 다양하게 제공할 것입니다. 신입생 여러분도 이 시간 소망을 이룩하는 대학생활을 다시 한 번 굳게  다짐하면서 축복된 대학생활의 첫 출발을 시작하기 바랍니다.
 
 오늘 참석해 주신 신입생과 학부모 여러분,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께 하나님의 크신 은총과 인도하심이 늘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2월 27일
 
총 장  정 갑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