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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개

연설문

2015년 2월 학위수여식사 2015.07.28

오늘 학위수여식에 자리를 함께해 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오늘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는 모든 졸업생 여러분, 그동안 학부와 대학원 과정에서, 열정을 바쳐 오늘의 성과를 이룩한 여러분의 노고를 진심으로 치하합니다. 또한 졸업생들이 이 자리에 서기까지 헌신과 희생을 아끼지 않으신 부모님과 가족, 친지들께도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올립니다. 특별히 오늘 자리를 빛내기 위해 참석해 주신 존경하는 김석수 이사장님과 여러 이사님들, 박삼구 동문회장님, 그리고 전임 총장님들을 비롯한 모든 연세인과 연세의 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오늘의 영광스러운 졸업이 있기까지 여러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동안 캠퍼스에서 수많은 인고의 시간을 보내며, 크고 작은 어려움과 좌절을 극복하고, 오늘 이 자리에 선 여러분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130년의 유구한 전통에 빛나는 세계 20대 사학명문인 연세의 동문이 되셨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연세에서 쌓아 온 전문적인 지식과 연세의 문화, 연세의 정신을 바탕으로 험한 세상을 향해, 거친 대양을 넘어, 높은 창공으로 비상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연세대학교를 졸업하는 오늘의 이 성취감과 자신감이 앞으로 여러분의 삶에 큰 동력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을 정든 연세 교정에서 떠나보내며, 다시 한 번 연세의 정신을 새겨봅니다.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 8:32)라는 우리 대학의 교육이념은 연세동산에서의 진리 탐구가 참된 삶을 위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하며,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들기 위한 신성한 과업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올해로 130주년을 맞는 연세는 창립 이후 현재까지 도전과 개척 정신으로 살아 숨 쉬는 새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기독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진리와 자유의 정신에 따라 민족과 인류의 발전에 이바지할 지도자를 기르는 배움터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 왔습니다. 연세가 오늘날 세상에 그 이름을 드높일 수 있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의 결과가 아니라, 적지 않은 선각자들의 노력과 도전과 헌신의 결과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어두운 식민의 시대에 연세의 선각자들은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하였고, 끝까지 한글을 놓지 않으며 민족의 기상과 얼을 지켰습니다. 개발의 시대에 연세의 선배들은 조국 근대화의 역군이 되어 산업화를 주도하였고, 민주화 시대에 연세의 학생들은 자유를 위한 고결한 함성을 드높였습니다. 이제는 여러분이 연세의 빛나는 전통을 이어 대한민국과 인류 사회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갈 주역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어느 시대에나 어려움은 항상 있었지만, 지금 한국사회는 경제적 침체 속에 사회적 불안이 증폭되어, 갈등과 대립이 심화되고, 크고 작은 정치 사회적 현안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취업난 등으로 절망감과 냉소주의가 팽배해 있습니다. 더욱이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의 이해가 얽혀 마치 19세기말의 한반도처럼 복잡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캠퍼스를 떠나 불확실하고 혼돈이 계속되는 미지의 세계를 향해 원대한 꿈을 품고 나아가는 졸업생 여러분에게 총장으로서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지성과 지식을 겸비한 연세인으로서 항상 시대정신을 선도해 나가기 바랍니다. 시대정신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졸업생 여러분은 시류를 추종하기보다 새로운 시대의 서장을 여는 ‘소명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옛 선현들이 말하기를, “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때에는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 말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라고 하였습니다. 장차 나라의 기둥과 들보가 될 동량지재(棟梁之材)인 여러분은 실로 막중한 사명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과거를 넘어, 인류를 위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스스로 선도자가 되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십시오. 오늘 여러분이 걷는 발자국은 훗날 여러분의 흔적을 뒤따르는 다른 수많은 이들에게 소중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둘째, 어떤 도전과 역경에도 포기하지 말고 여러분의 꿈을 실현해 나가시기를 당부합니다. 오늘 교정을 떠나 세상을 향해 항해를 시작하는 여러분들 앞에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기다릴 수 있습니다. 때로 풍랑을 맞을 수도 있고, 큰 암초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나는 한 평생 선한 싸움을 싸웠고 달려올 길을 달렸고 믿음을 지켰다.”고 고백한 사도 바울처럼 어떤 고난도 회피하지 마십시오. 역경과 고난이 없는 삶은 없습니다. 성공한 삶이란 역경과 고난을 피해 안주하는 삶이 아니라, 오히려 역경과 고난에 맞서 이를 극복하고 그 과정에서 지혜를 얻어가는 삶입니다. 크고 결연한 의지로 맞선다면, 고난은 결국 여러분에게 축복이 될 것입니다.
 
윌리엄 블레이크는 “바쁜 벌은 슬퍼할 시간이 없다(The busy bee has no time for sorrow.)”고 했습니다. 위기의 시대에는 오히려 어려움을 기회로 승화시켜 미래를 긍정적으로 개척해야 합니다. 연세인의 몸과 마음에는 위대한 창립자들의 불굴의 의지와 강인한 도전정신이 자라고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항상 연세인으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연세 동산에서 가졌던 꿈과 패기, 그리고 오늘 이 순간의 각오를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셋째, 타인을 향한 나눔과 배려를 잊지 마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나눔과 배려의 마음은 자기 비움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비움은 자기를 극복하고 타인과의 원숙한 관계를 이루며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성경 말씀에 “자기 목숨을 얻는 자는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얻으리라”(마 10:39)고 하였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자신을 비워 타인을 포용하는 지성인, 배움을 나누고 실천하는 지성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쌓은 지식을 나눔과 배려를 통해 베풀 때, 지성의 빛은 더욱 찬란하게 빛나고,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도 해소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연세가 강조하고 교육해 온 ‘섬김의 리더십’입니다. 섬김의 리더십에는 자기 보존과 이기적 본능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해방시켜 타인을 향해 관심을 갖게 하고, 사랑하게 하며, 존중하고 배려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연세의 선각자들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어려운 시대 속에서도 민족과 역사의 요청에 응답하였습니다. 오늘 연세의 비약적인 발전도 언제나 섬김의 리더십으로 사회적 책임을 우선하였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졸업생 여러분, 
오늘날 연세는 제3의 창학을 통해 ‘글로벌 명문’으로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최첨단의 시설을 바탕으로 아시아 최초로 시행된 RC 교육은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전인교육을 지향하는 새로운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신촌캠퍼스에는 백양로를 녹지와 문화의 융합공간으로 바꾸는 백양로 재창조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기숙사 우정원이 준공되었으며, 경영대학, 공과대학 등의 신증축도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의료원은 암병원의 신축을 계기로 아시아 최고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고, 원주 캠퍼스 또한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연세의 발전은 단지 시설의 현대화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연세는 교육과 연구, 봉사는 물론, 새로운 대학 문화를 구축하고, 세계적 변화를 선도하는 교육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최근 Times 대학평가에서는 연세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80위권의 저명대학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사립대학으로는 세계 20위, 아시아 최고의 사립종합대학의 입지를 확고히 한 것입니다. Princeton, Yale, Cornell, King’s College London 등 세계적 명문들과 G10 컨소시엄을 만들어 교육과 연구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크게 확대되었으며, APRU에 가입하여 명실공히 세계적인 대학의 반열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정치, 경제, 금융 등 사회 각 부문에서의 동문들의 활약도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연세는 창의성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고 사회 발전을 선도하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여러분의 선배들이 근대화와 산업화, 민주화의 새 역사를 만들어 간 것처럼, 지금 여러분 역시 자신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선진화의 역사를 이끌어 나가길 바랍니다. 제3 창학이 바로 “Yonsei, where we make history”라고 주창하는 것도 바로 여러분이 역사의 선도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길은 지나온 역사의 길 위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길이며, 하나님이 우리 대학에 부여한 소명을 다시 미래 속에 실현하는 길입니다. 그 날에 또 한 명의 위대한 연세인이, 또 한 명의 언더우드가, 세상을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특히 연세인 여러분은 오늘 비록 학업의 한 과정을 마쳤지만, 학창시절 작은 진리 하나를 깨우치기 위해 무수히 밤을 새우던 그 열정과 과학적 진리를 발견했을 때의 지적 성취감, 환희의 순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지속적인 배움의 열정과 자세가 바로 여러분을 글로벌 리더로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미래가 불안정할수록 끊임없는 지적 열정을 가진 “공부하는 인간(Homo Academicus)”의 자세가 더욱 더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연세는 앞으로도 그러한 여러분의 지적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꼭 기억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연세 130년의 역사는 선배 동문들의 헌신과 모교에 대한 사랑이 만들어 낸 결과입니다. 세계적인 명문 사학 연세의 미래는 바로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연세 동문으로서 모교의 발전을 함께 성원해 주십시오. 연세가 발전할수록 연세의 별은 더욱 찬란하게 빛날 것이며, 그 찬란함은 다시 연세 발전의 원동력으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모든 과정에서, 연세의 별이 되어 세상을 비추어 주십시오. 연세가 여러분의 자랑이듯, 여러분 또한 연세의 자랑입니다. 동문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과 열정, 성원이 있을 때, 연세는 세계적인 명문으로서 성장을 계속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제 정든 연세 동산을 뒤로 하고 각자 새로운 길을 향해 나가려는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라는 윤동주 선배의 유명한 시구처럼 여러분만의 새로운 길을 걸어 나가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앞으로 걸어가게 될 도전과 모험의 새로운 길에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축복이 늘 함께 하시리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어 졸업식에 참석해 주신 내외귀빈과 하객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하나님의 크신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5년 2월 23일
 
총장    정 갑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