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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개

연설문

2013년 2월 학위수여식 축사 2015.07.28

오늘은 여러분의 삶에서 가장 뜻 깊은 시간을 함께 했던 연세 교정을 뒤로 하고, 영예로운 졸업식을 하는 날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게 되신 4,112명의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학부와 대학원 과정에서, 열정을 바쳐 오늘의 성과를 이룩한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합니다. 사랑하는 자녀를 희생과 정성으로 뒷바라지 해 오시고, 오늘 졸업의 영광을 함께 나누게 되신 가족과 친지 여러분께도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또한 이 졸업식을 빛내 주시기 위해 연세 캠퍼스를 찾아 주신 내외 귀빈, 열성과 헌신으로 제자들을 지도해주신 교수님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은 지난 수년간 연세에서 젊음을 불태웠던 시간을 추억으로 남기고 서로 가야할 길을 찾아서 떠나는 졸업식 날입니다. 대부분의 졸업생들은 학부 4년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대학원 과정을 마치며 더 높은 학문의 길을 추구하는 분들도 있고, 중년의 직장인으로서 졸업을 맞이하여 감회가 새로운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두에게 공통적인 사실은 이제 저 넓은 세상을 향하여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시작은 언제나 설렘과 기대로 가득하지만, 때로는 두려움과 떨림이 함께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연세인으로서의 삶을 처음 시작할 때도 그러했듯이, 오늘 역시 졸업이라는 새로운 출발 앞에서 또 다른 설렘과 두려움과 기쁨이 함께 교차하리라 생각합니다. 캠퍼스를 떠나 더 거친 세상을 향해, 험한 파도와 비바람을 헤치고 나가야 할 여러분에게는 더욱 더 결연한 각오와 의지가 필요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이제 연세는 여러분의 과거인 동시에 미래입니다. 여러분은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이제 캠퍼스를 떠나 미지의 세계에서 새로운 꿈을 펼쳐 나갈 졸업생 여러분에게 총장으로서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시대정신을 선도하며 큰 꿈을 실현하는 자랑스런 연세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옛 선현들은 인생을 “위대하고도 긴 여정(Magnae et Longae Viae)”이라고 했습니다. 여러분은 이 “위대하고도 긴 여정”에서 꼭 승리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삶의 진정한 승리입니까? 그것은 바로 자신이 설정한 삶의 목표를 통해 개인도 발전하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도 함께 발전하는 것입니다. 자기 사랑과 공동체 사랑, 사적 성공과 공적 성취의 일치가 바로 삶의 최고 경지이며, 이것이 곧 21세기의 시대정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세정신의 핵심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연세는 여러분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고, 여러분을 통해 나라와 세계 공동체를 함께 발전시키려 노력해왔습니다. 세상의 빛이 되고, 소금이 되기 위해서는 내면윤리의 사회적 실천을 통해 “개인의 도덕성”과 “사회윤리”의 통합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것이 곧 인간존재의 최고 덕목이요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덕목은 우리 사회의 과제와 시대정신을 먼저 인식하고 공감하는 바른 심부름꾼, 즉 참된 종이 되려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대학의 권위와 명예가 도전받고, 일반적인 스펙의 일환으로 전락하게 된 것도 대학의 지성이 오히려 시대정신을 거슬러왔기 때문입니다.
 
  연세는 창립 이래 줄곧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섬김의 리더십을 교육의 중요한 이념으로 삼아 왔습니다. 섬김의 리더십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사회발전을 위해 발휘하면서 글로벌 리더가 되자는 시대정신이 그대로 반영된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선진화될수록 우리 연세대학교가 더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둘째, 믿음과 용기를 갖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을 살아가기 바랍니다. 누구에게나 처음부터 완벽하게 이루어지는 인생은 없습니다. 하나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으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과정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새들은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날 집을 짓는다고 합니다. 시련은 좌절이 아니라 새로운 용기를 보일 수 있는 계기일 뿐입니다.
 
  "어둠이 지나면 빛이 오리라(Post Tenebras Lux)"는 성경말씀을 떠올리며, 어떤 고난도 회피하지 마십시오. 크고 결연한 의지로 맞선다면, 고난은 결국 축복이 될 것입니다. 인류의 모든 위대한 스승들은 고난에도 불구하고 승리한 것이 아니라, 고난 때문에 승리한 것입니다.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고, 인내를 통해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준비된 인재가 바로 연세인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셋째, 여러분은 이제 글로벌 시대의 덕목을 갖추어야만 합니다. 이미 세계는 하나가 된지 오래입니다. 따라서 저는 여러분이 한국인을 넘어 동아시아인으로, 그리고 나아가 세계시민으로서의 덕목과 윤리를 실현하는 글로벌 리더로 우뚝 서기를 기원합니다. 다양한 문화와 복합적 가치들을 엮어 전혀 새로운 공존과 소통의 표준, 융합과 통섭의 신지평을 창출하는 세계시민이 되기 바랍니다. 옛것과 새것, 동과 서, 안과 밖, 물질과 정신, 내면과 외면이 아름답게 통합된 큰 사람, 깨우친 세계시민으로 우뚝 서기를 바랍니다.
 
  이제 연세를 딛고 세계로, 미래로, 우주로 나아가십시오. 연세는 여러분이 걸어갈 위대한 발걸음으로 인해 더욱 풍요로워지고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연세의 얼굴이며, 연세의 자랑입니다. 작고 아름다운 일부터 실천해 나가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곧 역사를 만들어가는 주인공인 것입니다. 여러분이 헤쳐 나가는 길이 곧 연세의 역사가 될 것입니다. 연세가 여러분 삶의 한 역사이듯, 여러분 모두는 연세 역사의 한 장(章)인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연세 가족 여러분, 
  국가의 미래는 대학의 역할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연세는 제3의 창학을 통해 교육과 연구는 물론 대학의 새로운 문화를 구축하고, 아시아의 세계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연세의 자랑이듯이, 연세 또한 여러분의 영원한 보배가 될 수 있도록 온 연세 가족이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연세 교정을 떠난 이후에도 모교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끊임없는 사랑을 보내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다시 한 번, 형설의 공을 쌓아 오늘 졸업의 영광을 안은 여러분과 가족들께 축하를 드립니다. 많은 장학금을 쾌척하여 이들의 학업을 후원해주신 동문과 정부기관, 사회유지와 기업들에게도 깊은 사의를 표합니다. 여러분의 앞길에 늘 하나님의 가호가 함께 하실 것을 믿고 기도드리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2월 25일
 
총장    정 갑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