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세소개

연설문

2013년 신년사 2015.07.28

존경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2013년 새해 아침의 밝은 빛이 온 누리에 가득합니다. 새해 첫날의 찬란한 태양을 맞이할 때마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새로운 다짐에 더욱 경건해집니다.
 
  돌이켜 보면 2012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벅차고, 감격스러웠던 한 해였습니다. 당시 제가 17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연세의 역사를 또 한 번 새롭게 창조하자고, “제3의 창학”이라는 웅대한 비전을 제시하였습니다. 우리 연세가 대학 교육의 수월성과 위엄을 회복하고, 세계 명문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고등교육의 패러다임이 절실히 요청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첫 해의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지만, 어수선한 세상의 혼돈 속에서도 우리는 연세 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2012년을 성공적인 제3 창학의 원년으로 만들었습니다. 출범 당시 건물 신축을 둘러싼 교내의 갈등과 송도 국제캠퍼스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극복하고, 온 연세 가족이 화합과 배려 속에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대학의 기본 사명인 교육을 강화하고자 선진 명문형 Residential College(RC) 교육의 2013년 전면 도입을 추진하였고, 재수강제도를 전면 개편하였습니다. 백양로 재창조 사업과 교육, 연구 공간의 신축 등을 추진하여 캠퍼스 인프라의 선진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였습니다. 또한 주요 정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연세의 미래전략과 국제, 홍보, 산학협력 등 특별 위원회를 설치하였으며, 전반적인 제도 개혁과 수월성 추구에 노력해 왔습니다.
 
  지난 한 해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구성원 모두가 헌신적으로 노력한 결과, 우리 대학에 대한 외부기관의 평가도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되어, 총장으로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와 같은 성과는 국제화, 연구, 평판도, 혁신성 부문에서 크게 선전한 결과로서, 머지않아 아시아의 세계대학(Asia’s World University)으로의 비전이 실현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2013년 새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격동적인 대내외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미 주요 국가에서 정치권력의 이양과 변화가 시작되었고, 우리 사회도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대학을 둘러싼 환경 변화가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형평과 분배를 중시하는 시대이념은 이미 대학 정책을 변화시켰고, 학문과 교육의 수월성 추구라는 대학의 기본 가치와 사명도 도전받고 있습니다.
 
  자율보다는 획일적 규제, 수월성보다는 보편적 평등을 중시하는 국가의 대학정책 기조를 존중하면서도, 대학 본연의 자율성과 수월성도 지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와 도전 속에서도 우리는 연세의 설립 정신과 역사적 교훈을 되새기며, 사회의 변화와 개혁의 방향을 선도하는 주체로서의 사명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외부의 압력과 획일적인 대학 정책에 대응하여 연세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전기를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연세는 정부의 등록금 정책에 따른 재정 압박을 극복하면서, 동시에 세계 명문 대학과 필적할 수 있는 교육과 연구 시스템을 재창조해야 합니다. 특히 자율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명문을 지향하고,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명문 사학으로 위상을 확립해야 합니다. 우리 연세는 창립 이래 지금까지 어떤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도 변화와 개혁의 방향을 선도하는 역사적 주체로서의 역할을 다 해 왔습니다. 이런 전통을 이어 받아 우리 모두가 이루고자 하는 “제3의 창학”이라는 꿈도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제캠퍼스 Residential College의 역사적 출범
 
  2013년은 이러한 꿈을 하나하나 실현시켜 나가는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올 4월에는 송도 캠퍼스에 새로 건설된 약 95,000평의 첨단시설을 하나님께 봉헌하며 연세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게 됩니다. 이것은 신촌 캠퍼스의 60%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로서, 연세의 글로벌화를 선도하게 될 귀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당장 올해부터 이 시설을 활용하여 신입생 전원에게 RC교육이 실시됩니다. 언더우드 선교사가 128년 전에 첫 발을 내딛은 인천에 명문형 학부교육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되는 것입니다.
 
  학습과 생활 공동체인 RC 교육 환경에서 국제화, 전인, 창의교육의 실현을 통해 글로벌 역량과 공동체의식, 리더십과 소통 능력, 창조적 감성을 두루 갖춘 인재를 키울 것입니다. 이러한 RC 시스템은 연세가 한국 대학에 선도적으로 제시하는 또 하나의 선진 명문형 교육모델이 될 것입니다. 이로써 2013년 송도 국제캠퍼스는 연세의 꿈과 비전을 실현시키는 약속의 땅으로, 연세를 아시아의 세계 대학으로 도약시키는 초석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입니다.
 
  백양로 재창조 사업과 캠퍼스 인프라 개선
 
  또한 올해에는 신촌 캠퍼스의 인프라 개선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입니다. 우선, 백양로 재창조하는 사업이 시작됩니다. 이것은 30만 연세동문의 추억과 낭만이 서린 연세의 상징 백양로를 소통과 문화가 살아있는 친환경 녹지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역사적인 사업입니다. 오랫동안 지체되었던 공과대학과 경영대학의 신, 증축 사업도 시작됩니다. 제중학사와 법현학사의 재건축 사업도 빛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의료원에서는 에비슨 연구동이 준공되고, 암센터 신축이 차질없이 진행될 것입니다. 원주에서는 의료원의 외상센터와 외래진료센터가 착공될 것입니다.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은 최근 이공계 연구공간의 확충을 위한 자금이 확보되어 새해에 약 4천 평 이상의 새로운 연구공간의 신축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과대학과 생명시스템대학 등 이공계의 극심한 공간부족 문제가 올해를 고비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실제로 백양로 재창조와 제중학사의 신축은 인프라 개선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본교와 의료원의 실질적인 융합을 실현하는 역사적인 계기가 되는 사업입니다. 연세로 통합된 이후에도 오랫동안 지속된 경직된 관행과 제도를 과감히 타파하고 양 캠퍼스가 공간과 시설을 공유하여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연세 전체를 역동적으로 발전시키는 첫 사업이기도 합니다. 인프라 개선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여러 가지 불편함이 생기겠지만, 완성된 후의 편의를 상상하면서 너그럽게 기다리는 여유를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캠퍼스 간 융합의 본격적 추진
 
  연세의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와 교육 분야의 변화도 크게 개선될 예정입니다. 새해 초 모든 캠퍼스가 참여하는 거교적인 융복합연구원이 설립되고, 연구자 지도(research map)를 완성하여 학제간 연구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양한 융복합 연구의 잠재력과 요구를 수용하여 연구력을 강화하고, 융합적 연구 과제의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또한 이미 활동을 시작한 캠퍼스간 융합발전위원회는 교무, 학사, 연구 등 캠퍼스간의 융합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들을 선보일 것입니다.
 
  연세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4개의 캠퍼스를 운용하는 대학입니다. 신촌과 의료원, 원주, 국제캠퍼스가 자율과 융합을 기반으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운영 시스템을 정립시키면, 연세의 역량은 배가 될 것입니다. 송도 국제캠퍼스에는 다양한 융합 전공을 언더우드국제대학(UIC)에 개설하여, 세계 명문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공고히 할 것입니다. 특별히 RC 프로그램과 융합교육을 접목하여 전문 지식을 갖춘 인재 양성을 넘어 지덕체를 겸비한 글로벌 인재를 배출하게 될 것입니다. 대학의 자율성과 사회적 책임 확대
 
  오늘날 한국 대학은 글로벌 경쟁의 심화, 학령인구의 감소, 대학의 자율성 약화 등의 여러 악재가 겹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과 같은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우리 연세는 온 힘을 다하여 사학의 정체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재정기반을 갖추고, 수월성을 추구하는 자율형 사립대학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야만 할 것입니다. 다행스럽게 지난 해 송도가 교육국제화 특구로 지정되었고, 녹색기후기금(GCF)의 유치도 확정됨으로써, 우리 대학의 자율화와 국제화 역량을 크게 높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대학의 자율성 추구 뿐 아니라 동시에 명문대학으로서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도 앞장서서 실천해야만 합니다. 작년에 장학제도를 개편하면서, 특히 소외계층 학생에 대한 배려를 확대했습니다. 기초수급대상자와 차상위계층 학생들에게 등록금 전액과 생활비 일부를 지원하는 장학제도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또한 신촌의 “드림 스타트”, 의료원의 나눔과 기부, 원주의 “머레이 캠프”, 송도의 “연인 프로젝트” 등을 통해 지역 밀착형 봉사활동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사회성 교육, 섬김의 리더십, 문화적 다양성 등을 체험하는 교육을 통해 연세의 사회적 책임도 다하고 있습니다.
 
  새해에도 입학과 장학제도, 재능기부, 사회교육 및 취업자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저소득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한마음 전형에서는 수능 성적에 관계없이 역경을 극복하는 의지와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고려하여 선발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우리 사회가 선진화되려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대학의 문이 더욱 확대되어, 대학 교육을 통해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돕고, 사회가 역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제도가 정립되어야 할 것입니다. 연세는 모든 분야에서 사회의 일원으로서 호흡하고, 소통하며, 섬김의 리더십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할 것입니다.
 
  함께 만드는 행복한 캠퍼스
 
  저는 총장에 취임하면서 “Yonsei, where we make history”라는 슬로건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저의 재임기간에만 사용하기 위해 내세운 슬로건이 아닙니다. 연세의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자, 존재 이유를 표현한 것입니다. 연세는 이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경쟁의 무대에 올라섰습니다. 이제는 모든 역량을 결집하여 양적 팽창을 지양하고 질적 고도화를 통해 최고의 대학으로 도약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2013년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이러한 사명을 수행하면서 다함께 행복한 캠퍼스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연세의 미래는 행복한 사람들이 모여서 공동의 가치를 지향할 때 더욱 찬란하게 빛날 것입니다. 단기적인 성취와 평가를 넘어서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스스로 공동체의 목표를 공유하며, 함께 추구하는 행복한 캠퍼스를 만들어 나갑시다. 함께 마음을 모으고 뜻을 합치면,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새해를 맞아 우리 모두 진정한 한 가족으로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그리고 감사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올 한해도 변치 않는 하나님의 은총과 인도하심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새해
 
총장    정 갑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