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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개

연설문

2012년 8월 학위수여식 축사 2015.07.28

오늘 연세대학교에서 영예로운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수여받는 여러분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사랑하는 자녀들을 연세의 품에 맡기시고 정성과 희생으로 뒷바라지해 오신 학부모님께도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또한 오늘의 이 졸업식을 축하하기 위해 우리 대학교를 찾아 주신 내외귀빈 여러분,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졸업생들을 위해 헌신과 열정으로 학문의 길을 열어 주시고, 연세 정신을 가르쳐주신 교수님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들은 이제 그동안 정들었던 교정을 떠나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되었습니다. 졸업은 학업의 한 과정을 마무리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여정을 향해 나아가는 시발점이기도 합니다. 지금 세계는 문명사적이며 인류사적인 격변기에 서 있습니다. 대 전환기에 직면한 인류세계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새 패러다임을 창조하고 이끌 것인가, 아니면 새 패러다임에서 낙오하고 퇴보할 것인가? 여러분은 이제 졸업과 동시에 격변의 한 복판에 서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자신감을 가지고 미래와 대면하시기 바랍니다. 자신감은 모든 힘의 근원이자 모든 어려움을 풀어나가는 도구입니다. 그동안 연세대학교에서 배우고 느꼈던 모든 것들이 여러분들의 미래를 열어가는 커다란 힘이 될 것임을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대학은 급변하는 세상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당당하게 헤쳐 나갈 능동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곳입니다. 우리 연세대학교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하여 노력해왔습니다. 연세대학교는 여러분들이 우리사회를 이끌어 나가는데 필요한 지식과 용기, 그리고 섬김의 리더십을 가르치는 데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여러분들은 우리 연세동산에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기를 가장 보람 있게 보낸 사람들입니다. 이곳 연세 캠퍼스에서 젊음을 불태우며 열정을 바쳤던 학문과의 뜻 깊은 만남, 그리고 연세의 문화는 여러분 앞에 펼쳐질 미래의 삶에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이제, 꿈을 마음껏 펼치기 위해 세상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으며,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졸업생 여러분들께 총장으로서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우리 사회의 미래를 여는 역사의 긍정적 주인공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지금 한국은 새로운 사회로 도약을 모색하는 전환기에 처해 있습니다. 여러분의 부모와 선배들이 성취해 온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서, 더욱 인간적이고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느냐, 아니면 생명과 사랑이 매몰된 황량하고 정체된 사회로 퇴보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입니다. 창의적이고 풍요로운 사회는 저절로 열리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 각 영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에서 역동적 변화를 만들어 낼 때만 밝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모든 창조가 고통의 산물이듯, 바람직한 모든 성취는 고난의 대가인 것입니다. 성숙하고 인간적인 우리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먼저 공의(公義)를 구하는’ 연세정신의 표상이 되어주십시오. 나보다는 남을, 사익보다는 공익을 우선하는 진정한 리더가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일관된 마음을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캠퍼스 밖의 세상이 항상 즐겁고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인생이란 긴 항로는 때로 풍랑을 맞을 수도 있고, 때로는 큰 암초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실패를 경험하지 않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삶의 질을 가르는 중요한 차이는 실패를 받아들이는 자세입니다. 끊임없는 도전 앞에 실패가 설 자리는 더 이상 없습니다. 인류의 위대한 성취들은 결코 ‘고난에도 불구하고’ 얻어진 것들이 아니라, 바로 ‘고난 때문에’ 얻어진 것들이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믿음과 용기를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변화에 대한 도전은 젊은 세대의 특권이기도 하지만, 우리 삶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어렵고 힘들 때마다 연세동산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때의 꿈과 패기, 그리고 오늘 이 순간 여러분들이 품고 있는 새로운 각오를 떠올리시기 바랍니다. 이 순간의 각오를 성공의 원동력으로 승화시켜, 자신의 삶에서 최선을 다하고 세상의 어려움과 당당하게 맞서 나가는 연세정신을 빛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셋째, 연세의 동문으로서 자긍심을 지니고 모교에 대한 열정을 더욱 더 크게 키워 가시기 바랍니다. 여기 연세동산에는 지난 학창 시절 여러분들이 살아온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총총걸음으로 걷던 백양로, 사색에 잠기던 청송대, 뜨거운 토론의 열기가 가득 찼던 강의실, 밤늦게까지 공부에 열중했던 도서관, 그리고 소중한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었던 아름다운 캠퍼스, 여러분들은 이제 젊은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한 채 우리 연세동산을 떠나려 하고 있습니다. 이곳 연세동산에서 우리가 만나 함께 배우고, 생활해온 지난 학창시절은 하나님의 은총이 있었기에 더욱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연세가 자랑이듯이, 여러분은 우리 연세인 모두의 자랑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연세의 미래이고, 연세의 앞날은 여러분들의 모교에 대한 열정에 달려 있습니다. 졸업생 여러분들의 성취가 곧 연세의 성취이며 성장의 동력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모교 연세대학교는 제3의 창학을 통해 세계적인 대학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될 것입니다. 127년 전 이 땅에 최초의 근대 교육기관으로 첫 발을 내딛은 제1의 창학에 이어, 연희와 세브란스의 통합으로 제2의 창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송도 캠퍼스의 개교와 백양로의 재창조, 국내 최초의 Residential College 등 제3의 창학을 통해 연세대학교가 연구와 교육 환경 등에서 세계적 변화를 선도하는 교육 기관으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대학교의 교훈인 “내 말에 거하면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한복음 8:32)라는 하나님 말씀을 인용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여기 연세동산에서 여러분들이 탐구한 것은 진정한 삶을 위한,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들기 위한 진리의 추구였습니다. 이제 학창 시절의 열정을 바탕으로 교문을 힘차게 열고나가 세상 앞에 당당히 맞서십시오. 이제 이 세상은 여러분의 것입니다. 지성인이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과 함께 생명과 진실과 정의의 세상을 향해 연세인의 힘찬 발걸음을 내딛기 바랍니다. 저를 포함한 모든 연세 동문들이 여러분의 희망찬 앞날을 지켜보고 격려하고 또 성원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위대한 도전이 계속되는 동안, 하나님의 은총이 여러분과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8월 31일
 
연세대학교 총장    정 갑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