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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개

연설문

2012년도 입학식 축사 2015.07.28

먼저 연세가족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신입생 여러분에게 축하와 환영의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이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오랫동안 정성을 다해 돌보아 주신 부모님께는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더불어, 이 자리에 참석하셔서 오늘의 기쁨을 더 크게 만들어 주신 내외귀빈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친애하는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은 이제 연세인이 되셨습니다. 앞으로 이곳 연세 동산에서 무한히 배우고 정진하셔서 더 멀리, 그리고 더 높이 꿈을 펼칠 수 있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연세의 역사는 127년 전에 선교사들이 연희학교와 세브란스병원을 세우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연세는 이 땅에 최초로 근대 고등교육을 도입하였고, 지금까지 최고 명문 사학으로서의 전통과 명예를 확고하게 지켜왔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더 넓고 더 깊은 강을 건너는 지혜를 배우기 위해 명문 연세의 배를 타셨습니다. 연세에서의 교육을 통해 더 높고 더 험한 산을 넘는 법과 지혜를 배우십시오. 연세에서 쌓은 지성과 도덕성, 그리고 영성을 바탕으로 전인미답의 길과 가장 높은 준령에 도전하는 인재가 되십시오. 헤쳐 나가야 할 과제가 크고 무거울수록 여러분의 가슴이 뛸 것입니다. 앞에 놓인 강이 아무리 깊더라도, 산이 아무리 높더라도, 연세인 여러분의 의지를 꺾지는 못할 것입니다.
 
  지금 전 세계는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빈곤과 실업, 자원부족과 환경파괴, 질병과 장애, 차별과 갈등, 전쟁과 타협, 남북 간 화해와 통일 등 각종 문제들이 여러분의 청년정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예리한 지성과 과감한 도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연세 동산에서 생활하며 배우는 동안 그 같은 예지와 도전 정신을 배우기 바랍니다.
 
  연세의 새로운 비전으로 ‘제3의 창학’을 선언한 저는 대학의 기본으로 돌아가서(Back to the Basics!) 진리 탐구와 지성 함양이라는 대학 본연의 사명을 회복하려 합니다. 나아가 학생 개개인이 이 시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덕목을 갖추도록 이끌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성이 추구해야 할 최고의 가치가 덕성이며, 그것이 곧 탁월함을 추구하는 능력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도덕성이 뒷받침되는 지성적 탁월(academic excellence)”이 윤리학에서 추구하는 덕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시대에 한국 사회가 연세에 요구하는 시대적 소명이 바로 이 같은 지성인을 배출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세 교육을 통해 학생 여러분은 학문적으로 성장하고 인격적으로 성숙해질 것입니다. 연세는 학생들이 자신감 넘치되 자만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도록 가르치고 준비시킬 것이며, 그 삶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교육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지성, 우리 사회에 빛과 소금의 소명을 다하는 인재가 될 것입니다.
 
  실제로 ‘빛과 소금’은 연세의 학교 색깔인 푸른 바다색을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소금을 품은 바다는 모든 빛깔의 물을 받아들이면서도 뚜렷한 자기 색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심연으로 갈수록 바다는 모든 생명을 머금은 채 자기만의 오롯한 색깔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연세는 거대한 하나의 바다입니다. 연세는 세상의 모든 생각과 지식, 담론들이 토론되고 교환되며, 빛을 발하게 하는 자유의 용광로입니다. 또한 연세는 하나님이 주신 분명한 사명을 인지하고 있는 진리의 오롯한 보금자리입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연세가 바라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에 대해 확신을 갖기 바랍니다. 자신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으로 남을 섬길 수 있습니다. 또한 언제 어디서든 이웃과 전체를 살피고 통찰하는 힘을 기르시기 바랍니다. 타인과 세계의 상황에 대한 올바른 이해 속에 나눔과 배려를 할 줄 아는 연세인이 되십시오. 지식을 갖추고 진리를 탐구하는 궁극적 목적은 남을 더 많이 더 바르게 사랑하려는 데 있습니다. 물질과 재화를 쌓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세계와 시대가 요구하는 바른 덕성과 품성을 갖춘 인재가 되기 위해 부단히 갈고 닦으십시오. 타인과 전체에 대한 관심과 소망은 여러분을 큰 인물로 키워줄 것입니다. 거기에 영성을 더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주신 소명과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되십시오. 여러분이 지성과 덕성과 영성을 갖추게 되었을 때 세상은 여러분을 감당하지 못할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이 연세의 가족이 되었다는 것은 연세 창립 이래 모든 연세인이 꿈꾸어 온 이상을 함께 나눌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그동안 많은 연세인이 감당해 온 시대적 사명을 같이 나누어 짊어지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연세는 여러분의 성장에 함께 할 것이며, 여러분의 성장은 다시 연세의 성장이라는 결실로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연세는 이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 장소로 거듭나고 있습니다(Yonsei, where we make history!). 새로운 역사의 주역으로서 미래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여러분과 연세의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게 된 것을 총장으로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오늘 입학식을 시작으로 여러분은 이제 인생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앞으로 4년 동안 여러분은 인생에서 다시 쉽게 오지 않을 자유와 도전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대학 4년은 그리 짧은 시간이 아니지만, 여러분 인생의 방향을 정하고 준비하는 시간임을 감안하면 그리 긴 시간이 아닙니다. 특히 올해는 4년 중 첫해입니다.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으로 바뀌는 전환의 해(the year of conversion)에 가슴을 활짝 피고 전진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을 세상에 보내주신 신실하신 하나님께서는 언젠가는 여러분에게 기회를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준비하고(to prepare), 인내하고(to persevere), 기도하십시오(to pray). 그리하여 지능을 갖춘 인간에서(homo sapiens), 이성을 갖춘 인간으로(homo rationalis), 끝내는 바른 영혼을 찾는 인간으로(homo viator) 비상하십시오. 그러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지고 미래는 여러분의 것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학부모님과 친지 여러분,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워 연세인으로 만들어 주신 학부모님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자녀들이 학업을 통해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연세의 모든 교직원들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연세를 믿고 맡겨주신 자녀들이 세상의 주역이 되도록 잘 키우겠습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자녀들을 교육하는 일에 한 치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학부모님들께서도 새롭게 세계적인 명문으로 발돋움해 가는 연세의 행보를 눈여겨 봐주시고 성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하나님의 은총이 여러분과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넘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2월 29일
 
연세대학교 총장    정 갑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