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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2018. 10. 10.]병에 강한 식물, 이유 밝혀졌다... '보디가드 미생물'이 병 진전 막아 2018.10.10

병에 강한 식물, 이유 밝혀졌다

 '보디가드 미생물'이 병 진전 막아

- 토마토 마이크로바이옴 구조와 기능 밝혀내 식물바이옴 연구 신기원 열어

 

□ 연세대학교(총장 김용학)는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김지현 교수(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사업 농식품부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단장 및 과기정통부 '유전체 정보 개방형 분석 서비스 환경 구축 - 메타게놈 데이터' 과제 연구책임자) 연구팀이 동아대학교 응용생물공학과 이선우 교수 연구팀과 함께 풋마름병에 잘 견디는 토마토의 뿌리 근처 토양에서 번성하는 특정 미생물이 식물병 발생과 진전을 억제하는 것을 발견하여 병저항성 식물이 병원균에 대항하기 위해 미생물을 이용한다는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 연구 결과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2017 JCR IF = 35.724)에 매우 중요하고 독창적인 연구내용을 발표하는 형식인 아티클(Article) 논문으로 10월 8일자로 온라인 게재되었으며, 관련 국내외 특허도 출원되었다.

  - 논문명 : Rhizosphere microbiome structure alters to enable wilt-resistance in tomato

  - 저자 정보 : 곽민정(제1저자, 연세대), 공현기(공동제1저자, 동아대), 최기혁(공동제1저자, 동아대), 권순경(공동제1저자, 연세대), 송주연(공동제1저자, 연세대), 이지담, 이평안, 최수연, 서민석, 이형주, 정은주, 박혜인, Nazish Roy, 김희발, 이명민, Edward M. Rubin, 이선우(교신저자, 동아대), 김지현(교신저자, 연세대)

  - 특허명 : 플라보박테리아과 세균 TRM1-10 또는 근연 균주를 함유하는 식물 병 방제 또는 생장 촉진용 조성물(A composition for controling plant disease and promoting plant growth comprising Flavobacteriaceae bacterium TRM1-10) 

 - 발명자 정보 : 김지현, 이선우, 곽민정, 이지담, 이평안, 송주연, 권순경

 

□ 농작물을 키울 때 가장 큰 문제는 병해충과 잡초이다. 식물 병은 벼 도열병이나 흰잎마름병처럼 주요 작물에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입히기도 하고, 아일랜드에 대기근과 대규모 해외이주를 불러온 감자 역병과 같이 커다란 사회문화적 파장을 야기하기도 한다.

 ㅇ 식물의 병저항성에 대한 이해는 식물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필수적이다. 식물병리학에서 식물의 면역은 저항성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지는 단백질이 병원균의 침입을 탐지하면 각종 저해물질들이 만들어져서 병원균을 공격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으로 지금까지 알려져 왔다.

 

□ 두 연구실은 식물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체, microbiome)이 병저항성에 관여할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 풋마름병 저항성 토마토를 대상으로 2011년 초 공동연구에 착수했다. 토마토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경제작물로서 감자, 고추, 담배 등 가지과 식물의 연구 모델이고, 랄스토니아 솔라나세아럼(Ralstonia solanacearum)에 의한 풋마름병은 가장 중요한 식물세균병 중 하나이다.

 ㅇ 이 세균은 뿌리를 통해 침입하며 물관을 막아 식물을 시들게 하며 가지과 작물을 비롯한 50과 200여 종에 치명적인 토양병원균이다. 또한 사과‧배 화상병균과 함께 검역에서 매우 중요한 식물병원균이며, 농작물 바이오테러에 생물무기로써 악용될 가능성이 높은 생물작용제 미생물로 분류되어 있다. 

 

□ 연구진은 풋마름병에 저항성인 토마토 품종 하와이 7996(Hawaii 7996)과 감수성 품종인 머니메이커(Moneymaker)를 실험포장에서 키우면서, 근권(rhizosphere)이라고 부르는 뿌리 근처 토양에 서식하는 미생물군집(마이크로바이오타, microbiota)의 16S rDNA에서 미생물의 종류와 빈도 및 네트워크를 조사하고 이들이 갖고 있는 전체 DNA 서열, 즉 메타유전체(metagenome)에서 미생물과 유전자의 종류와 빈도를 분석했다.

 ㅇ 그리하여 연구진은 병저항성 품종인 하와이 7996의 근권에 플라보박테리아과(Flavobacteriaceae)를 비롯한 특정 세균이 더 많이 서식하는 것을 발견하였고, 토마토 근권의 미생물군집을 이식하는(microbiota transplant 또는 microbiota transplantation) 실험을 통해 저항성 토마토를 키웠던 토양에 많은 미생물이 풋마름병의 발생과 진전을 막을 수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였다.

 

□ 하지만 발병을 억제하는 미생물을 동정하고 분리‧배양하는 것은 순탄하지 않았다. 토양 1g 속에는 대략 수만 종의 미생물 수억~수십억 마리가 살고 있는데 문제는 대부분이 실험실에서 배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1차 시도에서 수백 종의 플라보박테리아 콜로니를 분리하여 토마토 생장을 촉진하는 균주를 찾아내고 유전체도 분석했으나 풋마름병을 억제하는 것은 없었다.

 ㅇ 그러던 중 논문의 제1저자인 연세대 생명시스템연구원 곽민정 박사가 새로운 방법으로 근권 미생물의 메타유전체 서열을 분석하여 TRM1이라고 명명한 신종 플라보박테리아의 서열이 저항성 토마토의 근권에 훨씬 더 많은 것을 발견하였고, 확보된 TRM1의 유전체 정보를 이용하여 연세대 생명과학부 시스템생물학과 이지담 학생과 함께 여러 시도 끝에 마침내 매우 천천히 자라서 배양이 까다로운 TRM1 세균의 순수분리에 성공할 수 있었다.

 ㅇ 이후, 연세대와 동아대 연구실의 인력과 자원이 대규모로 투입되어 진행된 다양한 조건(TRM1 균주 농도, 토양 종류, 토양 멸균 유무 등)에서의 토마토 병원균 접종 실험과 더불어 토마토 근권 내 TRM1과 풋마름병균의 군집변화 모니터링을 통해 이 미생물이 풋마름병의 발병 및 진전을 감소시키는 것을 최종적으로 증명하였다.

 

□ 최근 미생물이 식물의 영양, 생리, 발달뿐만 아니라 생물‧비생물적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성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고, 이를 시스템 수준에서 이해하고 조절함으로써 농업생산성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ㅇ 식물과 마이크로바이옴을 하나의 연관된 단위체(홀로바이온트, holobiont)로 보고 더 나아가 동물과 환경까지 아우르는 식물바이옴(파이토바이옴, phytobiome) 연구를 촉진하기 위한 이니셔티브가 미국에서 추진 중이며, 학‧산‧관이 서로 협력하고 공공-민간 프로젝트를 조율하는 비영리 국제 컨소시엄인 Phytobiomes Alliance도 결성되었다.

 ㅇ 한편, 독일 다국적기업 바이엘(Bayer)은 작년 9월에 식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을 위한 회사를 창립했고, 최근 바이엘과 합병한 미국의 다국적기업 몬산토(Monsanto)는 덴마크의 생명공학기업인 노보자임(Novozyme)과 연합체(BioAg Alliance)를 결성하여 농업용 미생물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인디고(Indigo Agriculture) 등 벤처기업 창업도 활발하다.

 ㅇ 이번 성과는 병저항성과 관련된 식물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조와 기능을 처음으로 밝혀내 식물바이옴 연구의 신기원을 연 것으로 평가되며, 숙주-미생물 및 미생물-미생물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시스템 수준의 이해를 통해 ‘식물 프로바이오틱스(plant probiotics)’와 같은 새로운 개념의 친환경 농약과 비료의 개발을 견인하여 지속가능한 농생명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이번 연구는 연세대 연구팀에서 유전정보 분석을 동아대 연구팀에서는 식물실험을 주로 담당했으며, 지난 7년여 동안 여러 대학원생들과 박사급 연구원들의 땀방울이 모여 이뤄낸 개가이다. 실제로 TRM1의 분리‧배양은 1년에 걸친 노력 끝에 성공하였으며 포장실험과 이식실험 등 여러 식물실험이 수행되었다. 또한, 권순경 연구교수, 송주연 연구교수, 박혜인 학생 등 연세대 연구원들은 동아대 참여연구원들과 함께 논문 게재를 위한 추가 실험과 분석을 위해 지난 추석과 설 연휴를 반납하기도 했다.

 ㅇ 김지현, 이선우 두 교수는 모두 강원도 출신으로 서울대 농생물학과 식물병리전공(현, 응용생물학전공-식물미생물학)을 졸업하고 같은 학과 식물세균병학연구실(지도교수 조용섭)에서 석사과정을 밟았고 미국 유학 후 대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한국화학연구원에서 각각 연구를 시작했는데, 이번 성과는 30여년 '지우지교(志雨之交)'의 산물이라며 두 사람의 깊은 우정을 과시했다.

 ㅇ 김지현 교수는 벼 흰잎마름병 방제와 과수 화상병 병발생 기작에 대한 연구로 학위를 받았고, 귀국 후 환경과 인체 및 산업 유용 미생물에 대한 (메타)유전체 기반 시스템/합성생물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편, 이선우 교수는 토양 미생물이 병원균을 억제하는 유전적 기작에 대한 연구로 학위를 받았으며, 귀국 후에는 식물 근권의 유용 미생물 메타유전체 분석과 풋마름병 제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 사업단장 김지현 교수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R&D사업 추진을 통해 우수한 대형 성과가 도출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여러 부처에서 추진된 유관 사업 간의 연계와 협력을 통해 이루어진 성과”라며 “불철주야 매진해온 학생과 연구원 및 연구교수의 노고가 모여 이루어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결과가 조기 사업화에도 성공하여 신산업 창출과 바이오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 김지현 교수의 이 연구는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사업(농식품부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 및 과기정통부 원천기술개발사업-유전체정보분석공동연구기반구축사업)과 농진청 우장춘프로젝트 및 차세대바이오그린21사업(농생물게놈활용연구사업), 그리고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참고자료>

  1. 논문의 주요내용

  2. 연구결과 개요

  3. 연구이야기

  4. 용어설명

  5. 그림설명

  6. 연구자 이력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