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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b>풀뿌리 시민운동</b>으로 막사이사이상 떠오르는 지도자 부문 수상한 윤혜란 동문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5-09-30

천안의 풀뿌리 시민운동가 윤혜란 동문(사학 86년 입학)이 막사이사이상 '떠오르는 지도자' 부문상을 수상했다. 막사이사이상은 1957년 항공기 사고로 숨진 막사이사이 전 필리핀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며 세계적으로도 권위를 인정받는 상이다. 윤 동문은 장애인이나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시민 사회단체를 조직한 공을 인정받아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사회운동에는 무엇보다 풀뿌리 시민운동 활동가가 중요하다며 풀뿌리 시민운동 활동가의 양성과 재교육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젊은 지도자 윤혜란 동문을 만났다. * 막사이사이상 떠오르는 지도자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 막사이사이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너무 놀랐습니다. 장준하 선생님을 비롯해 우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신 존경하는 선배님들께서 받으셨던 크고 권위있는 상이라서 제가 수상한다는 사실이 믿어지질 않았습니다. 이 상은 윤혜란이라는 개인에게 준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한국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헌신한 많은 사회활동가들과 한국의 풀뿌리 시민운동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드러나지 않게 묵묵히 일하고 계시는 지방 풀뿌리 단체 활동가들에게 이 상이 격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 윤혜란 동문님은 학창시절 어떤 학생이셨습니까? 그 시절부터 학생운동이나 사회참여 활동을 하셨습니까? - 천안 토박이로 성장한 제가 연세대에 입학하게 되면서 서울이라는 낯선 공간과 대학생활이라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참으로 많은 고민과 방황을 했습니다. 사회 정치적 격변기였던 80년대 중반에 대학생활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할지 삶의 방향에 대한 고민도 많았습니다. 민주화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많은 선배와 동기들이 주변에 있었고 저 역시도 그 당위성을 느꼈지만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학생운동에도 선뜻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3년 동안 방황의 나날을 보내다가 1년 휴학을 하기도 했죠. 아마도 시대가 주는 무게감에 짓눌려 있었던 것 같습니다. 86학번 동기였던 이한열이라는 친구에게 빚이 많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때 백양로에서 함께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빚 때문에 시민운동을 하기로 결정하고 나서는 더 열심히 할 수 있었고 15년간 지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 시민단체 활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 대학을 휴학하고 1년 동안 지역의 청소년들을 위한 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지방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지내다가 중앙(서울)에 오면서 겪었던 혼란스러움들, 사회 경제 정치 모든 방면에 느껴졌던 서울과 지방간의 격차 때문이었을 겁니다. 게다가 그 즈음 적응을 하지 못해 고등학교를 중도에 그만둔 넷째 동생을 보면서 한번 낙오된 학생들이 다시 제도권으로 돌아가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지방에서 청소년들이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낙오되거나 문제가 있었던 학생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줄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진로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 그간 어떤 활동을 해오셨습니까? - 1990년 천안 YMCA 창립 멤버로 시작해 1997년까지는 간사로 일했습니다. 그리고 1998년 6월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이하 복지세상)'이라는 천안의 자생적 시민단체를 창립해 2004년 12월까지 사무국장으로 일했습니다. 복지세상은 사회적 약자, 저소득층 어린이, 장애우, 어르신들 등을 지원하는 사회단체입니다. 또한 복지세상에서는 사회단체들이 각 영역에서 자생적인 운동성을 갖추고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해 왔습니다. * 현재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십니까? - 지역활동, 곧 풀뿌리 시민운동은 한국의 시민사회를 성장시키는 데 참으로 기본적이고 중요합니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풀뿌리 활동가들을 양성하고 재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중앙의 활동가 양성을 위한 시스템은 있으나 지방 활동가 양성 시스템은 전혀 없어 도제형식으로 활동가를 양성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 10여 년의 경험을 정리하고 이론을 보강해 풀뿌리 활동가를 양성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이를 위해 지금은 유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최근 막사이사이상 상금 5만 달러를 시민단체 창립 지원금으로 전액 쾌척하셨습니다. - 이번에 받은 상금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풀뿌리 시민단체를 조직할 때 이를 지원하고 활동가를 지원하는 '풀뿌리 인큐베이팅 센터'(가칭)를 만들기 위한 종자돈으로 내놓았습니다. * 시민운동을 하는 데에는 가족들의 이해와 도움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 가족의 도움과 지원 없이는 시작은 할 수 있으나 지속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으로 보면 저는 운이 좋았습니다. 남편은 천안 YMCA를 만들 때 함께 활동하며 친구로 만난 사람이었기 때문에 비록 현재는 가정경제를 위해 직장생활을 하고 있으나 동역자 의식을 가지고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시부모님과 친정언니의 도움이 커 육아의 부담도 많이 덜 수 있었습니다.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참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 연세대학교는 창립 120주년을 맞아 세계 속에 자랑스러운 연세로 도약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특히 '섬김의 리더십'을 중요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연세 자원봉사단'이 출범합니다. 사회봉사의 전문가로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 늦은 감이 있지만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신다니 기쁩니다. 자원봉사에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만남'은 사람을 변화시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기나 대학 시절에 다양한 만남의 기회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자원활동을 통해 이뤄지는 만남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돕는 과정에서 실제로 변화하고 성장한 사람은 그들이 아니라 자신입니다.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님들을 만나면서 제 아이가 건강한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할 수 있었듯이 자원봉사를 통해 자신이 가진 삶의 조건과 상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고 보다 더 성숙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자원봉사를 시작하는 분들께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도움을 받는 사람이나 단체의 입장에서 자원활동의 태도나 방식을 가져 주었으며 하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봉사자들이 어느 단체에서 나왔는가에 따라 일하는 태도나 방식이 매우 다르더군요. 아마도 사전 교육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만날 사람들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그 분들의 입장에서 일을 준비하도록 교육을 시켜서 내보내야 합니다. 자신의 방식대로 돕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도리어 상대방에게 상처나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연세대학교에는 전문가들도 계시고 좋은 사회단체들과 연계도 가능할 테니 학생들에게 충분히 사전교육을 하면 좋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한국사회에서 대학이라는 사회는 선택된 사람들이 다니는 특별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류대학인 연세대는 더욱 그렇지요. 보호된 공간에 있으면 이 공간이 전부라고 생각하기 십상이죠. 그래서 바닥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간과할 수 있습니다. 우리 후배들이 타인의 삶의 문제에 대해 관심의 끈을 놓지 않기를 바랍니다. 외국인 근로자, 장애인, 노동능력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하고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계속해서 관심을 갖길 바랍니다.

 

vol.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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