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연세인이라는 특혜, 이젠 국가와 사회에 봉사로 보답하겠습니다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5-08-31

외교통상부 비고시 출신 여성 국장 1호 외교통상부 국제기구정책관 강경화 동문(정외 73년 입학) 지난 7월 1일 우리나라 외교통상부 역사상 처음으로 외무고시를 거치지 않은 여성 국장이 탄생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주인공은 국제기구정책관 강경화 동문(정외 73년 입학)이다. 강 동문은 KBS 영어방송 PD 겸 아나운서, 세종대 영문학과 조교수, 국회의장 국제담당 비서관, 김대중 대통령 영어 통역사, 외교부 장관 특별보좌관, 국제기구심의관, 주 UN 대표부 공사 참사관을 역임했다. 강 동문이 널리 알려진 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통역을 맡았을 때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내가 한 말을 강 특보가 빛내 준다"고 할 정도로 그녀를 신임했고 세련된 매너와 함께 의사전달이 완벽했다는 평이 따랐다. 또한 2003년부터 올 3월까지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의장으로서 전 세계 여성지위 향상을 위해 진력하는 등 그녀는 화려한 경력과 능력을 갖춘 맹렬 여성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세가 낳은 세계 속에 자랑스러운 여성, 강경화 동문을 찾았다. * 외교통상부 국제기구정책관에 임명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중책을 맡으신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 중책을 맡겨 주셔서 영광이지만 업무가 많고 바빠서 한 달 여를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겠습니다. 뉴욕에서도 제법 바쁘게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본부에 들어와 보니 본부의 페이스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빠르게 돌아갑니다. 아직도 적응단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외교 분야에서 맹활약하신 경력과 '비非 외무고시 출신 여성국장 1호'라는 이유 등으로 강 국장님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 4년 동안 유엔 현장에서 살펴보니 우리나라가 유엔에 기여하는 바는 매우 크더군요. 우리가 유엔 재정 분담금 규모 11위 국가입니다. 그렇지만 1991년 유엔에 뒤늦게 가입했기 때문에 회원나이로는 어린 회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유엔의 판이 짜여져 있는 상황이었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특색을 살려서 우리의 몫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의 기여와 위상에 걸맞게 유엔에서 자리매김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그 실무를 담당해야 할 자리에 와있습니다. * 강경화 동문님께서는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의장, 주 유엔 대표부 공사 참사관, 외교부 장관 특별보좌관, 김대중 대통령 영어 통역사, 세종대 교수, 방송사 PD, 아나운서 등 화려하고 다양한 경력을 쌓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강 동문님의 인생에 가장 큰 변곡점이 된 시기를 꼽으신다면? - 그저 저에게 주어진 기회들을 잡고 열심히 하다 보니까 다양한 커리어를 쌓게 되었습니다. 욕심이 많거나 의도적으로 여러 가지를 해 보고 싶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중 제 인생에 큰 계기가 된 것 중 한가지는 10년 전 북경에서 열린 '제3차 세계여성대회' NGO포럼에 참석했던 일입니다. 그때 저는 대학교수였기 때문에 정부관계자가 아닌 NGO대표로 참석했었습니다. 세계여성대회에서 여성에 대한 이슈와 양성평등에 대해 전 세계의 여성들이 다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직접 보고 느꼈습니다. 또한 국제사회가 공동의 관심사를 가지고 한자리에 모여서 논의를 한다는 것이 새롭고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여성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국제사회에서 활동해 보고 싶다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가 98년 외교부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 외교 분야에 헌신하면서 느끼는 보람과 가치는 무엇입니까? - 모든 공무원은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보람이 있습니다. 특별히 외교분야에서는 국제사회가 돌아가는 현장의 최전선에서 나라를 위해 일하는 보람과 영광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뛰는 다른 나라의 외교관들과 교류를 하면서 좋은 관계를 맺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은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제사회가 생동감 있게 돌아가는 가운데 늘 새로 배워야 하는 새로운 이슈들 속에서 긴장감을 가지면서 일할 수 있다는 점 또한 가치있게 생각합니다. *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기를 꿈꾸는 후배들이 많습니다.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려면 어떠한 자질이 필요한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려면 우선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갖춰야 합니다. 이것은 언어능력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플러스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많은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많이 읽고 배우는 가운데 세계가 돌아가는 감각도 갖춰야 할 것입니다. 외교현장에서 상대를 만났을 때는 제가 그러하듯이 상대방도 국제사회에서 그 나라의 위상 등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나옵니다. 그러한 것들을 잘 꿰고 있어야만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것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국제기구에서 일하든 외교관으로서 국제무대에 나가든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시험성적만으로 사람을 뽑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좋은 성적에 더하여 학교 이외의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요즘 학생들 매우 적극적이더군요. 제가 만난 한 고등학생은 휴학을 하고 보스니아 내전 현장에서 해외봉사활동을 했다고 하더군요. 이러한 풍부한 경험들은 나중에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든지 풍부한 양식이 될 것입니다. * 여성으로서, 또 세 아이의 어머니로서 이와 같이 다양한 커리어를 쌓으며 현재의 위치에까지 오는 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을 테고, 또 나름대로의 노하우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회의 리더가 되기를 꿈꾸는 여학생 후배들에게 특별히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 저는 굉장히 시대 조류의 혜택을 많이 본 사람인 것 같습니다. 어딜 가나 능력을 갖춘 여성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 도래했으나 그에 비하여 자격을 갖춘 여성은 많지 않은 시대였습니다. 그래서 능력과 자격을 갖춘 여자들에게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 능력 있는 여성은 많고 기회는 적어 저희 때보다는 훨씬 경쟁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죠. 또한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친정어머니의 헌신적인 도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저희 세대의 이야기일 겁니다. 저만해도 제 딸에게 제 어머니가 하셨던 것처럼 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아 놓았으니 말입니다. 앞으로는 부모님의 도움도 없어지고 능력 있는 인재들간의 경쟁도 치열해지는데 여성들이 어떻게 클 것인가는 참으로 큰 문제일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엔 우리대학교는 여성을 리더로 키우기 위한 고민을 심각하게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남성들이 바라는 여성으로 키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웃 대학을 보면 대학생활 중에 여학생들이 리더의 역할을 하고 또 그들을 리더로 양성하니까 사회에 나와서도 그들이 리더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교도 대학생활 동안 여성들에게 리더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학생들을 리더로 키울 뿐만 아니라 교수사회에서도 의식의 변환이 있어야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강경화 동문님은 학창시절 어떤 학생이셨습니까? - 저는 운동을 굉장히 좋아하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래서 연고전이 있다고 하면 수업도 제쳐 놓고 서울운동장이며 장충체육관으로 쫓아다녔습니다. 공부했던 기억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열심히 응원 다니고 청송대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많습니다. 저는 연고전을 참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연고전을 계기로 결집력도 생기고 젊음의 열기를 양성적으로 발산할 수 있는 기회도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 연세만의 낭만과 휴머니즘은 참으로 특별하고도 좋았습니다. * 학창시절 기억에 남는 잊을 수 없는 스승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 정치외교학과 이극찬 교수님의 강의가 너무 재미있었기에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교수 생활을 하다보니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를 알겠더군요. 강의내용을 잘 포장해서 학생들의 귀에 쏙쏙 들어오게 한 학기 동안 이끌어 나가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었습니다. 이극찬 교수님께서 강의에 쏟아 부은 열정이 정말 대단하셨다는 것을 나중에 더 깊이 느꼈습니다. 학생들을 늘 '제군'이라고 부르셨던 정법대 학장님도 기억에 남습니다. 신입생 환영회 때 학장님께서 "제군!"이라는 호칭을 계속 사용하시더군요. 그래서 동기 여학생 5명이 "그럼 우린 뭔가? 4년 동안 이러한 차별을 받아야 하는 것인가?"라는 농담을 주고받곤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대학생활 동안 차별은 받지 않았습니다. 다만 많은 남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생활하다보니 남성들이 원하는 여성이 되는 경향이 있었달까요? 남성이 바라는 여성으로 성장한다는 것이 사회 조화를 위해서는 좋을지 몰라도 사회 변화를 위해서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을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연세를 졸업했다는 것이 굉장한 사회적 특혜라는 것을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깊이 느낍니다. 이러한 큰 특혜를 받은 만큼 사회에 대한 봉사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을 보면 똑똑하고 적극적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 목적이 자기성취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습니다. 발벗고 나서 봉사현장에서 봉사를 하지는 않더라도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에 보다 더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자기성취에 그치지 말고 자신이 하는 일이 국가와 사회에 무엇을 의미하는지 돌아보고 봉사 인식을 가져 주길 바랍니다. 이것이 또한 리더로서 가져야 할 주요 요건이기도 할 것입니다.

 

vol. 412
웹진 PDF 다운로드

연세소식 신청방법

아래 신청서를 작성 후 news@yonsei.ac.kr로 보내주세요
신청서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