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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세 뉴스] 창립 120주년 기념 동문 합동 오페라 - 마술피리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5-05-18

선배가 받쳐 준 올차고 야무진 무대 우리대학교 창립 120주년과 음악대학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동문합동 오페라 '마술피리'가 무대에 올랐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는 1973년에 우리대학교가 국내에 처음 소개한 주요 레퍼토리인데, 올해는 5월 13일부터 5월 15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모두 네 차례 공연을 가졌다. 이번 공연에서는 우리대학교 음악대학이 배출해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테너 최상호, 이장원, 소프라노 이지영, 전지영, 이숙형, 바리톤 이규석, 최주일, 베이스 임철민 등 동문 성악가들이 주역을 맡아 출연하였다. 또한 음악대학 성악과 최승태, 김관동, 나경혜, 문혜원 교수와 동문교수, 선배들은 조역을 자청하였고, 재학생들이 연주와 합창단원으로 참여하는 역할 분담을 통해 올차고 야무진 무대로 꾸몄다. 1막은 밤의 여왕의 독창과 파파게노와 모노스타토스가 만나는 장면, 파파게노의 종소리를 들은 모노스타토스와 노예들이 흥에 겨워 노래하며 춤추는 장면이 청중들의 웃음과 박수를 유발하며 이끌어 갔다.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1막은 기대한 만큼 오감을 충족시키기에는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듯한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2막은 확연하게 달랐다. 청중들은 오페라 '마술피리'의 백미로 불리는 '밤의 여왕의 아리아'를 빼어난 음색과 기교로 소화한 밤의 여왕에게 열광했다. 동자 트리오의 청아한 노랫소리는 밤하늘의 뭇 별들을 배경으로 한 무대장치와 함께 청중들을 동화적 환상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역시 대가는 남달랐다. 연출을 맡은 표재순 교수는 늘어질 수도 있는 이야기 구조를 빠른 전개와 웅장한 원형 회전무대를 활용해 청중 개개인이 상상력을 한껏 부풀릴 수 있게끔 여백을 남겨 두었다. 타미노의 침묵을 오해한 파미나의 애절한 독창, 마치 뱃고동 소리를 떠올리게 하는 매력적인 저음의 남성 사제 합창, 자라스트로를 중심으로 삼각구도로 무대 위에 자리한 자라스트로, 타미노, 파미나의 삼중창에 청중들은 박수와 환호로 답례했다. 동문 선후배의 동지적 어울림, 음악대학 50년의 저력 과시 그러나 이번 무대의 스타는 뭐니 뭐니 해도 파파게노와 파파게나였다. 이들은 자칫 밋밋해지기 쉬운 이 작품에 신명과 활력을 불어 넣는 역할을 톡톡히 해 냈다. 특히 파파게노의 표정 연기와 저력의 노래, 의도적으로 과장된 코믹한 몸짓 연기는 청중의 가장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고 폭소를 자아내게 만들었다. 이들이 이중창을 부를 때 객석은 절로 어깨가 들썩여지는 흥겨움으로 넘쳐났다. 듣자하니 공연계 전체가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제 돈 내고 왔든, 초대받았든 객석 점유율이 어림잡아 80%를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적자는 아니라고 하니 참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음악적 완성도보다 오히려 도드라져 보인 건 동문 선후배들의 동지적 어울림과 음악대학 50년의 저력이었다고 말해도 실례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대인사에서 지휘자 최승한 교수가 표재순 교수를 격정적으로 포옹한 후 뒤돌아서서 갑자기 오케스트라를 향해 지휘봉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처음엔 영문을 몰랐던, 그 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이 이심전심으로 기립해서 연세찬가를 합창할 때 벅찬 감동이 객석 전체를 감싸며 번져 갔다. 바라건대, 이처럼 우리를 웃음 짓게 만들어 준 향훈 짙은 동문합동 오페라는 해마다 거르지 않고 이어져서 내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브라보! 브라바! 브라비!"를 외쳐 보고 싶다.

 

vol. 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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