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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세 뉴스] 대를 이은 연세사랑 `영원한 한국인` 故 원일한 박사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4-02-02

연세를 위해 헌신한 원일한 박사 소천

한국의 교육과 선교를 위해 평생을 봉사하신 원일한(元一漢, Horace Grant Underwood) 박사가 1월 15일 오후 11시 20분 소천하셨다. 고 원일한 박사는 우리대학교를 세운 원두우(Horace Grant Underwood) 박사의 장손자로 대를 이어 우리대학교와 한국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헌신을 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대인 원두우 박사가 1885년 선교사로 이 땅에 첫발을 내디딘 이래 2대 원한경(Horace Horton Underwood) 박사를 거쳐 별세한 3대 원일한 이사 그리고 원한광(Horace Horton Underwood) 한미교육위원단 단장에 이르기까지, 119년간 연세의 뜰에는 언더우드 가족의 사랑이 이어져 오고 있다.

 

 

* 故 원일한 이사의 발자취

1917년 10월 서울 남대문 근처에서 태어난 원일한 박사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한국을 ‘제2의 고국’으로 삼고 살았다. 짧은 대학교육 기간을 빼고는 생애 대부분을 한국에서 지냈다. 1939년 뉴욕의 해밀턴 대학을 졸업하였고 1955년 뉴욕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39년 미국 북장로회 선교부의 파송을 받아 내한했으나, 당시 일제말 기독교 박해가 극도에 달해 1941년 12월 부임해 있던 연희대학교에서 강제 추방당하기도 했다. 본국으로 돌아간 그는 곧 미해군으로 입대하여 태평양전쟁에 참전했으며 해방 후 다시 내한하여 1946년부터 47년까지 서울대 교무과장으로 재임하면서 대학재건에 전력투구하였고, 1947년 9월 선교부에 소속되면서 연희대학교에 복직하였다. 그는 한국전쟁과 휴전협정의 산 증인이기도 했다. 1950년 6. 25 사변을 맞이한 그는 한국을 도울 방법이 없을까 고심하다가 군에 입대, 인천상륙작전에 투입돼 당시 미해병사단 정보부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또한 1951년 7월부터는 휴전협정이 조인될 때까지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UN군측 수석통역관의 임무를 맡기도 했다. 휴전과 함께 제대한 그는 연희대학교 문과대학 조교수로 취임하여 백낙준, 김윤경과 함께 환도 이후의 학원복구사업에 전력을 기울였고, 그 후의 연세대학교의 대규모 시설과 교육발전을 위해 재단법인 이사 및 상임이사를 연임하였다. 그의 교육계에 대한 업적이 두드러지게 되자 1964년 5월 고려대에서는 그에게 명예법학 박사학위를 수여했고 1967년에는 한양대에서 명예 문학박사학위를 수여하기도 했다. 1960년 4. 19 이후 혼란된 학원 분위기의 정상화를 위해 교수 및 학생들간의 문제에 솔선수범하여 총장서리로서 훌륭한 행정력을 발휘함으로써 학원기강 수립에 공헌하였다. 1978년 교수직에서 은퇴한 그는 이후에도 이사로서 우리대학교의 발전과 기독교적 인격도야 및 학문의 길에 노력했다. 그밖에 한·미협회 부회장, 한국성서공회 이사, 광주기독병원 이사, 광주간호전문대 이사, 한·미우호협회 고문 등으로 활동했으며, 교육, 사회, 문화 등 우리나라의 발전에 미친 공을 인정받아 그는 생전에 국민훈장 모란장, 인촌문화상, 한·미우호협회상 등을 받기도 했다.

 

 


* 애도의 물결 이어진 장례

장례는 연세대학교·한국교회연합장으로 치러졌다. 루스채플에 마련된 빈소에는 안병영 교육부총리, 방우영 재단이사장, 강영훈, 김석수 전 국무총리, 어윤대 고려대 총장, 홍일식, 김정배 전 고려대총장, 허바드 주한미국대사, 러포트 주한미군사령관 등 국내외 인사들의 조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장례예배는 고인을 기리는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월 19일 오전 10시에 루스채플에서 열렸다. 장례예배에서 김우식 총장(장례공동위원장)은 조사를 통해 "선생님은 연세의 뿌리를 이어온 연세의 역사요, 온 연세인이 추앙하는 거목이며, 실천하는 교육자이시고, 봉사자이셨다"며 "올바른 인간의 삶이 무엇이며 참되고 보람 있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를 몸으로 보여주신 분이셨다"고 애도했다. 고인은 19일 오전 11시 30분 원두우 박사와 원한경 박사가 모셔져있는 있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진 외국인 묘지공원에 안장됐다.



* 기념사업


고 원일한 박사는 내한 선교사로서의 마지막 생애를 살아내며 한국교회와, 세계를 향해 발돋움하고 있는 한국의 현대 교육과 문화 발전에 밑거름을 제공했던 인물로서 조명되고 평가된다. 우리대학교는 3년 전부터 언더우드 박사의 선교·교육·봉사 정신을 기리기 위해 『언더우드 선교상』을 제정하고 『학술강좌』를 개최하는 등 언더우드 선교사와 그 가문의 활동에 대한 기념사업을 꾸준히 벌여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28일에는 언더우드 옛 사택을 개조하여 『언더우드家 기념관』을 개관하기도 하였다.  
 

 

* 한국 근현대사와 함께 한 언더우드가(家)

원일한 박사의 가족사만을 보더라도 그의 삶이 한국의 근현대사와 얼마나 긴밀히 맞닿아 있는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그의 할아버지인 원두우 박사는 한국의 최초 선교사로 내한하여 한국의 초기 근대화 과정에 깊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었다. 기독교의 선교사업은 물론, 경신학교와 우리대학교를 설립하여 한국의 근대교육의 초석을 놓았으며 YMCA, 성서공회, 초기의 언론, 출판 사업 등을 통해 한국의 근대문화를 형성하는데 기여한 인물이었다. 또한 그의 부친인 원한경 박사는 그의 아버지인 원두우 박사의 사업을 이어받아 연세대학교를 발전시키고 한국의 근대교육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었다. 이렇듯 원두우에서 원한경, 원일한, 원한광 등으로 이어지는 언더우드 일가의 가족사는 한국의 근현대사를 꿰뚫으며 함께 호흡해온 기나긴 역사라 할 수 있다.

 

vol. 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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