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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연세프로테옴연구센터 백융기 소장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3-08-01

인간단백체 국제연구 주도로 포스트 게놈시대를 이끌어 나간다


인류는 게놈프로젝트의 완성으로 생명의 신비에 한발짝 다가섰다. 그러나 유전자 연구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영역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연세프로테옴연구센터 백융기 소장(생화학전공)은 그 영역에 대해 인간프로테옴프로젝트가 바통을 넘겨받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한다.
백융기 교수는 1999년 연세프로테옴연구센터를 설립을 주도한데 이어, 세계인간프로테옴기구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프로테오믹스와 관련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업적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차원의 프로젝트인 한국인 표준혈액단백체 지도 작성을 위한 연구를 진행해 주목을 받고 있는 백융기 교수를 연구실에서 만났다.


프로테오믹스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쏟아내고 계십니다. 어떻게 이 분야에 매진하게 되셨는지
모두 선배 교수님들 덕분입니다. 프로테오믹스라는 분야에 대해서 1998년까지만해도 잘 몰랐습니다. 몇분의 선배 교수님께서 이 분야의 국책 사업에 참여해야 된다고 주장하셔서 1999년 과기부 프론티어사업에 뛰어든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또한 전임 총장이신 김병수 총장님께서 2억을 시드머니(Seed money)로 주셨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2억은 지금 200억 이상의 가치를 가지는 대단한 돈이었습니다. 지금 후발 주자가 아무리 뛰어도 우리를 따라 올 수가 없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교내 선배님들과 학교당국에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프로테옴연구센터는 언제 설립됐습니까
연세프로테옴연구센터(이하 YPRC)는 99년 11월에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는 프로테오믹스가 국내에 막 소개되기 시작할 무렵입니다. 설립초기에는 국제 학술대회도 없었고 프로테오믹스라는 자체가 생소한 분야였습니다. 그때 저희들이 앞장서서 그 기술을 익히고, 국내 관련 연구자들에게 전하기 시작했어요.
현재는 우리센터가 인간단백체지도 작성을 위한 '세계인간프로테옴기구(HUPO)'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제가 HUPO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습니다.

지금 한창 프로테오믹스 워크숍을 하고 있더군요
국내에서는 저희 연구소는 제일 먼저 프로테오믹스 워크숍을 했고, 세계적으로도 저희 프로그램이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프로테오믹스 본부인 스위스의 프로그램과 비교해봐도 저희 프로그램이 보다 어드밴스 코스이기 때문에, 그곳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저희 센터에서 재교육을 받기도 합니다. 이곳이 바로 프로테오믹스의 메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간혈액단백체 지도를 작성하신다고 들었습니다만, 매우 생소합니다.
'포스트게놈'을 이야기할 때 '프로테옴의 시대' 또는 '단백질 시대'라고 합니다.
사람에게는 유전자가 있고, 유전자가 만든 단백질이 있습니다. 그런데, 휴먼게놈프로젝트에 의해 유전자의 모든 주소는 밝혀졌습니다. 이제는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의 주소를 밝힐 차례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혈액 단백질을 대상으로 지도를 만들려고 하는가? 그 이유는 혈액이 모든 질환의 지표를 나타내는 체액이기 때문입니다. 이 지도 사업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 단백질이 그곳에 존재하는가? 어떤 질환이 나타날 때 어떤 단백질들이 변하는가? 단백체간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등에 대한 답을 찾는 것입니다. 지도가 완성되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단백질과 질병의 관계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게놈프로젝트의 완성으로 인간게놈의 수가 2만5천4백여개 밖에 안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단백질은 25만 이상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럼 왜 단백질이 유전자 보다 많은지 원인을 찾아야 되죠. 그것을 찾아내는 것 또한 단백질 지도 사업입니다. 단백질 지도를 만들면 한 유전자가 몇 종류의 단백질을 만들고, 그 각각의 단백질이 무슨 역할을 하느냐 그것을 밝혀내서 질병의 치료, 예방, 진단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세계인간프로테옴기구(HUPO)는 세계 45개 연구소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단백질 분석 데이터 및 기술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컨소시엄 중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저희 연구센터가 참여 주도해 백인, 흑인, 아시아인 3그룹의 혈액을 표준샘플로 프로테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간혈액단백체 지도가 의학의 인프라가 된다는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의학뿐 아니라 생물학, 자연과학, 보건의료, 식품 등 인간 질병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YPRC에서는 세계인간프로테옴프로젝트와 더불어 한국인 혈액단백체 지도도 함께 만들고 있습니다. 국가차원에서 20억 규모로 한국인 표준 혈액단백체지도 작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프로테오믹스 분야에서 우리연구소의 위상이 어느 정도입니까
연구소로 따지면 세계 Top5 안에 들어간다고 자신합니다. 국내에서는 단연 최고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YPRC가 세계 프로테오믹스의 리더라는 것을 영광과 보람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세계적 연구소로 발돋움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EXPASY라는 프로테오믹스 정보제공 포탈사이트가 있습니다. 프로테오믹스를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사이트에 들어와서 데이터도 꺼내보고, 비교도 해봐야합니다. 저희 연구센터는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세계 6대 미러사이트 중에 하나입니다. 특히 6대 사이트 중에서 접속 속도가 20배 이상 빠르기 때문에 해외에서 더 잘 알려지게 됐습니다. 우리나라의 IT기반 덕분에 YPRC가 더욱 유명해진 셈입니다.

최근 주목받은 연구 실적을 몇 가지를 소개한다면
첫 번째, 간암 발생 시에 페리틴이라는 단백질이 사라지는 원인을 규명해 낸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간암이 걸리면 철분이 고갈되는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의대와 공동으로 연구분석에 의하면, 그 이유가 철분을 담는 그릇인 페리틴이라는 단백질이 깨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결과를 세계최초로 프로테오믹스로 밝혀 간연구 최고 권위지인 미국 '간학회지(헤파톨로지)'에 게재했습니다.
두 번째는 노화와 관련된 단백질의 발현에 관한 연구입니다. 생쥐를 이용한 이 연구의 결과는 10월달에 '프로테오믹스'이라는 저널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세 번째는 콜레스테롤 대사 조절 기전을 프로테오믹스로 분석해서 프로테오믹스 최고 권위 저널인 'MCP(Molecular & Cellular Proteomics)'에 게재한 것입니다.
그 외에도 현재 우리 연구소에서는 간암, 폐암, 콜레스테롤 대사, 알코올 분해, 항진균제, 약물 표적 발굴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 걸쳐 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후학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열정이 모든 일의 근원이라 생각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열정을 받쳐서 일하는 자세가 모든 것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합니다. 최고가 되려는 열정이 없으면 어느 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vol. 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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