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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세 뉴스] 김수환 추기경 특강 「종교와 지도자의 역할」(요약)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1-10-16

종교 지도자들이 주로 듣는 말이 "예수처럼 우리를 사랑해 달라"는 말입니다. 예수는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자기 양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이 말씀이야말로 참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통치자들은 백성을 권력으로 지배하려 합니다. 그러나 권력자는 오히려 남을 섬기는 사람이 돼야 하고, 으뜸이 되려고 하는 자는 먼저 종이 돼야 합니다.

오늘 리더십센터 개소식에서 김우식 총장께서 연세에서 봉사적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 말에 참으로 공감합니다. 지도자는 누구보다도 겸손하고 모든 이를 섬길 줄 알아야 참된 지도자가 됩니다. 인간을 위해 존재와 삶 전체를 바치신, 오직 남을 위해서 사신 예수를 생각해보십시오. 저희 가톨릭과 차원이 다를 수는 있겠으나 공자가 본 이상적인 인간은 인(仁)을 바탕으로 한 군자였으며, 정약용의「목민심서」에서도 목민관은 애민정신을 으뜸으로 해야 한다고 나와있는 것을 보면, 유교에서도 인격과 교양을 쌓은 지도자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왜 인간을 존중하고 섬겨야 참된 지도자가 되는 것일까요? 모든 인간은 어떤 존재이며 왜 섬김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까? 고대의 소크라테스부터 현대 실존철학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 말로는 인간의 정신적·심리적·영적 영역을 설명치 못해 인간에 대한 완벽한 정의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몸은 원자로 이뤄져있습니다. 그런데 이 원자의 연구도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합니다. 육체를 연구하는데도 끝이 없는데 인간은 이를 초월한 정신적 존재입니다. 그러니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해 답을 얻기는 더 어려운 것이지요.

인간이 무엇이며, 왜 인간이 존엄한가를 학문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천부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부정하면 우리는 끝내 인간을 알 수 없게 됩니다. 생명과 인간의 기원을 진화설에 두고 설명할 때 우연에 의해 생명이 발생했다고 하지만 과학에서 우연이란 말은 비과학적이며 모순입니다. 아인슈타인은 「과학과 종교」라는 수필에서 하나님을 인정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자신을 낮추고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인간을 사랑하며 고통을 이겨내야 진정한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vol.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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